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양에 빛나는 감 I
다카무라 카오루 지음 / 고려원(고려원미디어) / 1995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두번째 읽은 다카무라 카오루의 작품입니다.

예의 <마크스의 산>의 그 다카무라 카오루의 작품! 이라고 고개를 주억거리게 만드는,

동시에 질리다 싶게 느껴지기까지 하는 그 집요함은 여전합니다.

지난 번개 때 뚜벅이님께서 제게 일러주셨다시피 초반의 '다쓰오'의 직장 환경에 대한

묘사는 그야말로 집요함의 과잉 표출이라고 할까요.

이후에 '다쓰오'가 살인으로 이어지기까지의 철야의 시간을 다루는 부분도 그러합니다.

그리고 그것이 제게는 껄끄러웠습니다.

왜 제게 껄끄럽게 다가왔을까요?

물론 <마크스의 산>에서도 경찰 내부 생활의 묘사에 있어 과도하다 싶히 묘파합니다만

그에 대해 껄끄럽게 느꼈다기 보단 일종의 다카무라 카오루라는 작가의 인장이라고 느끼고

외려 탄복 쪽에 가까웠지요.

그렇지만 이 책에서는 그 묘사의 집요함도 그렇지만 등장인물들을 자꾸만

물리적, 심리적 나락에 떨어뜨려 그 상황을 밀고 나가는 것들이 힘들었습니다.

왜 굳이? 꼭 저렇게까지? 라는 의문들.

책을 읽어가며 부딪치는 이 껄끄러움, 결국 다 읽고 난 뒤 처음 다가온 생각은,

이 책은 미스터리의 범주에서 한정지을 수가 없겠구나라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아마 작가 스스로도 자신에 붙어 있는 요모조모의 타이틀을 벗어 던지고

지독한 맘으로 덤벼들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

그 성패에 대해선 제가 판단할 문제는 아닌 듯싶네요.

다만 이미 불안하기 이를 데 없는 영혼, 고다를 이렇게까지 망가뜨려놓고

과연 <레이디 조커>에선 어떻게 불러낼지 무척 궁금해집니다.

 

(2004. 12.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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