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방에 갇혀 노래를 부르면서
정작 노래를 잃어버렸다
텅 빈 하늘을 행해 서서
목이 터져라 부르던 노래
바람이 머리칼을 흔들면
걸음을 뗄 때마다 저절로 나오던 노래
물가에 앉으면 가슴이 먼저 젖어 흘러나오던
그런 노래를 잃어버렸다
노래의 마음인 노랫말이 우리 마음을 움직이고
노래의 몸인 소리가 우리 몸을 흔들던 그런 노래들
어떤 날은 노래가 깃발이 되어
우리를 끌고 가고
어떤 날은 수천 수만의 사람을
한 방향으로 한 발짝씩 나아가게 하던 노래
혼자서 돌아오는 밤길 낮은 소리로 읊조리는
내 노래에 내 볼이 젖던 노래
그런 노래들을 잊어버렸다
혼자 부르고 또 불러서
온전히 내 노래가 되던 노래
노래 한 곡이 술 한 잔을 마시게 하고
노래만으로도 온 밤을 깨어 있게 하던
그런 노래들이 우리 곁을 떠나버렸다
중심도 방향도 놓친 뒤부터
바람도 물소리도 멀리한 뒤부터
                                                        <슬픔의 뿌리>

 

노래란 무엇인가? 사람에게 노래란 무엇인지. 스스로의 마음을 위로하고, 때로는 삶의 환희를 표현하고, 함께 나아갈 이상을 드러내기도 하는 그런 것이다. 노래방이 아니라 광장에서 부르는 노래. 그런 노래가  필요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