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갖고 싶은 게 너무나 많은 인생을 위하여
이충걸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08년 5월
평점 :
이 책을 쓴 이충걸은 남성잡지 <GQ>의 편집장이다.
나는 그가 <보그>에서 피처에디터로 활동하던 시절, 그러니까 대략 2000년 즈음에 그가 썼던 글들을 기억한다.
한낯 패션잡지 기사라기엔 흡입력이 있고 나름의 통찰력도 있어서
사람 이름 잘 잊어먹는 내가 이름까지 기억하고 있을 정도였다.
이 책은 '쇼핑'에 대한 다양하고 재미있는 글들을 엮어놓았다.
다분히 자기반성적이며, 시대통찰적이다.
하다못해 나도 항상 뭔가를 사고 있다.
인터넷 쇼핑이 아니었다면, 거의 집에 붙어있던 지난 몇년간의 삶과 육아가 매우 고단했을지도 모른다.
사는 것의 대부분이 아기 용품, 기저귀, 생필품들이긴 하지만, 평생 늘 뭔가를 사며 살아가는 행위를 멈추지 않는 한,
이 부분에 대해서도 곰곰히 생각해볼 필요가 있는 것 같다.
이 책은 뭔가를 사는 행위에 대해 내게 이런 저런 생각들을 던져주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장 보드리야르의 <소비의 사회>가 자연스럽게 떠올랐는데, 그 책보다 한수 위다.
훨씬 현 시대에 가깝고, 우리나라 상황에 걸맞다. 그래서 진짜 이충걸이 쓴 게 맞는 지 의심스럽기까지 하다.
잘 쓴 외국책 몇 개 베낀 거 아냐? 뭐 이런 불순한 눈초리도 보내게 될 정도로 잘 썼다는 얘기.
이렇게 쉽고도 통찰력 있게 시원스레 잘 쓴 글을 보면 마구마구 질투심이 생긴다. 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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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세일의 트릭은 평소 생각 못했던 곳을 돌아보게 하고, 느끼지 못했던 삶의 필요를 일깨운다는 데 있다. (p.31)
자본주의의 본질적 결점은 욕구를 필요로 바꾼다는 것이다. (p.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