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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쿠다 사진관
허태연 지음 / 놀 / 2022년 7월
평점 :
"돈이 없다는 것은 독립성의 상실을 뜻한다. 그리고 무능과 의존을 뜻한다"
<삶의 격>의 저자 페터 비에리는 말이다.
남들에게 지대한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자신의 의지와 관계없이 흔들리게 되는 것이다.
그는 주체적 인간은 스스로의 행위와 경험을 존중할 것인지 무시할 것인지 자문할 줄 알아야 한다고 말한다.
내적 갈등을 안고 살아갈 수 있어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는 것이다.
그런 면에서 독립성은 돛단배가 아니라 모터보트다.
파도도 헤치고 목적지에 가야 하는 까닭이다.
그러니까 자신의 배성능과 외부의 풍파를 고민하며 나가는 삶이 존엄한 삶이다
돛단배처럼 바람과 파도에 휩쓸려 다니는 청년이 있다.
제비다.
그녀는 타인의 삶에 치여 산다.
자신의 삶은 자신이 주도적으로 살겠다고 제주에 여행온 이유다.
하지만 여행이 끝나도 돌아가기 쉽지 않다
여전히 돛단배처럼 흔들리고 있는 까닭이다.
그런 그녀에게 '하쿠다 사진관'이 다가온다.
하쿠다 사진관은 서울로 가는 길에 갈증에 목을 축이러 들른 곳이다.
그곳에서 호흡도 고를 수 있는 쉼을 잠시 얻게 된다.
그녀는 그 곳에서 쉼표를 찍는다.
그렇게 자신을 되찾아가는 시간으로 들어가게 된다.
석영의 따뜻한 배려와 맞닥뜨리는 사람들과 인간관계속에서 자신을 되찾아 간다.
그런 과정을 통해 방황을 마치고 삶에 정착한다.
서울에서 사회생활에 지치고 자신의 삶을 찾지 못한 그녀는 하쿠다 사진관에서 자신의 정체성을 찾은 것이다.
'하쿠다'는 제주방언이다.
영어로 치면 'will do'
주인장 석영의 표현대로 하면 '열심히 찍겠습니다.'이다.
석영은 정성스러운 사진으로 고객들을 힐링하게 해준다.
더 정확히 이야기하면 진심을 다하는 사진 찍기로 고객들의 지친 마음을 위로한다.
사진대전 대상을 수상하기 까지 했지만 그 때는 어리석은 집착을 했을 뿐이라는 생각이다.
자신감 부족한 바보의 일뿐이라고 치부하는 이유다.
그런 겸손함이 오만하고 경우없는 고개들도 감동하게 만드는 거다.
그러니까 그가 내미는 처방전은 '진심'이다.
그 진심이 고객들을 기억을 치유해줄 뿐더러 미래를 기약하게 한다.
진심이라는 처방전이 완치 판정을 받게 하는 거다.
마침내 그곳에 제비에게는 '마침표'가 된다.
마침표를 찍으니 할 수 있는 일이 생긴다.
그 무섭던 바닷물도 극복하고 서핑보드로 파도를 타는 이유다.
사진관에서 자신의 자리매김을 하게 된다.
자신만의 주도적인 삶을 살게 되는 거다.
그 녀뿐만 아니다.
찾아와 사진에 찍히는 사람마다 회복을 하게 된다.
그렇게 삶에 지친 사람들이 회복하는 곳이 하쿠다 사진관이다.
회복을 넘어 새로운 추억을 만드는 곳이다.
그런 의미에서 '하쿠다'는 '열심히 살겠습니다!'가 아닐까.
삶에 지친 사람들이 살아나기 때문이다.
일상에 지친 사람들이 찾아와 인생을 돌아보고 새로운 추억을 하나씩 만들어 가는 곳은 하쿠다 사진관만이 아니다.
누구에게나 그런 곳이 있다.
살다가 그런 사진관 한 곳쯤은 만나는 행복을 누리는 것이 우리의 인생인 것이다.
"당신의 가장 찬란한 순간을 남겨드리쿠다. 하쿠다 사진관에서 잠시라도 쉬멍 갑써."
지친 당신에게 쉼을 주는 <하쿠다 사진관> 꼭 읽어보시길 추천한다.
** 이 책은 제공받았으며 제 나름의 방식대로 리뷰합니다^^
"당신의 가장 찬란한 순간을 남겨드리쿠다. 하쿠다 사진관에서 잠시라도 쉬멍 갑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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