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틀려진 기독교
쟈크 엘룰 지음 / 대장간 / 2009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올해 내내 교회에 대한 나의 고민과 질문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들어서 쟈크 엘룰은 어떻게 생각하나 매우 궁금했다.

 

기독교에 대한 비판서, 특히 한국교회에 대한 비판서가 근래엔 엄청나게 많이 나왔다.

아프간 사태 이후로 더 많아진 것 같고, 이명박 장로 정권에 대한 반발심 때문도 큰 것 같다.

 

이 책은 아주 예전 책으로 기독교가 로마의 종교로 공인되면서 처음 예수의 정신을 잃어버리고

세상과 어떻게 영합하고 왜곡되어 왔는지에 대한 오래되고 방대한 역사를 훑고 있다.

 

내가 지금 하고 있는 여러 고민들에 완전한 답을 얻진 못했지만,

어디까지가 참 기독교이고, 어느 것은 아닌가에 대해서 어느 정도 정리가 되고, 좀더 명확해졌다.

 

문제는 항상 '그러면 어떻게 살 것인가!'에 있지만 말이다...

 

p. s. 쟈크 엘룰의 저서들을 제대로 된 번역으로 읽고 싶은 마음이 간절해진다.

쟈크 엘룰 때문에 다시 불어를 공부해볼까 하는 터무니없는 생각까지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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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심할 여지 없이 기독교 또한 세상으로부터 도피하는 종교가 되었다.

세상을 그 운명에 맡겨버리고 은둔한 채(여기서 금욕적 사조와 은둔자 등이 나온다), 어떠한 변화도 시도하지 않고

자신의 운명을 그대로 받아들이면서 내세를 기약하는 보상적 종교가 되었다. (p.54)

 

하나님의 계시는 진실로 모든 도덕에 대한 공격이다. 이는 천국 비유들, 탕자의 비유, 달란트 비유, 11시에 온 일꾼들의 비유,

불충성한 청지기 비유, 그리고 기타 여러 비유들이 기가 막히게 잘 보여주고 있다.

모든 비유들에서 모범적으로 제시된 인물은 올바르게 도덕적으로 행동한 자가 아니다.

오히려 비유에서는 더 도덕적으로 처신한 자가 버림을 받게 된다.

물론 이것은 도둑, 살인자, 간음한 자 등이 되라는 권면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반대로, 여기에서 호소하는 행위는 하나님과의 만남에 방해물로 나타나는 모든 도덕을 초월하라는 것이다. (p.120)

 

계시된 진리들(자유, 진리, 빛, 말씀, 거룩)은 어떤 것도 도덕과 관계하지 않으며, 또한 도덕을 탄생시킬 수 없다...

기독교 역사상 가장 근본적 비극들 가운데 하나는 이 자유한 말씀이 도덕으로 변형된 것이었다.

이것은 모든 기독교의 변형 중 가장 결정적인 실패였다. (p.121)

 

아무리 희생을 치르고, 예식이나 의식을 행하고 기도를 하더라도, 은혜를 사거나 얻을 수는 없다.

이는 정확히 은혜란 순전히 무료이며 전적으로 공짜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인간은 이런 사실 때문에 정말 행복하다고 느끼는가? 전혀 그렇지 않다.

이 무상의 은총, 미리 준비된 은총, 성회된 은총은 인간 사이에 행해지는 선물의 원칙,

즉 계산에 의해 주고 받는 선물의 원리에 큰 방해가 된다.   

 

계시란 본질적으로 화나는 것이며 계시는 종교적인 것의 필요를 만족시켜주지 않을 뿐 아니라

인간의 어떤 다른 필요나 큰 열망, 또는 큰 보장, 예를 들어 자기 정당화 같은 것을 만족시키지 않는다. (p.259)

 

신도들로 하여금 교회 안에서, 교회를 위하여 보다 충성되고 보다 진지한 기독교인이 되게 하려는 모든 노력은 헛수고다.

영적 각성은 오직 세상과 관계되어 일어나는 운동이다. (p.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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