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책을 읽기 전에 저자 소개와 추천사, 서문을 꼼꼼하게 읽어보곤 하는데, 이 책은 '저자소개'가 매우 마음에 들었던 책이었다.
한국 독자들에게도 널리 읽힌 세계적 베스트셀러 <뱀의 뇌에 말을 걸지 마라>와 <토킹 투 크레이지>를 통해 '설득의 비법'과 '또라이 퇴치법'을 전수해온 마크 고울스톤은, 컨설턴트와 비즈니스 코치로도 유명하지만 사실 심리치료 정신과 의사가 본업이다.
책날개
또라이 퇴치법이라니! 뭔가 속이 다 시원했다. 대부분 정신과 서적은 '내면을 봐라'라고 이야기하곤 하는데, 이 의사 선생님은 쿨하게 세상에는 '또라이'가 분명 존재하니, 퇴치법을 가르쳐주마! 라고 하는 모양이었다. 그래, 내면도 중요하지만 내가 어찌하지 못하는 사람들도 분명 있다. 그런 사람들을 만났을 때 어떻게 해야 하는 지 알려주는 책일 것 같아 기대가 됐다.
이 책은 총 4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1장은 어떻게 해야 내 마음이 편해질까, 2장은 다른 사람들과 잘 지낼 수 있을까, 3장 어떻게 말하고 행동해야 좋을까 , 4장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하는 걸까. 이렇게 총 4장으로 구성되어 있고, 각각의 장마다 10~11개의 구체적인 '자기파괴적 행동'을 제시하고 실제 사례를 소개한 다음, 이를 극복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 지 알려주고 있다.
나는 가장 인상깊었던 내용이 제2장 중 '왜 자꾸 이상한 사람들하고만 엮일까'였다. 저자는 이상한 사람은 두 가지 유형 중 하나라고 이야기한다. 첫째는 권력과 카리스마 그리고 완력으로 당신을 찍어 누르려는 유형이고, 두 번째는 나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지만, 대게의 경우 소모시키고 진을 뺄 뿐인 사람들이라는 것이다. 이 두 가지 유형은 모두 나를 망치기 쉽기 때문에 상대방의 성격의 핵심을 파악해서 미리 대처하는 것이 현명하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우리가 가장 조심해야 할 사람들은 가슴 속에 분노를 품고 있거나 상처를 안고 있는 이들이다. 저자는 가슴속에 분노를 품고 있는 사람은 피하고, 상처를 안고 있는 사람은 이해해주고, 건강한 인격을 지닌 사람을 찾을 것을 권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가 만날 대부분의 사람들은 마음 속에 분노나 상처를 품고 있기 마련이다. 이들을 대할 때 가슴 속에 명심해야 하는 단 하나의 원칙은 '자신을 변화시켜야 하는 책임은 그들에게 있지 나에게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다'라는 것이다.
제4장에서 '실수한 뒤에 또 똑간은 실수를 반복해'는 내가 마음 속에 새겨둬야 할 내용이었다.
과거의 경험이 우리에게 가르쳐주려 하는 교훈을 외면한다면 필연적으로 자기파괴적 행동에 이르게 됩니다.(중략) 우리가 실수에서 가장 흔하게 얻는 잘못된 교훈은 미래에 비슷한 상황이 닥쳤을 때 '다르게 대처해야지'가 아니라 '무조건 피해야 해'라는 생각입니다. 때로는 '다시는 시도하지 않을 거야', '절대 거기에 다시 가지 말아야지' 같은 결심이 필요하지만 대개는 자신의 행동을 되돌아봐야 하는 고통을 덜어주는 임시방편에 불과하지요.(중략)
p.227~228
실수한 기억은 회피하고 싶기도 하고, 난 대충 이걸 배웠으니 끝! 하고 싶기도 하다. 하지만 감정이 가라앉은 다음에는 되돌아보고 이건 하지 말아야지. 이런 건 실수했구나 하고 꼭꼭 되짚어야 겠다는 생각을 했다.
마지막으로 내가 가장 기억하고 싶고, 계속 들여다 봐야 겠다고 생각했던 것은 39페이지의 나를 깨우는 한마디였다. 평소에도 꼭 기억하고, 감정적으로 판단을 내리지 않아야 겠다고 다짐했다.
분노는 나를 사납게 만들지만
신념은 나를 강인하게 해준다.
p.39
화를 내며 대응을 하고 나면 꼭 내게 피해가 돌아오곤 했다. 여기서 이런 상황에 대응하는 스텝을 이렇게 제안하고 있다.
첫째, 마음을 가라앉힌 후 시간을 두고 상황을 살펴본다.
둘째, 무엇때문에 화가 났는 지 스스로에게 물어본다.
셋째, 상대가 어떤 원칙을 위반했는지 파악한 뒤 그 원칙에 대한 자신의 신념을 말로 정리한다.
넷째, 그 원칙들을 지키기 위한 최선이자 가장 창의적인 방법이 무엇인지 결정하여 실행한다.
말로 정리해보는 방법이 가장 유용했다. 앞으로도 화가 날 때 이런 원칙을 적용해서 나를 차분하게 돌아보고, 상대에게 전달하는 방법을 연구해야겠다고 다짐했다.
이 책은 구체적인 사례와 함께 이렇듯 '나를 깨우는 한마디', '행동 방법'을 알려주어 매우 유용한 심리서적이었다. 종종 어찌할 수 없는 '또라이'들을 만날 때나, 내가 스트레스로 인해 자기파괴적인 행동을 일삼는 중이라면 꼭 읽어보면 좋을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