엉터리 사학자 가짜 고대사 - 식민사학과 동북공정을 둘러싼 주류 강단사학의 '흑막'
김상태 지음 / 책으로보는세상(책보세) / 2012년 6월
평점 :
품절


책이 상당히 두껍다. 564쪽에 달한다. 저자의 입심도 상당하다. 글을 읽는 재미가 있다. 저자의 열정과 분노가 느껴진다. 제목에서부터 느껴지듯이 이 책은 엉터리와 가짜에 대한 분노를 담아 쓴 글을 모은 책이다. 덕분에 관심 밖의 영역이었던 고조선과 식민사학의 문제에 대해서 눈을 뜨게 되었다. 신채호와 <조선상고사>에 대해서 새로이 인식을 하게 되고, 이병도, 노태돈, 리지린, 윤내현 같은 학자들의 오랜 세월에 걸친 대결과 연구에 대해서 알게 되었다.

 

그렇지만 논증이 너무 세밀하다보니 따라가기가 벅찼다. 절반 정도를 읽고 나니 책을 대충대충 넘기게 되었다. 그래도 끝까지 읽긴 있었는데, 책이나 논문에 대한 세밀한 비판은 계속 따라가면서 읽기에는 좀 힘이 들었다. 저자인 김상태는 이 분야를 깊이 있게 파고들었다고 하지만 아마추어의 입장인지라 갈짓자 걸음이 많고, 중언부언하는 말들이 많다고 느꼈다. 한국의 상고사와 식민사학의 문제에 관심이 있는 사람에겐 관심을 불러일으킬 만한 책이라고 생각한다.

 

어쩌면 내가 책 읽는 순서가 잘못되었다고 볼 수도 있겠다. 이덕일이나 성삼제의 고조선 관련 책을 먼저 읽고 이 책을 읽었으면 좀 더 쉽고 재미있게 다가갈 수 있었을까? 이 책을 읽고 난 뒤에 이덕일의 <한국사, 그들이 숨긴 진실>을 보았는데, 훨씬 문제가 명확하게 느껴졌다. 어쩌면 고조선사와 관련한 배경지식을 좀 갖추게 된 상태에서 독서를 하게 되어서 그런지도 모르겠다. 다른 독자들에게는 이덕일의 고조선 관련 책을 먼저 읽고 김상태의 책을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무엇보다도 고마운 것은 신채호에 대해서 다르게 생각할 여지를 준 점이다. 신채호의 <조선상고사>를 제대로 한번 읽어보고픈 생각이 들고, 신채호의 평전도 한번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품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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