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생집에 불 났네

이규보

기생집에 불이 붙었는데
왜 아무도 꺼주지 않을까
만일 내 젊었더라면
머리털이 다 타도 뛰어가 꺼 줄껄
                                                          <동명왕의 노래>

 

어제 남부도서관에 갔다가 보리에서 나온 이규보의 시집인 <동명왕의 노래>를 보게 되었다. 북한에서 펴낸 번역본을 보리가 <겨레문학선집>이라는 이름으로 남쪽에서 펴내고 있는 판본이다. 번역이 참 좋았다. 그 중에 재미있는 시들도 많았지만 이 시가 눈에 들어왔다. 일단 재미가 있어서 골랐다. 오언절구인지 오언율시인지 모르겠다. 한자가 다섯글자씩 네번이면 무언지? 늘 헛갈린다.

번역투가 문득 백태명 선생님의 문투와 비슷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남쪽의 학자들이 번역하는 투와는 다르게 말의 맛이 난다고 할까. 백선생님 늘 하시는 말과 말투도 비슷하게 느껴졌다. 신기하다.

오는 해나 그 다음해에 보리의 책들을 볼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다. <열하일기>나 <나는 껄껄선생이라오> 같은 책들은 보기만 해도 탐이 난다. 백선생님과 함께 읽어보면 좋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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