-
-
좀비 - 어느 살인자의 이야기
조이스 캐롤 오츠 지음, 공경희 옮김 / 포레 / 2012년 4월
평점 :
이 책은 미국의 유명 연쇄 살인범 제프리 다머의 실화를 소설로 재구성한 이야기입니다
출판사의 소개글을 잠시 따오자면,
- "매년 노벨문학상 후보로 거론되는 조이스 캐럴 오츠가 실존했던 사이코패스 연쇄살인범 제프리 다머의 이야기를 소재로 살인자의 내면을 탐구한 공포소설이다. "밀워키의 식인귀"라 불렸던 제프리 다머는 열일곱 명의 무고한 시민을 죽이고 시체를 훼손하고 전시하는 등의 악행으로 전 세계를 충격에 빠트렸던 인물로, 수감 중이던 1994년 다른 죄수의 구타로 사망했다"
라고 하네요. 혹시 제프리 다머에에 관한 좀 더 자세한 정보를 원하시는 분은 아래의 사이트를 놀러갔다 오세요.
(제프리 다머 관련 자료보기 = http://blog.daum.net/philpindosa/1093 )
사실 책이 어떤 내용인지 전혀 모르고 책을 접한 저로서는 '쿠엔티'라는 이름의 백인 남성의 등장부터 다소 의외의 출발이었습니다.
지적으로, 또 인간관계에 결핍이 있어 보이는 설정의 백인 남자 주인공이 감정을 명확하게 설명하는 법이 없었고요,
또, 겅충겅충 널뛰는 시점과 공간으로 인해 처음 몇장에 집중하기에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괜찮을까,' 라는 의문이 잠시 들었지만, 이것은 기우였고요.,
간결한 문장과 강렬한 삽화를 통해, 주인공의 기괴한 상상력이 껍질을 벗어가면서 점점 빠져들게 되더군요.
이 책의 미국내 발행시기는 1995년이니까, 국내 발간까지는 상당히 오랜시간이 흐른 책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그럼에도 실험적인 진행방식이나, 잘 편집되어 점차 수렴되는 이미지는 이 소설이 그토록 오래된 소설이라는 사실을 깨달을수 없게 만들었습니다.
네, 이 책은 다소 전위적인 진행방식을 가지고 있습니다.
1인칭 일기형식이라는 시점이나, 책의 곳곳에 실려있는 삽화를 통해 표현되는 주인공의 심리같은 진행방식은,
기존의 무난한 흐름에 익숙한 독자들에게 반감과 불안전함을 안겨 주는데요. 이런 일면은
불안정한 정신상태를 가진 살인범의 심리를 효과적으로 전달하고, 작가가 의도한 공포와 가독을 독자에게 안겨주는데 성공합니다.
적절한 비유라고 할수 있을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이런 전위적인 형식은 전라도에서 순대를 초장에 찍어먹는 것과 같습니다.
요상하지만, 대체가능한 다른 것을 떠올리는것은 불가능하달까요,,,
실제로 260페이지 가량의 책이지민 막상 이 책을 완독했을때, 이 책이 조금 더 짧게 느껴진 이유 중 하나도
공간이나 시간의 연속성에 그다지 의미를 두지 않는 작가의 진행 방식과 기묘한 삽화 때문으로 여겨졌습니다.
무엇보다 다이어리를 들고 있다가 시간이 날때마다 슥슥 갈겨 슨것 같은 현실감을 주는
삽화는 확실히 이 책의 엄청난 장점입니다. 이보다 더 효과적으로 삽화를 다룬 책을 별로 접해보지 못했습니다.
가독성있는 버전의 '랜트'라던가 번역이 무난한 '로우보이'를 원하는 분들은 꼭 한번 읽어 보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