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건강] 모기약 대신 모기장 쓰세요
11월에 들어선 지금에도 민지(가명)네 집은 아직 밤마다 여름풍경이 펼쳐진다. 잠자기 전에 꼭 모기장을 치고 자는 모습이다. 가을이 되었는데도 기온이 많이 내려가지 않다 보니 모기장을 치지 않고 누워있으면 모기가 귀에서 앵앵 소리를 내며 시위를 벌여 밤잠을 설치기 일쑤이다.

유난히 모기가 많았던 지난해 여름 살충제를 사용하지 않다 보니까 밤마다 모기와의 전쟁으로 벽지가 모두 붉은 얼룩이 졌음에도 자고 일어나면 여기저기가 부풀어올라 가려움과 한바탕 씨름을 해야 했다. 특히 피부가 예민한 민지는 모기에 물리면 붓기도 심하지만 가려움을 이기지 못해 긁다보면 항상 상처가 생겨 더 오랫동안 고생하곤 했다. 그래서 올해에는 모기장을 장만하여 여름내 사용해보니 모기에 물리는 것을 예방하는 데 이보다 더 좋은 방법은 없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효과가 좋았던 것이다.

그렇다면 왜 민지네 집은 간단하게 모기약을 뿌리거나 피우는 방법을 선택하지 않았을까? 시판 되는 모기약의 대부분은 향기로운 향을 첨가한 것이 많아 거부감을 덜어주고 있지만 그 향기 속에는 많은 독성이 숨어있다. 대부분의 화학적 살균, 살충제는 신경 독성 인자로서 신경조직 내의 이온이동을 저해하고 신호전달물질의 비정상적 분비를 초래한다. 또한 내분비계 장애물질의 상당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살충제에 장기간 노출될 경우 면역기능이 저하되고 암을 유발할 수 있다. 어린 아이들의 경우 특히 민감해서 적은 양으로도 구토나 메스꺼움, 어지럼증 등의 증상을 일으킬 수 있다. 여름에 해충의 피해를 막는답시고 밤새도록 모기향이나 모기약을 곁에 두고 잘 경우 왠지 머리가 무겁고 기운이 없는 것도 이러한 살충제의 독성 때문일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둥근 모기향의 경우도 알레트린 농약을 나무 가루에 섞어 굳혀 형태를 만든 후 최근 문제시되고 있는 말라카이트 그린으로 색을 입힌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안전한 것처럼 선전되는 전자매트 모기향의 주성분도 역시 트리클로로에틸렌, 디에틸렌글리콜, 포름알데히드, 붕산염, 벤젠 등의 살충제이므로 아이들에게는 각별히 조심해야 한다.

민지네 집도 불과 몇 년 전에만 해도 여름이면 아무렇지도 않게 모기약을 뿌리고, 밤에는 모기향을 피우고 자야 하는 줄 알았지만 살충제의 유해성을 알고 나서는 선뜻 모기약에 손이 가지 않게 되었다. 밤마다 모기장을 치는 것이 때로는 번거로울 때도 있지만 유해물질로부터 아이들의 건강을 지켜내기 위해서는 그런 수고로움 쯤은 기꺼이 감수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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