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슐라와 그림책 이야기
도로시 버틀러 지음, 김중철 옮김 / 보림 / 2003년 3월
평점 :
품절


이 책은 몇 해 전부터 제목만 알면서 읽고 싶었던 책이다. 뜻밖에 분량은 길지 않다. 부록을 빼면 겨우 200쪽 정도 된다. 그런데도 이 책은 유네스코가 지정한 국제 장애인인의 해 기념도서 선정에서 보듯이, 장애아를 도우는 수단으로 책이란 것이 얼마나 쓸모있는 것인지를 알려주는 귀중한 책이다. 

무엇보다도 쿠슐라가 태어난 나라인 뉴질랜드가 본받을 만하다. 장애인에 대한 사회적인 편견도 덜하고 지원시설도 잘 갖추어져있다. 의사와 도서관이 체계적으로 부모를 지원한다. 다음으로 쿠슐라의 부모가 가진 강인한 정신력이 본받을 만하다. 의료기관에서 장애인이라고 진단해버리는 한 마디에 굴하지 않고 자신의 아이를 사랑하는 마음 하나로 온갖 시도들을 굴하지 않고 해보는 그 정신의  근원은 사랑이겠다. 쿠슐라 부모는 언제나 쿠슐라를 품에 꼭 껴안아 주었다. 혼자서 울게 내버려 둔 적도 없다. 부모가 줄 수 있는 사랑을 언제나 주려고 했다. 태어난 지 넉 달 만에 책을 읽어주었다고 한다. 자라면서 온갖 장애가 나타나도 부모들은 포기하지 않고 쿠슐라에게 책을 읽어주고, 온갖 사랑을 베푼다. 거기다 쿠슐라의 친척들도 쿠슐라에게 해 줄 수 있는 온갖 도움들을 베푼다. 그런 전폭적인 사랑 덕분에 쿠슐라는 장애를 가진 사람이지만 행복한 사람으로 자라나게 된다.

쿠슐라는 일반적인 아이들이 경험할 수 있는 다양한 것들을 몸으로 느낄 수 없다. 여러가지 장애를 가진 때문이다. 그러나 이 경험의 공백을 쿠슐라의 부모들은 그림책 읽기를 통해서 채워낸다. 쿠슐라는 그림책 읽기를 통해서 부모의 사랑을 느끼고, 세상을 배우게 된다. 쿠슐라는 보는 데서 놀라운 집중력을 보인다. 쿠슐라는 현실의 친구가 많지는 않지만 책 속의 친구가 많다. 다양한 인물들을 자신의 세계 속에 들어오게 하고 그 덕분에 행복한 삶을 누린다.

글쓴이의 이 말이 마음에 든다. "스펀지가 물을 빨아들이듯이 책을 읽는 아이들은 생각을 빨아들인다. 이처럼 열심히 읽다보면 아이들은 삶을 구성하는 복잡하고 모순되는 경험 속에서 의미를 찾을 수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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