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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람쥐의 위로
톤 텔레헨 지음, 김소라 그림, 정유정 옮김 / arte(아르테) / 2020년 3월
평점 :
[우울하다는 건 사실 굉장히 복잡한 것이고, 그래서 자신은 한 번도 제대로 우울해진 적이 없다]고 말하는 다람쥐의 삶은 정말 피곤해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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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 위에 앉은 코끼리가 내려가는 방법을 모른다고 하자 시범을 보이기 위해 떨어지고, 넘어지는 법을 모르는 왜가리를 위해 동물들을 소집하고, 코끼리의 방문으로 벽이 무너지고 찻잔을 깨뜨려도.... 다람쥐는 괜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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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게 생각하지 않아도 답은 나온다. '위로'라는 것은 받는 사람보다 하는 사람이 훨씬 더 힘들다는 것을. 다람쥐를 비롯한 많은 동물들이 서로 위로하고 위로 받고, 서로에게 힘이 되는 모습들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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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또 하나, 다람쥐도 위로 받을 수 있어 얼마나 다행이던지.
▪️다람쥐는 모자를 벗어놓고 오들오들 떨면서 말했다. "우리 지금이 여름이라고 생각하자."
▪️그들은 이제 겨울이라고 생각했다. 그러자 바로 눈이 내렸다. 코끼리가 외쳤다. "왜 항상 원하는 것만 생각할 수는 없는 걸까?"
▪️거북이가 목을 가다듬으며 말했다. "우리, 생일이라고 상상해볼까?"
▪️"이제 우리 다 행복하다고 생각하지?" 거북이가 조심스레 물었다. "그럼, 행복하다고 생각해." 코끼리와 다람쥐가 대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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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까지 생각을 확장하는 것이 맞는지 모르겠지만, 나는 어떤 사람인가, 주변인들에게 나는 어떤 사람으로 보이는가, 문득 궁금해졌다. 나의 의지와 무관하게, 나는 위로해주는 사람으로 보이는지, 아니면 위로가 필요한 사람으로 보이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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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창한 수단과 방법은 필요없는 것 같다. 그저 다람쥐처럼 말 한마디 툭 던지거나, 상대방 입장에서 생각해주거나... 그래 이왕이면 가만히 들어주고, 작은 한 마디 말로 위로를 줄 수 있는 사람이 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