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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투를 빈다 - 딴지총수 김어준의 정면돌파 인생매뉴얼
김어준 지음, 현태준 그림 / 푸른숲 / 2008년 11월
평점 :
품절
요새 이런 류의 상담 관련 책이 인기를 끌고 있는 듯 하다.
그중 몇가지를 읽어보기도 했는데, 내가 읽어본 중 가장 통쾌하고 명확하게 정리를 해주는 책이랄까?
한마디로 속이 시원~하더라.
정혜신이랑 김어준이 대담한 한겨레 기사를 보니 전문가 입장에서 보면 질문자(피상담자)의 입장에 좀더 서서
공감하는 과정이 필요하고 그 과정을 통해서 스스로 깨닫게 해야 한다고 하던데,
그건 돈 내고 정신과 상담 받을 때 얘기고..
그런 지지리 궁상 떠는 얘기를 다 들어주려면 그런 거액의 돈을 받고 해야지 그걸 어떻게 다 받아주나 싶다.
내가 뭐 쓰레기통도 아니고...
각 사례에 대해 내가 해주고 싶은 말, 혹은 내가 듣고 싶은 말을 속시원히 짚어주니
내 문제도 아닌데 내가 속이 다 시원하더라.
왜 이렇게 복잡하고 얽히고 섥혔는지, 어디까지가 나고 어디서부터가 남의 영역인지도 잘 모르는 게 아닌가 싶다.
하여간 인생 복잡하신 분들, 읽어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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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이니 야망이니 거창한 단어에 주눅 들거나 현혹되거나 지배당하지 말고, 그저 자신이 죽기 전에 해보고 싶은 것들,
가보고 싶은 곳들, 만나보고 싶은 자들 따위의 리스트를 만들라. 그리고 그 리스트를 하나씩 지워가라.
사람이 왜 사느냐. 그 리스트를 지워가며 삶의 코너 코너에서 닥쳐오는 놀라움과 즐거움을 하나도 놓치지 않고
최대한 만끽하려 산다. 최소한 나는 그렇다. 건투를 빈다.(p.15)
자신이 했던 무수한 선택들이 하나하나 모여 결국 자신이 누군지 결정하는 거다...
그 선택 자체가 옳다 그러다는 게 아니다. 당신은 당신이 선택한 만큼의 사람이란 거다. 더도 덜도 말고.(p.53)
자식이 부모에게 갖춰야 할 건, 효가 아니라, 인간에 대한 예의 그리고 애틋한 연민이다.(p.93)
가족 간 문제의 대부분은 서로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조차 지키지 않아 발생한다.
존재에 대한 예의란 게 친절하고 상냥하다고 지켜지는 게 아니다.
아무리 무뚝뚝하고 불친절해도 각자에겐 고유한 삶에 대한 배타적 권리가 있으며 선택의 기로에 섰을 때
스스로의 자유의지로 그 경로를 최종 선택하는 것이란 걸 온전히 존중하는 것, 그게 바로 인간에 대한 예의다.
그 어떤 자격도 그 선을 넘을 권리는 없다. 가족 사이엔 아예 그런 선이 없다는 착각은 그래서 그 자체로, 폭력이다.(p.120)
당신은 선택을 해야 한다... 그러자면 먼저 당신의 선택으로 인한 결과를 감당할 마음가짐을 갖는 것이
무엇보다 선행되어야 한다. 선택이란 원래 그런 것이기 때문이다. 선택이란 선택하지 않은 것들을 감당하는 거다.(p.224)
우리 사회는 개인의 자기결정권이란 개념 자체가 어색한 사회다...개인들이 가진 각자의 지각으로 사행심을 적절히 통제해
스스로 자기 상황을 책임질 수 있다는 걸, 기본적으로 신뢰해주지 않는다. 그러지 못하는 소수의 경우가 있다 해서
그 나머지 스스로 적절히 제어할 능력을 갖춘 다수의 자기결정권까지 간섭해선 안 된다는 생각, 별반 하지 않는다.(p.3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