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에서 실시하는 마라톤에 참가하기로는 세 번째였다. 2007년 10월에 경주마라톤에 처음으로 출전했다. 십킬로미터 코스였다. 기록은 1시간 1분인가 그랬다. 그 다음해 가을에도 참가했다. 이때는 하프코스를 뛰었다. 기록은 2시간 22분 22초였다. 이번에도 하프코스에 출전했는데 기록은 2시간 간 14 분 46 초였다. 인터넷으로 기록을 보니 하프코스를 달린 남자 1803 명중 1540 위를 했단다. 저조한 기록이다. 그래도 내 딴에는 8분 정도를 단축하기 위해서 무진장 애를 쓰면 달렸다.  

생각해보니 내가 마라톤 대회에 참가하게 된 것이 마흔 살이 되고부터였다. 삶의 답을 못 찾아 괴로울 때 무작정 달리기를 시작하게 된 것 같다. 인생이 마라톤과 같다는 말에서 힌트를 얻은 것인지도 모른다. 희한하게도 마흔 살이 될 무렵에 오른쪽 어깨 인대가 파열되어서 여섯 달 정도를 고생했다. 몸고생도 심했지만 마음고생이 더 심했다. 쑤시고 아파서 밤잠을 못 자던 시절이었다. 여름이 지나고 나니 겨우 몸이 진정이 되었다. 그 전에 신청했던 십킬로미터 코스에도 나갈 수 있을 지 자신이 안 서서 취소할까 하는 생각도 많이 했다. 일단 한번 해보자 싶어서 대회에 나갔고, 나름대로는 열심히 달렸다. 통행제한 시간인 한시간 반을 못 넘기고 인도로 올라와야 되는 것은 아닌지 하고 걱정했는데, 뜻밖에도 팔다리는 잘 움직여주었다. 처음 완주 메달을 받고 혼자서 찍은 휴대폰 사진 속의 내 모습은 환히 웃고 있었다.  

가을에 하는 경주마라톤은 경주시와 동아일보가 함께 주최하는 국제마라톤이다. 출발지와 도착지도 경주시내의 황성공원 옆 종합운동장이다. 경주시내를 일주하는 평탄한 코스다. 봄에 하는 경주마라톤은 제목이 ‘벚꽃마라톤’인데, 출발지와 도착지는 경주문화엑스포장이다. 달리는 코스는 보문단지 일대다. 대회날짜는 4월 4일이었다. 벚꽃이 활짝 피지는 않았지만 달리는 길가는 온통 벚꽃 나무였다. 
 

우리 집에서 6시 반에 출발했는데, 행사장에 도착한 시간은 7시 반이었다. 그 날은 쉬는 토요일이 아니라서 학교에 연가를 내고 혼자서 경주로 갔다. 행사장에 가니 사람들, 차들, 장사꾼들로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였다. 면장갑 하나와 파워겔-아미노산 보충제-를 샀다. 모자는 사려다가 말았다. 나는 머리가 큰 편이라서 모자에 대한 콤플렉스가 강한 편이다. 어지간하지 않으면 모자를 잘 안 산다. 그 날도 모자를 만지작거리다가 그냥 놓아두었다. 대신에 지난번에 대회선물로 받았던 헤어밴드를 머리에 두르기로 했다. 이어서 옷을 벗어서 물건보관대에 두었다. 여기도 줄 서는 데 시간이 꽤 걸린다. 여기까지 하고 나니 벌써 8시였다. 8시면 풀코스 주자들이 달리기 시작하는 시간이다. 하프코스는 8시 10분이면 출발이다. 마음이 바빠지기 시작했다. 그래도 꼭 했으면 하는 일이 있었다. 장딴지와 무릎에 테이핑을 하는 것이었다. 테이핑을 하면 근육의 통증과 피로감이 덜하다고 한다. 나로서는 심리적인 불안감을 해소하는 정도의 차원인지도 모르겠다. 테이핑을 받으려고 했더니 다 안 해주고 한쪽 다리에만 해준다. 할 수 없이 그 정도로 하고 출발점에 가보니 벌써 하프코스는 출발했고, 십킬로미터 코스가 달리기를 준비하고 있었다. 거기에 끼어들어서 나도 달릴 준비를 했다. 
 

팡파레와 폭죽 소리가 터지면서 십킬로미터주자들도 달리기를 시작했다. 내가 출발한 시각은 8시 17분이었다. 요즘 마라톤 기록은 개인별로 부착한 마이크로 칩에 의해서 되기 때문에 출발시각은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고 할 수도 있다. 나도 그렇게 생각하고 좀 꾸물럭거린 셈이다. 그러데 막상 달리려고 해보니 그게 아니란 생각이 들었다. 문득 같이 달릴 동료들이 멀리 가버렸다는 것을 실감했다. 마음이 바빠지기 시작했다. 마라톤에서는 페이스가 가장 중요하다. 자기 페이스를 잃어버리면 달리기 과정이 너무 힘들다. 내가 그랬다. 초반에 오버페이스를 했다. 나보다 7분 먼저 출발한 사람들을 따라잡아야 한다는 마음에 초반에 좀 빨리 달렸다. 
 

지난해까지는 ‘워크런(walk-run)’주법을 썼다. 9분 달리고 1분 걷는 식으로, 힘을 배분하는 식으로 달리는 방식이다. 그랬더니 힘은 덜 드는데, 기록은 잘 나오진 않는 것 같았다. 이번에는 30분 달리고 3분 걷는 식으로 했다. 그랬더니 초반 기록은 잘 나오는 것 같았다. 앞에 가던 사람들을 제낄 때는 기분도 좋았다. 오킬로미터를 접어들 때에 힘이 뚝 떨어지는 것을 느꼈다. 초반에 힘을 많이 썼다는 것을 깨달았다. 나중에 집에 와서 황영조의 <마라톤 스쿨>을 보았더니, 오버페이스가 마라톤에서는 치명적이라고 했다. 페이스를 잃게 되면 나중에 일킬로미터가 십킬로미터처럼 느껴질 거라고 했다. 달릴 때는 그것을 잘 몰랐다. 초반에 잘 나가니까 그냥 막 달렸던 것이다. 후회는 아무 도움이 안 된다. 끝까지 갈 수 밖에 없으니까, 힘을 조절하면서 좀 천천히 달렸다. 
 

중간에 있는 음수대와 바나나, 초코파이가 얼마나 기다려지던지. 아마 그렇게 맛있는 바나나는 없을 것이다. 초코파이도 마찬가지다. 몸에 들어가면 꿀처럼 느껴진다. 중간에 바나나를 두 개나 먹었더니, 그게 탈이 났다. 신물이 넘어왔다. 그렇게 중간에 고생을 좀 하고. 파워겔은 아미노산덩어리라는 기대감이 있었다. 마치 그걸 먹으면 수퍼맨처럼 힘이 막 날 것 같은 환상이 있었는데, 나중에 그게 아니란 것을 알게 되었다. 십오킬로미터 지나서 먹었는데, 그게 소화가 잘 안 되었다. 그것도 꼭꼭 씹어서 침과 함께 넘겨야 하는가 보다. 급하게 먹었더니-사실 달짝지근하고 고소한 맛이 많이 난다-그것도 신물이 넘어왔다. 마음 속에 들어있는 환상, 달콤한 것에 대한 무의식적 이끌림을 깨달았다. 이 나이에도 그렇다.
 

제일 힘든 지점은 역시 마지막 십오킬로미터에서 이십일킬로키터 사이였다. 힘이 부치다보니 마지막 부분에서 힘껏 달릴 수가 없었다. 막연하게 이번에는 기록을 두 시간 안에 끊어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달렸는데, 힘이 있어야 말이지. 거기다가 올라가는 언덕은 왜 그렇게 많던지. 언덕에서는 좀처럼 달리기가 힘들었다. 연습량이 많고 잘 뛰는 사람들이야 그곳도 가뿐하게 올라가더라만 겨우 걸어서 올라갔다. 평소 연습할 때는 쉬지 않고 60분 정도 달리는 수준으로 했는데, 대회는 두시간 넘게 달리게 되니까 힘이 떨어지는 뒷부분에서는 적응이 잘 안 되었다. 연습시간에 충실히 한다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연습 조금 한 것을 가지고 과도한 기대를 한다는 것이 얼마나 헛된 일인지도 알 것 같았다. 
 

마지막 남은 힘을 다해서 결승선을 밟고 들어온 시각이 2시간 14분 46초였다. 지난번보다 기록이 8분쯤 잘 나왔다. 이번 코스는 언덕이 많아서 가을에 하는 것과 비교하면 사실상 20분쯤 단축한 것과 같다고 스스로를 위로했다. 다 뛰고 난 뒤에는 완주메달 받고, 빵과 음료수도 받고, 마사지도 받았다. 스포츠관련학과 대학생들이 자원봉사나온 것인데, 마사지 받는 순간은 5분 정도에 불과하다. 기다리는 시간은 30분쯤 된다.  

마사지를 기다리면서 앞 뒤에 있는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많은 것을 배운다. 내 앞에 있는 사람은 울산에서 온 사람이었다. 풀코스를 뛰었다고 했다. 기록은 3시간 30분. 지난번 기록보다 못 나왔단다. 나이는 50살. 현대중공업에 다닌다고 한다. 모자를 쓰고 있는데, 모자 밖으로 땀이 뭉쳐서 된 소금이 누렇게 묻어있다. 코에도 소금, 이마에도 소금이다. 자기 아들도 하프코스를 뛰었는데, 기록이 2시간 10분 나왔단다. 보통 일주일에 얼마 정도 훈련하냐고 물었더니, 풀코스 뛰려면 한 주일에 합산해서 30킬로미터는 뛰어야 한단다. 울산에는 현대중공업, 현대자동차 직원들이 마라톤을 많이 한다고 한다. 경주에서 실시하는 대회의 우승자도 그들이 많단다. 
 

이번 대회에 참가한 사람은 만명이 넘는다. 마라톤 코스는 풀코스, 하프코스, 십킬로미터코스가 있고, 오킬로미터 코스도 있다. 보통 오킬로미터는 마라톤으로 쳐주지 않고, 건강 달리기로 간주한다. 가을 대회에는 없는데, 봄 대회에는 오킬로미터코스가 있다. 아마도 일본에서 참가하는 사람들을 배려한 차원이 아닐까 싶다. 일본의 요미우리신문사와 경주시가 공동으로 주최하는 행사이기 때문에 일본에서 온 사람들도 좀 된다. 어떤 일본 사람은 맨발에다가 일본전통의 옷을 입고 커다란 깃발을 들고 달리기도 했다. 일본기자들이 대회에 참가한 일본사람들을 인터뷰하고 사진을 찍는 장면도 보았다. 
 

개인으로 참가한 사람도 많지만 회사나 동호회 차원에서 참가한 사람들도 많다. 곳곳에 마라톤 동호회 텐트를 쳐놓은 것을 볼 수 있다. 함께 버스를 빌려서 참가하기도 한다. 음식도 준비해서 함께 먹고 마시는 모습이 보기에 좋다. 결승선에는 같은 동호회 출신들이 기다리고 있다가 응원을 해주기도 한다. 어떤 사람은 풀코스 달리고 들어오는 사람에게 맥주 캔을 들이대면서 수고했다고 마시라고 하기도 하는데, 나는 그게 좀 이해가 안 되었다. 참 이건 한국적인 문화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다. 마라톤 관련 책을 보아도 결승선에 들어와서부터 몸을 식히는-쿨링다운 cooling down-단계를 잘해야 몸이 잘 보존된다고 하는데, 맥주를 갖다 대는 사람을 보면서 좀 놀랬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마라톤도 ‘이까이꺼’하면서 해내는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그렇게 해서 평생을 달릴 수 있을까 하는 생각도 해보았다.
 

올 가을에 풀코스에 도전해볼 생각이다. 대회 날짜는 아마 10월 25일쯤 될 것 같다. 마라톤 대회에 나와보면 집회를 방불케 하는 흥분을 맛볼 수 있다. 또한 그 흥분이 사라지고, 곧 지극히 개인적인 투쟁이 시작되는 경험도 하게 된다. 그래서 마라톤을 인생에 비유하는 것이 아닐까 한다. 이번에 내가 느낀 것도 이것이다. 시작부터 마지막까지 단계별로 느끼고 생각할 점들이 많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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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먼 자들의 도시
주제 사라마구 지음, 정영목 옮김 / 해냄 / 2002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책은 읽는 자들을 배려하는 책이 아니다. 책을 읽는 내내 나는 독서를 불편하게 느꼈다. 그 전에 읽었던 소설책이 너무 술술 넘어갔기 때문일 수도 있겠다. 그 전에 두 주 동안 할레드 호세이니의 <연을 쫒는 아이>와 <천개의 찬란한 태양>을 읽었는데, 언제 그 두꺼운 책을 다 읽었는지 모를 정도로 책읽는 일이 쉬웠다. 이 책은 무려 3주 동안이나 들고 있었다. 200쪽 정도 읽고나니 더 이상 진도가 나가지 않았다. 이유가 무엇일까를 생각해 보았는데, 내 나름대로 내린 결론은 두 가지다. 하나는 사라마구의 글쓰는 방식이다. 소설이 아니라 논픽션글을 보는 것처럼 빡빡하게 들어찬 글의 숲을 헤쳐나가는 것은 쉬운 일이 아이었다. 문장 안에 말하는 이와 듣는 이를 구분해주는 문장부호 같은 것은 전혀 없다. 따옴표도 없고, 물음표조차도 없다. 오로지 반점과 온점이 있을 뿐이다. 거기다가 장이 바뀌면 나오는 소제목도 없고, 장 번호조차도-1,2,3 하는 식으로 구분되는-없다. 책의 내용이 눈먼 자들의 곤혹함을 다루는 것처럼 책을 읽는 자들도 문장의 늪 속에서 헤매야 했다. 의도적으로 그렇게 한 것인지는 잘 모르겠다. 어쨋든 나는 그게 힘들었다. 또 하나의 이유는 이 소설에 희망이 안 보인다는 것이다. 소설이 거의 끝나갈 때까지 희망-눈을 뜨게 되고, 세상이 질서와 평화를 되찾는-의 싹을 도무지 보여주지 않는다는 것이 읽는 이의 고통을 배가시켰다.    

주제 사라마구는 포르투갈의 태생으로 노벨상을 수상한 당대 최고의 작가이다. 경력을 보니 재미있는 것은 그가 20대에 소설가로 데뷔하고서도 상당히 긴 세월동안 소설을 쓰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 기간에 그는 공산당 활동을 했다고 한다. 포르투갈의 현대사를 전혀 모르는 나로서는  그가 왜 그랬는지는 추측만 할 뿐이다. 60살 가까운 나이가 되어서야 소설을 써 내기 시작한 그는 이후에 '환상 역사소설'이라는 장르를 개척하면서 많은 논란을 불러 일으킨 작품들을 써냈다. 위대한 소설가들이야 대부분 당대의 이단적인 존재였다는 점에서 그도 공통점이 있기는 하다. 그와 비슷한 이미지로 겹쳐지는 작가는 남미의 마르께스,터키의 오르한 파묵, 우리나라의 황석영 같은 이들을 떠올릴 수 있겠다. 책뒤에 보니 사라마구의 책들은 많은 분량이 우리나라에 번역이 되어 있는 것 같다. 이 책은 '해냄'출판사에서 나왔는데, 다른 책들도 대부분 '해냄'출판사에서 나온 것 같다.  

이런 책들을 묵시록적인 책이라고 하던가. 미래세계에 닥치는 무시무시한 파탄을 보여주는 문학갈래들이다. 유토피아에 반대되는 개념인 디스토피아 소설이라고도 할 수 있다. 까뮈의 <페스트>나 오웰의 <1984> 같은 소설들이 대표적인 경우에 속한다고 한다. 하나같이 미래세계의 암울함을 비춰보임으로써 인류의 추악한 면을 반성하게 하는 책들이다. 그 속에는 저항하는 고귀한 인간성을 가진 존재들이 늘 등장한다. 카뮈의 <페스트>는 도시를 덮친 질병으로 인하여 변해가는 인간사회를 다룬다는 점에서 이 소설과 비교해서 한번 읽어보고 싶은 책이기도 하다.   

이야기의 시작은 간단하다. 어느날 갑자기 어떤 한 남자가 갑자기 눈 앞이 안 보이는 병에 걸린다. 도로 한 가운데서 이 사내는 눈이 멀어 버린다. 이어서 안과 병원에 간다. 눈에 안과적인 병의 흔적은 전혀 없는 특이한 질병이다. 이어서 안과 의사도 눈이 먼다. 이 백색질병-눈앞에 보이는 세상이 마치 우유 속처럼 뿌옇게만 보이는-은 순식간에 도시를 덮친다. 정부에서는 병에 걸린 이들을 수용소에 격리시킨다. 정신병원 건물이 수용소로 이용되는데, 이 곳에서는 인간사회가 파괴될 때 생길 수 있는 온갖 야만적인 일들이 발생한다. 곳곳에 넘치는 오물들, 음식을 둘러싼 아귀다툼, 사적인 이익을 갈취하는 폭력집단의 등장, 여자들에 대한 강간, 살인.  이 곳에서 눈이 멀지 않은 사람은 딱 한 사람, 의사의 아내 뿐이다. 작가는 이들에게 이름을 부여하지 않는다. 의사, 색안경을 쓴 여자, 처음으로 눈 먼 사내, 의사의 아내 하는 식으로 부를 뿐이다. 의사의 아내는 마치 여신 같이 여겨진다. 어쩌면 작가는 그런 의도성을 내포하면서 이 소설을 쓴 것인지도 모르겠다.   

나는 이야기의 중간 정도에서 계속 읽어나가는 것이 힘들었다. 눈먼 자들 중에서도 총을 가진 폭력집단이 등장하고, 그들이 음식을 독점하고 배급하면서 사람들에게 돈과 귀중품을 요구하는 대목에서 주춤했다. 200쪽 정도 되는 부분이었다. 어지간한 분량의 소설같으면 결론부 정도에  해당할 것 같다. 예전 같았으면 이 쯤에서 소설을 던져버렸을지도 모르겠다. 어쨋든 이번에는 끝까지 읽기로 마음먹고 계속 나아갔다. 드디어 강간과 살인, 화재, 탈출이라는 대목이 이르자 이야기가 흥미진진해지기 시작했다. 왜 나는 이 대목에서 흥미를 느꼈을까 하고 스스로에게 묻기도 했다. 감정이입을 한다면 어둡고 무시무시한 장면이기도 한데 왜 이런 것에 끌릴까. 우리가 추리소설이나 모험소설에 열광하는 이유의 한 단면도 여기에 있을 것 같다.  영화로도 나왔다고 하는데, 극장에서는 간판이 내려졌다. 비디오로 나오면 한번 빌려서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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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김열규 교수의 열정적 책 읽기
김열규 지음 / 비아북 / 200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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링컨 : 대통령이 된 통나무집 소년
러셀 프리드먼 지음, 손정숙 옮김 / 비룡소 / 200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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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책을 읽어 버린 소년- 벤저민 프랭클린
루스 애슈비 지음, 김민영 옮김 / 미래아이(미래M&B,미래엠앤비) / 200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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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일랜드 사람들이 즐겨 듣는 크리스마스 이야기와 글쓴이의 개인체험이 녹아있는 이야기가 열두편 들어있다. 번역도 좋고, 반쪽이 최정현의 그림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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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리창 이론’ 알면 열 도둑 안 무섭다
하루에 1300여 건씩 발생하는 흉악 범죄로부터 자유로울 수는 없을까. 한국형사정책연구원의 도움을 받아 도둑·강도 피해를 줄이는 방법과, 가정 폭력과 학교 폭력으로부터 벗어나는 비결을 알아본다.
 

[57호] 2008년 10월 14일 (화) 14:21:57 오윤현 기자 noma@sisain.co.kr
 

   

ⓒ그림 박초희·이경희·김미연
좀처럼 범죄가 줄지 않고 있다. 경찰청 자료에 따르면, 2001년 53만2243건이던 범죄 발생 건수가 2002년에 47만5369건, 2004년에 45만5840건으로 줄었다가 지난해에 다시 50만 건을 넘어섰다(52만1142건). 특히 폭력(29만4403)과 절도(21만2473)·강간(8732건) 사건이 많았는데, 이는 그만큼 우리 사회가 어지럽고 위험하다는 뜻이다.

문제는 이들 범죄가 어느 특정 계층이나 특별한 사람에게서만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어느 날 갑자기 당신도 피해자가 될 수 있다. 한국형사정책연구원은 그같은 점을 염려해 최근 <범죄 예방을 위한 일상생활의 지혜>라는 책자를 발간했다. <범죄 예방을 위한…>에 따르면, 절도나 폭력·강도 등은 얼마든지 예방이 가능하다. 그 비결을 소개한다.

깨진 유리창부터 없애라
영화나 만화를 보면 늘 지저분한 거리나 낙서로 얼룩진 골목 등에서 범죄가 발생한다. 현실에서는 어떨까? 똑같다. 미국 범죄학자 제임스 윌슨과 조지 켈링은 이같은 현상을 ‘깨진 유리창 이론(Broken Window Theory)’이라고 말한다. 그들에 따르면, 유리창 파손 같은 경미한 범죄를 방치하면 결국 큰 범죄로 이어진다. 뉴욕 시는 1994년 이 이론을 도입해 절망적 수준에 빠졌던 치안 상태를 다소 회복하기도 했다.

그렇지만 깨진 유리창보다 더 위험한 것은 열린 유리창이다. 좀도둑은 대부분 특별한 기술 없이 열린 창문을 통해 침입한다. 차량 절도범도 비슷하다. 이러한 ‘유리창 도둑’에게는 ‘창문 열림 경보기’가 천적이다. 900원에서 수천원만 있으면 대형 마트나 인터넷에서 구입할 수 있다.

누가 그녀를 죽였나

뉴욕의 한 주택가. 그곳에서 새벽 3시에 키티라는 여성이 소리를 질렀다. 한 괴한이 성폭행을 시도한 것이다. 35분 동안 괴한의 ‘공격’을 받으며 구원을 요청했지만, 안타깝게도 그녀는 아무런 도움도 받지 못한 채 살해되었다. 이후 그녀의 애타는 목소리를 들은 주민이 모두 38명으로 밝혀졌다. 연구자들이 그들을 만나 “왜 도와주지 않았느냐?”라고 묻자 그들은 대부분 이렇게 대꾸했다. “다른 사람이 신고할 줄 알았다.”
이처럼 목격자가 많으면 많을수록 수수방관할 확률이 높은 것을 ‘방관자 효과’라고 말한다. 학교 혹은 직장과 거리에서 타인의 위험을 목격한다면 당신은 어떻게 하겠는가. 남에게 미루지 말고 지체 없이 112를 누르거나, 주위 사람에게 알려 위기에서 탈출하기 바란다.

이웃이 은인이다?

범죄는 의도한 사람, 목표물, 감시자의 부재라는 3박자가 맞아떨어져야 일어난다. 앞의 두 가지는 피할 수 없는 구석이 있다. 그렇지만 ‘감시자의 부재’는 면할 수 있다. 바로 집 주변이나 보행로 주변의 슈퍼마켓이나 문방구 주인 등을 감시자로 확보해두는 것이다. 그들에게 “제 감시자가 되어달라”고 부탁하라는 말이 아니다. 평소에 주변 상인이나 이웃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라는 뜻
이다.

<한국의 범죄 피해에 대한 조사 연구>(2006년 김지선 외)에 따르면, 이웃 간의 유대가 높으면 높을수록 범죄 피해가 적었다. 1989년 샘프슨과 그로버스의 연구에서는 “사회·경제적 수준이 낮고, 거주 이동성이 높고, 인종이 다양하고, 해체된 가정이 많을수록 지역적 유대가 낮았고, 그로 인해 범죄와 비행이 증대된다”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미국에서는 지금도 ‘이웃들이 당신을 지켜보고 있습니다’라는 간판을 쉽게 볼 수 있다. 이웃을 지켜주고 수상한 사람을 신고하는 범죄 예방 프로그램의 일환이다.


   
 
흉기는 누구 것인가?

한 경찰은 자기 집안에 있는 칼끝을 모두 휘어놓는다. 자신을 겨냥한 보복 범죄나 강도나 도둑의 침입에 대비하기 위해서이다. 범죄심리학자들에 따르면, 이는 현명한 행동이다. 실제 살인 사건이나 강력 범죄에서 사용된 칼이나 가위 등은 대부분 범죄 현장에 있던 것들이다.
일부 연구에 따르면, 흥분 상태의 가해자는 현장에 있는 흉기를 보는 것만으로도 폭력성이 더욱 높아진다. 이를 ‘흥분 유발 단서’라고 하는데, 단순히 말싸움으로 끝날 일도 현장의 흉기 탓에 살인 사건으로 비화되는 경우를 말한다. 따라서 집안에 흉기로 사용될 만한 주방 용구나 공구가 있다면 잘 보이지 않는 곳으로 옮겨둔다.

도둑의 정체
도둑을 당한 사람은 많지만, 도둑을 실제로 본 사람은 적다. 그만큼 그들은 민첩하고 은밀하게 활동한다. 그 탓에 절도범은 검거율도 낮다. 2007년 절도 발생 건수는 21만2473건. 경찰은 이 중 10만2688건을 해결했다. 폭력·강도·강간의 검거율이 80~90%인 점을 감안하면, 절도범 잡기가 얼마나 어려운지 짐작이 간다.

물론 그들에게도 몇 가지 공통점이 있다. 이상원 교수(용인대·경찰행정학과)에 따르면, 도둑은 십중팔구 젊은 사람이고, 아파트 침입은 주로 낮 시간(오전 9시~오후 3시)에 시도한다. 활동이 제일 활발한 요일은 화요일·수요일이고, 침입로는 창문·출입문·베란다 순이다. 또 그들은 대부분 심리적으로 매우 도전적이며, 거의 술을 마시지 않은 상태에서 범행한다(방화범의 47%는 취한 상태에서 불을 지른다).

이들 불한당은 가정집에 들어올 때 반드시 불이 꺼져 있는지, 문이 열려 있는지, 방범창이 있는지, 신문이나 우유가 쌓여 있는지 살핀다. 그렇다면 예방법은 간단하다. 나도 똑같이 점검하면 된다. 장기간 집을 비울 때는 더 주의한다. 집 전화는 휴대전화로 착신하고, 우유와 신문 배달은 일시 중지한다. 그리고 이웃이나 경비실에 장기 외출을 알린다.

착신 전화 통화 서비스는 간단하다. 고객센터(KT 100번, 하나로 106번 등)에 전화해서 착신 전환 서비스를 신청하고, 고객센터에서 연락이 오면 ‘* 88 착신전화(휴대전화) 번호 *’를 차례로 누른다. 해제는 ‘# 88 *’을 누르면 된다. 경찰의 ‘빈집 사전 신고제’를 이용해도 안전하다. 장기 외출할 때 관할 지구대에 신고하면 수시로 순찰을 해준다.

만약 당신이나 가족이 집에 있는데 도둑이 들어온다면 좀더 난처해질지 모른다. 그렇다고 당황해할 필요는 없다. 만약 소리를 쳐야 한다면 “도둑이야”라고 외치지 말고 “불이야” 하고 외쳐라. “도둑이야”라고 외치면 이웃이 피해를 두려워해 방관자로 남을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불이야”를 외치면 대부분은 상황 파악을 하려고 밖으로 나온다. 한국형사정책연구원은 비교적 조용한 네 가지 방법을 권고한다.
①문소리와 같은 소음을 내어 도둑이 스스로 나가도록 한다 ②도둑이 방에 들어오지 못하게 방문을 잠근다 ③전화나 문자 메시지로 112에 신고한다. 문자 메시지로 신고할 때는 주소를 남기고 국번 없이 112번으로 보낸다 ④도둑이 나갔다면 아무것도 건드리지 말고 경찰에 알린다. 현장이나 증거는 그대로 둔다.


   
 
줄줄 새는 내 비싼 정보

내 지갑 속의 1만원짜리가 사라지면 금방 눈치 챈다. 그렇지만 인터넷 속의 정보는 알 방법이 없다. 문제는 그 정보가 1만원짜리보다 몇 십 배, 몇 백 배 더 가치 있다는 사실이다. 그렇게 흘러나간 정보는 나와 상관없이 암거래된다. 때로는 누군지도 모르는 사람이 그 정보를 이용해서 물건을 사고팔기도 한다. 이같이 어이없는 일을 막으려면 비밀번호를 자주 변경하고, 남들이 쉽게 추측할 만한 번호를 피하라. 그리고 이메일이나 문자로 개인 정보를 노출하지 말고, 개인 정보를 묻는 수상한 이메일은 당장 쓰레기통에 담아 버려라. 공용으로 사용하는 컴퓨터에서 인터넷 쇼핑을 하지 않는 것도 한 방법이다.
만약 자기 정보가 인터넷에서 떠돈다면 한국정보보호진흥원 개인침해신고센터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국번 없이 1336번, www.1336.or.kr). 택배 영수증, 카드 명세서, 기타 우편물도 갈기갈기 찢어버린다. 문서 파쇄기를 이용하면 더 안전하다.


   
 
가정 폭력은 순환한다

가정 폭력은 잘 드러나지 않는다. 맞는 사람이나 때리는 사람이나 쉬쉬하기 때문이다. 가정 폭력을 분석한 <가정폭력 범죄의 형사절차상 위기개입 방안 연구>(2001년, 김은경)에 따르면, 우리나라 부부 10쌍 중 3쌍이 1년 동안 적어도 한 번 이상 신체적 폭력을 경험한다. 그리고 낮은 신고율은 가정 폭력을 ‘순환’시킨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가정 폭력은 3단계에 걸쳐 일어난다. 첫 단계는 ‘긴장의 고조’. 배우자 간에 단순히 밀치거나 꽉 잡는 식으로 마찰이 일어나고, 이런 상태가 짧게는 몇 시간에서 몇 달간 지속된다. 다음은 ‘폭력의 발생’ 단계. 통상 말다툼에서 시작한 싸움이 구타로 이어진다. 가해자를 막을 방법이 없고, 피해자의 애원이나 논리적 설명이 전혀 먹히지 않는다. 마지막은 ‘가해자의 후회’ 단계이다. 가해자가 자기 행동을 후회하며 다시는 폭력을 행사하지 않겠다고 약속한다. 때로는 얼마간 가족에게 친밀하고 인자하게 굴기도 한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 다시 1단계가 시작되고, 다음 단계로 넘어간다(때로는 3단계가 생략되기도 한다).

이같은 가정 폭력은 가족끼리는 해결하기가 쉽지 않다. 따라서 쉬쉬하지 말고 도움을 요청하는 것이 현명하다. 경찰이나 여성의전화, 가정폭력상담소 등에서 도움을 준다. 국번 없이 1366을 누르면 도움을 받을 수 있다.


   
 
혹시 우리 아들도…

끔찍하기는 학교 폭력도 마찬가지이다. 친구끼리 치고받을 수 있다고 믿겠지만, 학교 폭력은 엄연한 범죄 행위다. 친구들 간의 협박, 공갈, 성희롱, 따돌림, 인터넷이나 휴대 전화를 통한 음란 정보 제공 등이 여기에 속한다. 실제 지난 6월에 지법 민사 재판부는 친구를 집단 폭행한 뒤, 그 장면을 동영상으로 찍어 인터넷에 올린 여중생 4명에게 689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시했다.
학교 폭력이 잘 드러나지 않는 것은 피해 학생의 죄책감이 크기 때문이다. 청소년기의 학생은 자기가 맞더라도 “내 탓이다”라고 여기는 경향이 크다. 그렇다면 학교 폭력은 얼마나 심각할까. 수치로만 보면 보통 심각한 상황이 아니다. 2005~2007년 학교 폭력을 자진 신고받은 결과 1만9757건이 접수된 것이다. 학교 폭력 서클도 적지 않아서 1275개.

부모가 학교 폭력을 감지하면 제일 먼저 자녀의 신체적·정신적 상태를 파악하고, 마음을 안정시켜준다. 그리고 필요하다면 전문가와 상의하고, 담임교사에게 현 상황을 알린다. 가해자 부모와 만날 때에는 가급적 학교에서 만나고, 교사를 입회시킨다. 피해자(부모)는 가해자 부모나 학교에 원하는 것을 정확히 전달한다.

자신의 자녀가 학교 폭력에 노출되었는지를 가늠해볼 수 있는 방법이 있다. 청소년폭력예방재단(www.jikim.net)이 제시하는 ‘학교 폭력 진단표’(아래)를 활용하면 된다. 다음 12개 문항에서 2~3 가지 이상의 증상이 감지되면 학교 폭력 피해를 의심해보기 바란다.

①몸이 아프다며 학교 가기를 거부한다 ②이유 없이 “전학 가고 싶다”라는 말을 자주 한다 ③몸에 상처나 멍 자국이 있어서 물어보면 그냥 넘어졌다고 하거나, 운동하다가 다쳤다고 말하며 자세한 이야기를 피한다. ④소지품, 새로 산 운동화, 옷 등이 자주 망가지거나, 자주 잃어버렸다고 한다 ⑤노트 등에 욕설·폭언·협박, “죽고 싶다” 따위 낙서가 있다 ⑥용돈을 요구하는 횟수가 늘어나거나 말없이 돈을 가져간다 ⑦웃음이 없어지고 풀이 죽어 있거나, 자기 방에 틀어박혀 잘 나오지 않는다 ⑧평소 좋아하던 음식에도 별 흥미를 보이지 않는다 ⑨친구나 선배에게 전화가 걸려오면 난처한 표정을 짓거나 불려나간다 ⑩자면서 식은땀을 흘리며 잠꼬대를 한다 ⑪갑자기 성적이 떨어진다 ⑫갑자기 짜증이 많아지고, 엄마나 동생처럼 만만한 상대에게 폭력을 쓰거나, 공격적으로 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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