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우리 학생들 음악 재능은 뛰어나다”
정상영 기자
“학생들을 가르치는 것은 행복하고 보람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오늘 함께 연주를 해보았는데 역시 한국 학생들의 재능이 대단히 뛰어나다는 것을 느꼈어요.”

한국의 세계적인 지휘자 정명훈(52·서울시향 예술고문)씨가 올해 국내에서 처음으로 11일 오전 서울 이화여고 유관순기념관에서 예원학교 전교생 900명을 위해 마스터클래스를 가졌다.

“내가 베토벤 <교향곡 5번 ‘운명’>을 공부한 지 40년이 되었어요. 그런데 밖에서 연습하는 것을 들어보니까 대단하던데 한번 해볼까요?. 지휘자는 소리를 안내죠? 템포를 결정하고 템포에 대한 사인을 줄 뿐이죠. 자 한번 해봅시다. 하나, 둘, 셋. 빰빰빰빠…”

정명훈씨는 이날 예원학교 전교생 900명이 지켜보는 가운데 60명의 남녀학생으로 이뤄진 예원학교 오케스트라를 이끌며 베토벤의 <교향곡 5번> 1악장을 연주했다.

그는 지휘하기 전 학생들이 너무 긴장하자 “지휘봉을 안 가져왔어요. 여러 도시를 다니며 연주를 하다 보니 오케스트라에서 지휘봉을 관리해서”라고 농담을 던져 장내를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그러나 그는 연주 도중 학생들이 계속 긴장해서 자신이 원하는 소리를 내지 못하자 여러 차례 지휘를 멈추고 “아니 왜 그리 긴장하나. 이 교향곡은 힘있는 음악을 만드는 것이 중요해요. 사자같은 소리를 내라고!”하며 격려했다.

“나도 지휘하기 전에는 수줍은 사람이에요. 그러나 음악가는 음악을 하는 동안에는 수줍어하면 안돼요. 한국 사람의 성격에 대해 설명할 때 ‘빨리’라는 말을 배워야 합니다. 그러나 음악에서는 위험해요. 빨라지면서 약해지기 때문에 빨라지려고 할 때는 힘을 찾아야 해요.” 그는 학생들에게 “경험이 없어서 힘든 줄 알지만 사랑과 힘을 담아서 노력해야 한다”고 다독거렸다.

2001년부터 정명훈씨가 특별예술고문으로 있는 도쿄 필하모닉 오케스트라는 지난 1일 상하이를 시작으로 아시아 순회공연에 나서 7일 부산, 9일 제주, 11일 과천에 이어 12일 저녁 7시30분 서울 세종문화회관과 13일 저녁 7시 인천 종합문화예술회관에서 연주회를 연다. (02)518-7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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