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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가다가 아닌 노동자로 삽니다 - 건설 노동자가 말하는 노동, 삶, 투쟁
마창거제산재추방운동연합 외 기획, 이은주 외 지음 / 한겨레출판 / 2025년 5월
평점 :

지난 12월부터 광장에는 수많은 사람이 쏟아져 나왔다. 각자의 자리에서 현 시국에 대한 비판과 자신의 삶을 말하며 다양성과 교차성을 몸소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다. 그 중 인상적이었던 단체는 뭐니뭐니해도 '민주노총'이지 않았을까.
민주노총이 길을 열겠습니다!
광장에서, 거리에서, 그리고 노동현장에서 가장 앞선 곳에 위치한 민주노총 조합원들을 보며 그들의 삶과 투쟁에 자연스레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가까이는 급식부터 마트, 배달, 화물, 건설까지 우리의 일상을 지탱해주는 노동자가 셀 수 없이 많았고, 그들의 투쟁은 지속 중이었다.
『노가다가 아닌 노동자로 삽니다』는 우리가 밟고 서있는 건물을 짓는 건설노동자의 이야기다. '건설노동자'에는 중년 남성만 있을 거라 생각하지만, 여성은 물론 92년생 청년, 각국에서 온 이주 노동자 등 다양한 사람이 일하고 있으며 이 책에는 생생한 이야기가 담겨있다.
책을 읽다보면 거대한 건물을 손수 짓는 자신들의 노동에 대한 자부심이 절로 느껴진다. 그러나 자부심만으로 모든 일을 할 수 없는 노릇. 사측이 쥐고 있는 돈과 고용 가능성 때문에 부당한 일을 당해도 쉽게 항의할 수 없다. 그래도 노동조합 차원에서 말할 때는 들어주나 싶더니, 윤석열 정부의 건설노조 탄압 때문에 다시 과거로 돌아가버렸다.
왜곡된 보도 때문에 건설노조를 깡패 집단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생겼습니다.
언론이 얼마나 무서운지 알 수 있는 거죠.
우리 마음이랑 정반대 분위기가 형성된 게 요즘 제일 힘들어요.
『노가다가 아닌 노동자로 삽니다』, 169쪽
현장의 문제점과 그들의 노동은 노가다가 아니라며 외치는 건설 노동자들의 이야기를 보고 있으니, 앞으로 이들과 어떻게 연대할 수 있을지 고민하게 되었다. 건설노조 탄압을 몰랐던 과거가 부끄러워지면서 주변에 만나는 사람들에게 이들의 증언을 전달하는 역할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 하니포터 10기로서 한겨레출판에서 책을 제공받아 솔직한 서평을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