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예수
엔도 슈사쿠 지음, 이평아 옮김 / 로만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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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찬 #나의예수


나의 예수 / 엔도 슈사쿠 저, 이명춘 옮김 / 로만


엔도 슈사쿠의 '성경 이야기' 3부작 중 마지막 이야기인 <나의 예수>. 그리스도 교의 공식 입장과 일치하지 않는 부분이 있다는 점은 염두에 두고 읽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말 공감 가는 부분이 많아서 재미있게 읽었다.


저자는 어린 시절 어머님에게 이끌려 성당에 다니면서 세례를 받았고, 가톨릭 신자인 것이 '어머니가 일방적으로 사 준 기성복 양복을 입은 것과 같았다'라고 고백한다. 자신의 의지로 종교를 선택하고 세례를 받은 이들을 부러워 한 시기도 있었으나 지금은 세례 이후 신앙을 어떻게 이어가는지가 중요한 것을 깨달았다고 이야기한다.


저자는 성경 속의 예수에 대해 나름의 생각들을 근거를 들어가며 생각들을 전개한다. 당시의 시대상, 사람들의 생활상들을 꼼꼼하게 점검하면서 이야기를 해주니 성경 속의 이야기들이 새롭게 와닿았다. 특히 저자가 이런 의문이 있었다고 이야기하는데 내가 품고 있던 의문과 딱 일치하는 게 아닌가! 읽으면서 나만 그런 게 아니군! 누구나 이런 생각을 할 수 있다는 점을 알게 된 건 큰 수확이었다. 특히 이 구절은 정말 가장 와닿았다.^^


가혹한 현실에서 사랑이신 하느님을 믿기보다는 분노하는 하느님이나 벌하는 하느님을 떠올리기 쉬운 법입니다.(중략) 마음이 가난한 사람이나 슬퍼하는 사람에게 현실적으로 아무 보답도 주어지지 않는 듯 보일 때, 어떻게 하느님의 사랑을 느낄 수 있겠습니까. p.74~75


신앙생활을 하면서 아마도 많은 사람들이 가장 많이 품는 의문 중 하나가 아닐까. 특히 벌받아 마땅한 것처럼 보이는 이들이 호의호식하며 잘 살고, 선한 일을 한 이들은 오히려 가난하게 사는 것을 볼 때 말이다. 하지만 생각해 보니 예수님이 살아계실 적이면 이보다 더했으면 더했지, 덜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게다가 구약의 '심판의 하느님 상'이 더 널리 퍼져 있을 시기 아닌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랑이신 하느님'을 알리고자 온 생애를 바쳤다는 점에서 예수님은 정말 위대하다는 걸 느꼈다.


보통 사람, 비겁한 사람, 영웅이나 성인처럼 강한 신념을 가지고 있지 않은 사람들이 예수가 죽은 뒤에 어떻게 다시 일어섰으며 어떻게 예수의 진가를 깨닫게 된 걸까요? 내면에서 변화가 있었을까요? 그렇다면 어떤 변화가 있었기에 제자에서 사도로 불리는 인물로 바뀔 수 있었을까요? p.155


예수 부활의 진정한 의미는 제자들의 변화에 대해 생각하는 것부터 출발해야 하는 건지도 모른다. 예수를 배신한 제자들 중 아무도 처벌을 받지 않았다는 이야기가 가장 신선했다. 생각해 보니 당시 지배층에서 예수를 십자가형으로 처형했는데 따르던 이들은 아무도 체포하거나 구금조차 하지 않았다는 점이 이상했다. 예수가 십자가 위에서 제자들을 저주하며 죽어도 다들 이해했을 것이다. 그게 인간적이니까. 그렇지만 예수는 그렇지 않았다. 자신을 죽음으로 몰아간 이들조차 용서했기 때문에 제자들이 사도로 변신할 수 있었던 게 아닐까.


어머니가 세상을 떠난 뒤에도 아기는 어머니가 늘 곁에 있다고 느끼는 듯한 마음으로 바뀐 것입니다. 이것이 예수의 부활이었습니다. p.170


엔도 슈사쿠의 신앙 에세이 3부작 마지막도 정말 재밌었다. 다른 작품들도 꼭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든 책이었다.


가톨릭 출판사로부터 책만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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