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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생에 꼭 하루뿐일 특별한 날
전경린 지음 / 문학동네 / 1999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결론부터 얘기하면, 아니 줄거리만 보자면, 이 소설은 '불륜'에 대한 것이다. 그러나 소설가가 어디 그냥 소설가인가? 불륜조차 아름답게, 그보다 더 진지할 수 없게 만들어 놓는 마력이 이 소설에 있다. 언젠가 TV 베스트극장인가에서 이 소설을 바탕으로 한 드라마를 본 것 같다. 그 인상이 깊게 남아 이 소설을 읽는 데 약간 애를 먹었다.
남편의 외도로 완벽할 것 같았던 사랑의 환상에서 벗어나 무기력하게 자신의 삶을 놓아버리고 살다가 어느날 홀연히 사랑에 빠지는 주인공의 이야기. 어찌보면 어디서나 자주 들어온 유부녀의 불륜이다. 그러나 이 소설에 나오는 사람들은 한 명 한 명 너무 여리고 따뜻하다. 상처 준 사람을 미워하지만, 적극적으로 복수하지도 못하고, 결국은 자기를 더 상하게 한다.
비극적인라면 비극적이랄 수 있는, 그러나 처음보다는 한결 가벼워지고 자유로워진 주인공을 보면서 내 마음도 가벼워지는 것 같다. 사랑의 환상에 빠지지 말되, 주는 사랑에 만족하고 상처를 주고 받지 않기를, 그렇게 살게 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