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최인호의 초기 작품들을 수록하고 있다. 그래서 최인호라는 작가가 탄생하고 발전했던 모습들을 발견할 수 있는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 그가 본격적으로 작가의 길을 갈 수 있도록 해준 신춘문예 당선작 '견습환자', 어린 시절의 추억을 잃어가는 과정을 보여주는 '무너지지 않는 집', 새 집을 찾아다니느라 고생하다가 꽃들을 보고 기뻐하는 어머니의 아름다운 모습을 그린 '순례자', 자신의 집에 돌아와서도 자신이 있을 곳을 찾지 못하고 물화(物化)되어가는 모습을 그린 '타인의 방', 할머니의 환상적이고 동화적인 모습을 그린 '영가' 등의 작품은 최인호의 소설을 읽는 즐거움을 안겨준다. 특히 '미개인' 같은 작품은 그의 다른 작품들에서 잘 느끼지 못했던 인간과 사회에 대한 비판적 시각을 느낄 수 있어서 색다른 재미를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