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법의 설탕 두 조각 소년한길 동화 2
미하엘 엔데 지음, 유혜자 옮김 / 한길사 / 200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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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하엘 엔데라는 이름은 몰라도 <모모>라는 책과 <네버엔딩 스토리: 끝없는 이야기>라는 책이름은 들은 적이 많을 것이다. 나 역시 그랬다. <모모>라는 전영록의 노래를 통해서 처음 '엔데'의 세계에 접한 셈이다. 그때는 도저히 이해가 안 되었다. '모모는 철부지, 모모는 무지개, 모모는 새를 쫒아가는 시계바늘이다'. 이 노랫말은 나로서는 이해할 수 없는 말이었다. 그 말의 의미들을 이해할 수 없었다. 철부지와 무지개, 시계바늘이 어떻게 하나로 연관되는 지가 이해되지 않았다. 도대체 모모는 무어야? 내 주위에 있는 사람치고 그 가사의 모모를 이해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대충 생각한 것은 '모모'는 '某某', 즉 '누구누구'가 아닐까 하는 것이었다. 아마 전영록이 좋아하는 어떤 사람인가보다하고 생각했었다.  교사발령을 받고나서 동화의 세계를 접하게 되면서 <모모>라는 책과 엔데라는 작가에 대하여 좀 알아듣게 되었다. ,<모모>가 유명한 책이라고 해서 한번 읽어보려고 샀다. 동화책이 왜 그렇게 두껍던지. 작정하고 읽어보려고 했던 것이 5,6년 전이다. 앞부분을 조금 보다가 손을 놓고 말았다. <모모>는 그렇게 나와는 인연이 없는 채로 우리집 책꽂이에서 잠자고 있다.

<마법의 설탕 두 조각>이라는 책은 인터넷서점에서 우연히 건진 책이다. 엔데라는 작가의 이름이 나를 끌었고, 적은 부피-92쪽-가 나를 유혹했다. 옳다구나, 이 정도면 한번 볼 만하겠다. 그리고 내 예감은 적중했다. 실물을 보니 부피도 적을 뿐만 아니라, 그림도 많았다. 게다가 글자크기도 크고, 문단간격도 넉넉했다. '한글'에서 편집하면 A4용지 다섯 장도 안 되겠다. 혹시나 해서 뒷표지를 보았더니 초등학교 낮은학년용이다. 흠 이 정도가 내 수준이군. 초등학교 2학년에서 4학년 사이의 권장도서가 내 수준에는 딱 맞다. 5,6학년용 장편동화는 읽기가 좀 어렵다. 벌써 소설적인 장치들이 등장하는 것이 독해가 쉽지 않다. 끈기있게 다 읽어내려고 하면 300쪽짜리 정도 책이라면 이틀이나 사흘 정도는 정신차리고 읽어야 한다. 역시 독서란 괴로운 일이다.

렝켄이란 아이는 어리다. 유치원생이던가? 엄마 아빠가 자신의 말을 들어주지 않는 것에 성질이 난다. 아이스크림을 먹고 싶어하면 감기 걸린다고 안 된다고 하고, 텔레비전을 오래 보면 못 보게 하는 것들에서 욕구불만을 느낀다. 그래서 엄마, 아빠가 자기보다 약한 존재가 된다면 자기를 어쩌지 못하겠지 하는 생각을 한다. 요정에게서 마법을 빌려 엄마 아빠를 작게 만들어버리고 싶어한다. 그리고 처음 만난 경찰 아저씨에게서 요정이 사는 곳을 알아낸다. 그리고 요정은 렝켄의 소원대로 마법의 설탕 두 조각을 준다. 그것을 엄마 아빠에게 먹이면 엄마 아빠가 렝켄의 말을 거역할 때마다 몸이 반으로 줄어들게 된다는 것이다. 이번에는 공짜지만 다음에 찾아올 때는 큰 댓가를 치러야 한다고 요정은 말한다. 렝켄은 또 찾아오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자신있게 말한다.

집에 와서 마법의 설탕 두조각을 엄마 아빠가 먹는 음료수에 탄다. 그리고  정말로 요정이 말한 것처럼 그렇게 된다. 엄마 아빠는 장난감 침대에서 누워자야할 정도로 작게 된다. "아이스크림 먹고 싶어." "안돼". 그 순간에 몸은 정말로 반으로 줄어든다. 이 장면이 참 재미있다. 렝켄은 자기 마음대로 먹고, 보고, 씻지도 않고서 엄마 아빠의 큰 침대에서 잔다. 엄마 아빠는 너무 작아져서 고양이에게 쥐로 오인되어서 공격을 받을 정도까지 된다. 생명의 위협을 느낄 정도가 된다. 천둥벼락이 치는 밤 렝켄은 무서움에 떨며 엄마 아빠를 찾지만 엄마 아빠는 너무 작아서 렝켄을 도울 수가 없다. 그 때 요정의 편지가 온다. 렝켄은 요정의 편지가 변한 종이비행기를 따라서 요정에게로 간다. 그리고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듣는다. 그러나 그 댓가는 너무 힘든 것이었다. 과연 렝켄은 어떤 댓가를 치렀을까?  마지막은 행복하게 끝난다. 그러나 나는 마지막 갈등을 처리하는 부분이 좀 시시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다. 내가 너무 갈등을 첨예하게 해서 위기를 해결하는 식의 이야기구조에 익숙한 탓인가? 어쨋든 이 책은 처음 한 쪽을 넘기는 순간부터 작가의 이야기 덫에 걸린다. 나도 그랬다. 끝날 때까지 이야기의 진행이 궁금해진다. 이런 것이 작가의 이야기 솜씨가 아니겠는가 싶다. 올 여름에는 <모모>에 도전해 보아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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