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답이 없는 친구관계에서 ‘내일 보자‘라는 다정한 인사를 건네는 법

나만 없어 토끼!
마리카 마이얄라 그림, 토베 피에루 글, 기영인 옮김 / 블루밍제이 / 2023년 3월

#협찬 #나만없어토끼

나만 없어 토끼!

토베 피에루 글/ 마리카 마이얄라

블루밍제이

이 책이 오자마자 아이랑 같이 읽었어요.

표지 보고 아이가 토끼 이야기야? 왜 숨어있어?라고 이야기를 하더라고요.

귀만, 꼬리만 보이는 표지. 정말 귀여웠어요.

첫 장면이 정말 인상적이었습니다.

풀이 좋아야 한다.

풀만 좋으면, 벽지 붙이기는 식은 죽 먹기다.

어제 코테랑 집을 만들었고, 카야가 풀과 벽지를 다 준비해놨대요.

그렇지만 코테는 카야네 집으로 오지 않아요.

카야네 집을 가로질러 카르멘 네로 가버립니다.

그리고, 카야는 두 아이가 집 뒤편으로 사라지기 전 간신히 인사를 하고 쫓아가요.

이렇게 세 아이의 관계를 보여줍니다.

미묘하게, 선이 그어진 듯한 관계.

둘은 토끼가 있고, 카야는 토끼가 없어요.

토끼만 있으면, 코테와 카르멘이랑 함께 잘 놀 수 있을까요?

카야는 무심코 '우리 집 들판에 토끼가 산다'라고 말해버립니다.

친구와 같이 놀고 싶은 카야의 간절한 마음이 드러나서 마음이 아팠던 장면이었어요.

그렇지만 이 세 친구가 이 위기(?)를 헤쳐나가는 방법이 정말 따뜻해서 좋았어요.^^

저희 아이는 다 읽고 친구 관계에서 거짓말을 해서는 안 된다고 단호하게 말을 했지만요

카야, 코테, 카르멘을 아이 친구들로 바꿔서 다시 이야기해 주니 고민하다가.

그래도 거짓말은 나빠. 하지만 다 같이 놀면 좋다고 말해주었습니다.

아이가 진지하게 다른 사람의 입장을 생각해 볼 수 있어 좋았던 그림책이었습니다.^^

"우리 내일 보자!"

이 말이 정말 다정하고 따뜻하게 다가온 그림책.

블루밍 제이에서 온 다정한 편지가 함께 있어서 더 좋았답니다. ^^

좋은 책 감사합니다.

출판사로부터 책만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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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가 되기보다 과정의 즐거움을 알려주는 그림책

세계 최고의 웜뱃 피아니스트, 월리 ㅣ 그림책 숲 29
로타 텝 지음, 카밀라 핀토나토 그림, 김여진 옮김 / 브와포레 / 2022년 8월

#협찬 #세계최고의웜뱃피아니스트월리

 
 

세계 최고의 웜뱃 피아니스트 월리

글 로타 텝/ 그림 카밀라 핀토나토/ 옮김 김여진
브와포레

세계 최고의 웜뱃 피아니스트 월리.
아이랑 책 보기 전에 웜뱃이 뭔가부터 찾아봤네요.
호주에 사는 야행성이고 네모 똥(!)을 싸는 귀여운 동물이었습니다. ㅎㅎ

 

피아노를 정말 좋아하는 웜뱃 '월리'가 있었어요.
커다란 유칼립투스 나무 아래에서 피아노 친다는 이야기에
유칼립투스랑 웜뱃이랑 관계가 있나 궁금해서
찾아보니 유칼립투스 나무들이 서식하는 곳에 사는 웜뱃 종류가 있더라고요.^^

 

월리는 세계 최고의 웜뱃 피아니스트가 되었지만, 

더 뛰어난 피아니스트가 계속 나타납니다.
피아노를 추면서 탭댄스도 춰보고, 공도 굴려보고...
하지만 '더 뛰어난 피아니스트'는 계속 나타나요.
아무리 노력해도요.

 

화가 난 월리는 피아노를 그만두죠.
하지만 뭘 해도 피아노가 계속 생각납니다.
이때 월리는 어렴풋이 알고 있지 않았을까요?
최고가 되는 것보다 그저 피아노 연주하는 걸 더 원했었다는 걸요.

 

최고이기보다 그 자체를 즐기는 자세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그림책입니다.
경쟁 사회에서 흔히 매몰되기 쉬운,
1등, 최고라는 이 수식어에 대해 생각하는 기회를 주는 책 같아요.

저희 아이는 피아노에 관심은 하나도 없지만 이 이야기는 정말 좋아했습니다.
피아노를 저렇게 어렵게 쳐야만 최고가 되는지 궁금해했고요. ㅎㅎ
다 읽고 웜뱃 똥 이야기를 한참 했네요 ㅎㅎㅎ

좋은 책 감사합니다.
제이포럼 이벤트로 출판사로부터
책만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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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도 슈사쿠의 신앙 에세이 <나의 예수>

나의 예수
엔도 슈사쿠 지음, 이평아 옮김 / 로만 / 2023년 2월

#협찬 #나의예수

나의 예수 / 엔도 슈사쿠 저, 이명춘 옮김 / 로만

엔도 슈사쿠의 '성경 이야기' 3부작 중 마지막 이야기인 <나의 예수>. 그리스도 교의 공식 입장과 일치하지 않는 부분이 있다는 점은 염두에 두고 읽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말 공감 가는 부분이 많아서 재미있게 읽었다.

저자는 어린 시절 어머님에게 이끌려 성당에 다니면서 세례를 받았고, 가톨릭 신자인 것이 '어머니가 일방적으로 사 준 기성복 양복을 입은 것과 같았다'라고 고백한다. 자신의 의지로 종교를 선택하고 세례를 받은 이들을 부러워 한 시기도 있었으나 지금은 세례 이후 신앙을 어떻게 이어가는지가 중요한 것을 깨달았다고 이야기한다.

저자는 성경 속의 예수에 대해 나름의 생각들을 근거를 들어가며 생각들을 전개한다. 당시의 시대상, 사람들의 생활상들을 꼼꼼하게 점검하면서 이야기를 해주니 성경 속의 이야기들이 새롭게 와닿았다. 특히 저자가 이런 의문이 있었다고 이야기하는데 내가 품고 있던 의문과 딱 일치하는 게 아닌가! 읽으면서 나만 그런 게 아니군! 누구나 이런 생각을 할 수 있다는 점을 알게 된 건 큰 수확이었다. 특히 이 구절은 정말 가장 와닿았다.^^

가혹한 현실에서 사랑이신 하느님을 믿기보다는 분노하는 하느님이나 벌하는 하느님을 떠올리기 쉬운 법입니다.(중략) 마음이 가난한 사람이나 슬퍼하는 사람에게 현실적으로 아무 보답도 주어지지 않는 듯 보일 때, 어떻게 하느님의 사랑을 느낄 수 있겠습니까. p.74~75

신앙생활을 하면서 아마도 많은 사람들이 가장 많이 품는 의문 중 하나가 아닐까. 특히 벌받아 마땅한 것처럼 보이는 이들이 호의호식하며 잘 살고, 선한 일을 한 이들은 오히려 가난하게 사는 것을 볼 때 말이다. 하지만 생각해 보니 예수님이 살아계실 적이면 이보다 더했으면 더했지, 덜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게다가 구약의 '심판의 하느님 상'이 더 널리 퍼져 있을 시기 아닌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랑이신 하느님'을 알리고자 온 생애를 바쳤다는 점에서 예수님은 정말 위대하다는 걸 느꼈다.

보통 사람, 비겁한 사람, 영웅이나 성인처럼 강한 신념을 가지고 있지 않은 사람들이 예수가 죽은 뒤에 어떻게 다시 일어섰으며 어떻게 예수의 진가를 깨닫게 된 걸까요? 내면에서 변화가 있었을까요? 그렇다면 어떤 변화가 있었기에 제자에서 사도로 불리는 인물로 바뀔 수 있었을까요? p.155

예수 부활의 진정한 의미는 제자들의 변화에 대해 생각하는 것부터 출발해야 하는 건지도 모른다. 예수를 배신한 제자들 중 아무도 처벌을 받지 않았다는 이야기가 가장 신선했다. 생각해 보니 당시 지배층에서 예수를 십자가형으로 처형했는데 따르던 이들은 아무도 체포하거나 구금조차 하지 않았다는 점이 이상했다. 예수가 십자가 위에서 제자들을 저주하며 죽어도 다들 이해했을 것이다. 그게 인간적이니까. 그렇지만 예수는 그렇지 않았다. 자신을 죽음으로 몰아간 이들조차 용서했기 때문에 제자들이 사도로 변신할 수 있었던 게 아닐까.

어머니가 세상을 떠난 뒤에도 아기는 어머니가 늘 곁에 있다고 느끼는 듯한 마음으로 바뀐 것입니다. 이것이 예수의 부활이었습니다. p.170

엔도 슈사쿠의 신앙 에세이 3부작 마지막도 정말 재밌었다. 다른 작품들도 꼭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든 책이었다.

가톨릭 출판사로부터 책만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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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에게 많이 읽어주고픈 그림책

지혜로운 늙은 개에게 창이 되어 주고 싶어 ㅣ 베스트 세계 걸작 그림책 23
필립 C. 스테드 지음, 강무홍 옮김 / 주니어RHK(주니어랜덤) / 2023년 1월

#협찬 #지혜로운늙은개에게창이되어주고싶어

지혜로운 늙은 개에게 창이 되어 주고 싶어

필립 C. 스테드 글 그림 / 강무홍 옮김

주니어RHK

<아모스 할아버지가 아픈 날>로 2011년 칼데콧 상을 수상한 작가, 필립 C. 스테드의 신간입니다. 띠지에 있는 문장이 이 책을 단적으로 표현해 줍니다.

삶에서 가장 중요하고 강렬한 감정은 약간의 난센스로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다.

필립 C. 스테드

다정하고 따뜻한 느낌의 그림은 여전합니다. 아모스 할아버지에서는 목판화로 작업을 했다고 했었는데, 이 책은 어떻게 작업을 하셨는지 궁금하더라고요. 동물 그림들에서 아모스 할아버지 그림 느낌이 났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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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지혜로운 늙은 개에게 창이 되어 주고 싶다는 주인공. 그 창 너머로 가득한 무지개가 참 아름답습니다. 이 주인공이 되고 싶은 것들은 좀 엉뚱해 보입니다. 황소개구리가 뛰어들 웅덩이라든지, 코끼리가 씌워주는 우산이랄지. 그런데 무엇보다 되고 싶다는 늙은 개를 위한 창. 왜?라는 질문이 바로 솟아오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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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나오는 글들이 정말 재밌습니다. 때때로 궁금하다는 것들. 첨벙첨벙 헤엄치는 꿀벌, 뒤뚱뒤뚱 걸어가는 달팽이... 이런 재미난 상상은 어떻게 하는 걸까요? 앞에 수식어만 바뀌었는데도 웃음이 나옵니다. 그리고 다시 이야기가 반복. 되어 주고 싶은 것들과, 궁금한 것들. 그리고 마지막에 나오는 왜 늙은 개의 창이 되고 싶다고 생각했는지의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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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들이 참 리듬감이 있어서 읽어주기 좋은 책이에요. 번역본에서 느껴지는 흥겨움이 원서에서는 어떤 문장으로 표현됐는지 궁금해지는 책입니다. 그리고, 마지막 문장이 정말 감동적이었는데 이걸 리뷰로 먼저 봐버리면 책으로 봤을 때 감동이 덜할 것 같아서 쓰지 않으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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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덮으면서 나는 아이에게 어떤 창이 되어 주고 싶은가? 그 질문을 먼저 하게 되더라고요. 엄마란 그런 가 봅니다. 가능한 것만 되라고 이야기하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했어요. 가능과 불가능을 넘나드는 자유롭고 즐거운 상상을 할 수 있는 아이가 되도록 다정하고 따뜻하게 이야기하는 하루를 보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던 책이었어요. 아이랑 많이 많이 읽어보고픈 책이었습니다.

좋은 책 감사합니다.

출판사로부터 책만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주니어RHK #필립C스테드 #강무홍옮김 #그림책신간 #그림책리뷰 #그림책소개 #그림책추천 #잠자리도서 #책스타그램 #북스타그램

명확한 기준을 정해주는 유용한 미취학 자녀 교육서

평생 습관과 태도를 만드는 우리 아이 처음 버릇
미쉘 라로위 지음, 김선희 옮김 / 더블북 / 2023년 1월

#협찬 #평생습관과태도를만드는우리아이처음버릇

오랜 시간 '내니'로 많은 부모와 자녀를 만나온 미셸 라로위. 2004년 '국제내니협회'에서 최고의 자녀교육가에게 수여하는 '올해의 내니'로 선정되기도 했다고 한다. 이런 저자의 경험이 담긴 4~7세 아이들을 제대로 잘 키우기 위한 원칙이 담긴 책은 얇고, 아주 명확하고 기준과 딱 필요한 내용 만을 담고 있어서 읽기 편했다.

주위에서 내 아이가 어떤 평가를 받고 있는지 지나치게 관심을 갖는다면 다른 아이들과 비교하는 데 너무 많은 시간을 허비하고 있다는 증거이다. (중략) 아이를 다른 아이들과 비교하지 말하야 하는 것은 분명하지만 정신적, 육체적, 감정적 발달을 측정하기 위해서는 '아이의 과거 모습'과는 얼마든지 비교해도 좋다. p.41

코로나라는 특수한 상황 때문에 '발달'에 관한 고민이 커서 늘 주변에 있는 아이 친구랑 비교를 하게 된다. 이게 정상 발달인가? 내 아이가 잘 발달하고 있는가? 첫 아이라 기준이 없다 보니 더 그랬다. 책에서 '과거 모습'과 비교하란 말에 안심이 됐다. 친구가 아니라, 내 아이의 과거 모습과 비교해야겠구나.!

유치원을 다닐 정도의 나이라면 사소한 집안일에 대한 책임을 나누어 주어도 좋다. 이즈음의 아이에게 도움을 청하기가 아주 편하다. 어른처럼 자기도 뭔가 도움이 되는 역할을 하고 싶은 욕구가 있기 때문이다. 세탁 바구니에 양말을 넣는 일, 또는 방에 놓인 상자 안에 물건을 넣는 일부터 시작하면 아주 좋다. 아침마다 자신의 침대를 정돈하는 것 또한 일상생활에서 책임감을 기르는 훌륭한 방법이다. 완벽하게 해니지는 못하더라도 아이의 노력에 칭찬으로 보상해 주자. 아이는 만족감을 느끼며 잘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질 것이다. p.142

정리정돈 교육은 제일 머리 아픈 부분인데 이 부분을 보니 어떻게 해야 할지 감이 잡혔다. 아이랑 작은 일부터 잘 해보자고 다짐!

친절하고 예의 바르게 말하고 다른 사람의 입장에서 생각할 줄 아는 능력은 아주 중요하다. 이는 감성지능에서 중요한 요소 중 하나이기도 하다. 아이가 유치원에 가기 전 이렇게 말해주자.

"부끄러움을 많이 타거나 혼자 떨어져 있는 친구에겐 같이 놀자고 해. 그러면 친구가 정말 좋아할 거야."

다른 사람에게 무엇이 필요할지 생각해 보도록 가르치는 것은 아이의 자부심을 높이는 데도 큰 도움이 된다. 다른 사람을 돕기 위해 소매를 걷어붙일 때 자부심이 자라난다. p.160

유치원에 보낼 때마다 오늘 하루 재밌게 잘 보내고 오란 말만 했지 이런 점을 환기시킬 생각은 못 해서 아주 유용했던 조언이었다. 미취학 연령대의 아이를 키우고 있는 부모에게 적극 추천해 주고픈 육아서다. 일단 얇아서 부담이 없고, 부모에게 해야 하는 기준을 명확하게 제시하고 있어서 좋다. ^^

좋은 책 감사합니다.

출판사로부터 책만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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