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영조 마라톤 스쿨
황영조 지음 / 한언출판사 / 2004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달리기는 매력적인 운동이다. 마라톤은 달리기의 꽃이다. 그렇지만 달리기는 부상의 위험이 큰 운동이기도 하다. 달리기에 재미를 느끼다보면 어느 순간에 자기 몸을 잊게 되는 순간이 있다. 우리 몸은 그렇게 강하지 않다. 우리 관절과 근육, 힘줄은 조금만 주의를 기울이지 않으면 부상의 위험에 노출된다. 어떤 사람은 되돌리지 못할 부상을 입기도 한다. 모든 운동이 위험을 가지고 있다지만, 마라톤은 그 정도가 큰 운동이다. 그래도 우리는 마라톤에 도전하고 싶다.  42.195  km를 달린다는 거부할 수 없는 매력이 우리를 끌어당긴다.

황영조는 이 책에서 시종일관 fun marathon과 maranic(marthon picnic)을 강조한다. 부상당하지 말고, 달리기를 즐기라는 말이다. 마라톤 선수로서 황영조가 겪은 경험이 너무 고통스러웠던 모양이라고 생각하게 된다. 마라톤은 기원 자체가 '죽음에 이르는 운동'이다보니, 잘못하면 죽음이나 죽음에 가까운 부상을 입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황영조는 성공적인 마라톤 완주를 위해서 14단계 프로그램을 제시하고 있다. 풀코스 완주를 위해서는 14단계 프로그램을 충실히 밟아가면 된다는 것이다. 각 단계별로 1주씩을 배당한다. 이 한 주일 훈련프로그램을 무난하게 통과하면 다음 단계로 넘어간다. 특히 일요일의 '장거리 달리기'를 중요하게 보는데, 여기서 통과를 못하면 그 단계 훈련을 계속 되풀이한다. 그렇게 해서 그 단계에 필요한 힘을 얻게 되면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있다. 무리해서 욕심내면 안된다. 그것은 실패와 부상에 이르는 지름길이다.

보통 1단계에서는 걷기를 위주로 한다. 2단계에서부터 달리기가 시작된다. 이런 식으로 4단계까지 마치면 5 km 달리기에 도전할 수 있다. 5km달리기는 이른바 '건강달리기'라고 해서 보통 사람도 무난하게 할 수 있는 달리기다. 4단계 마무리 테스트는 50분 달리기를 가뿐하게 해낼 수 있으면 통과할 수 있다. 7단계까지 하면 10km달리기에 도전할 수 있다. 90분 달리기를 쉬지 않고 할 수 있는 수준이 되어야한다. 11단계를 완료하면 하프코스에 도전해볼 수 있고, 풀코스도 천천히 뛰면 할 수 있다. 120분 달리기가 테스트 조건이다. 마지막인 14단계를 마치면 풀코스에 도전할 수 있다. 프로그램대로 충실히 한다면 3-4시간에 완주도 가능하다고 한다. 이른바 서브쓰리(3시간 내 완주)는 못하더라도 거기에 버금가는 정도는 되는 셈이다. 쉬지않고 180분 정도를 달릴 수 있어야 14단계를 통과했다고 할 수 있다. 황영조식 훈련프로그램은 기록향상을 목표로 하기 때문에 꼭 인터벌 훈련을 해야 한다. 5단계부터 시작되는데, 강도가 장난이 아니다. 보통 일주일에 한번 수요일에 하는 데, 발목과 무릎만 튼튼하다면 못해볼 일은 아니겠다.

이 책은 마라톤이 거의 모든 것을 다루고 있다. 황영조의 마라톤 관련 철학과 방법론이 다 녹아들어있는 느낌이다. 달리기의 매력, 몸의 기초이론, 신발 고르는 법부터 부상예방, 스트레칭까지 골고루 다루고 있어서 꽤 쓸모있다. 홍은택이 우리말로 옮긴 존 빙햄의 <천천히 달려라>를 황영조의 이 책과 함께 읽어보면 좋겠다. 존 빙햄의 책은 정말 달리는 것의 본질, 매력, 방법론을 황영조 같은 전문선수가 아닌 일반 동호인의 입장에서 서술한 매력적인 책이다. 존 빙햄에 비하다면 황영조는 아무래도 글쏨씨와 유머감각이 부족해 보인다. 그게 선수의 단점 아닐까. 너무 진지하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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