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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를 사는 사람 샘 올트먼 - AI 시대를 설계한 가장 논쟁적인 CEO의 통찰과 전력
키치 헤이기 지음, 유강은 옮김 / 열린책들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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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사람의 생애를 숨가쁘게 읽어나갔다. Open AI라는 곳에서 Chat GPT를 만들었다는 것만 알고 있지, 솔직히 ‘샘 올트먼’이라는 사람에 대해서는 아는 것이 없었다. 굳이 하나 떠올려보자면, Open AI 대표이사에서 해임되었다가 5일만에 다시 복귀했다는 것 정도...

당연히 그에 대한 책은 처음이다. 치열한 경쟁을 뚫고 서평단이 선정되어 읽어나가기 시작했다. 부모님이 어떤 일을 하셨고, 그의 어린 시절은 어떠했는지에 대해 내용을 읽다보면 현재의 모습과 많이 닮은 청소년 시기의 ‘샘 올트먼’을 만나게 된다.

그를 떠올리는 많은 사람들의 말에 따르면, 그는 정말 좋은 사람인것 같다. 똑똑하고, 원칙에 충실하고, 엄격한데 지나치게 낙관적이기까지 하다. 위치 기반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인 ‘레이디에이트’를 개발해 애플과 협업하고, Y 콤비네이터로부터 초기 투자를 받고 파트타임 파트너에 이어 대표에 오르고, 일론 머스크 등과 Open AI를 설립하는 등 비교적 짧은 시간에 성공 가도를 달린데에는 그의 성격이 한 몫 한것 같다.

뿐만 아니다. 사회적 철학자이자 미래 설계자로서의 면모도 보여지고, 기본소득과 사회적 격차 등 사회문제에 대한 정치적 관심도 높은 사람으로 보인다. AI의 잠재력에 대해 깊은 관심을 가지면서도 그 위험성에 대해서는 경계한다. 기술을 수단으로 삼아 더 나은 미래를 위한 인간 중심의 가치를 실현하고자 한다.

그는 그런 사람이었다. Open AI에서 해임되었을 때 해임사유에 대해서는 이사회가 명확하게 밝히지 못하고 있으니 그가 구체적으로 어떤 잘못을 저질렀는지 알 수는 없다. 2025년 현재, 그는 인공지능의 미래와 인류의 방향성에 대해 누구보다 진지하게 고민하고 행동하는 인물로만 나는 생각하고 싶다.

모든 전기(傳記) 그렇지만 특별히 재밌다거나 극적인 내용이 담겨있는 것은 아니다. ‘미래를 사는 사람’ 샘 올트먼에 대해 이 정도로 많이 알았다는 것 하나만으로도 충분히 읽어볼 만한 책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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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를 위해서 일한다는 거짓말 - 한국 공직사회는 왜 그토록 무능해졌는가
노한동 지음 / 사이드웨이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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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저작권국에서 서기관으로 승진을 한 이후 인사과에 잔류를 희망했다. 하지만 인사과에서 돌아온 대답은 엉뚱하게도 대통령실로 파견을 가라는 명령이었다.“ (p.239)

아니, 온갖 고비를 넘기고 10년이나 직장생활을 한 사람이 왜 그만두고 나왔을까, 어쨌든 본인도 10년이나 생활한 곳을 어쩜 이렇게나 비판할 수 있나 너무나 궁금했는데, 서기관 승진과 동시에 뛰쳐나온 이유가 있었네.

솔직히 읽는 동안 얼마나 답답했는지 모른다. 쉽게 읽을 수 있는 책은 아니었던 것 같다. 언론을 통해 보도된 사건들이 왜 그랬었는지 이유를 생각하게 되고, 국민들의 정서와 다른 일들이 공직사회에서 아무렇지 않게 일어나는 이유를 알게 되니 자꾸만 읽다가 멈출 수밖에...

저자의 표현을 빌려 나도 ‘감히 말하건대’ 이 책을 고위직 공무원이나 정책 결정권자 또는 저자가 비관적으로 보는 현재의 장관이나 차관들이 보고 그들이 스스로 문제를 느끼지 않는 이상 공무원들은 현재도 미래에도 그저 ‘나라를 위해 일한다는 거짓말’이 거짓말인지도 모른 상태로 일할것 같다.

공직사회의 문제에 대해서는 굳이 이 책이 아니라도 모르는 국민들은 드물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이 주목받는 이유는, 일반 국민들은 짐작만 하는 아주 사소한 문제들부터 국민들의 삶의 질을 좌우하는 정책 결정에 이르기까지 그들이 일하는 방식을 세상 밖으로 꺼내려 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것도 공직에서 10년이나 일한 사람이 하는 말이니 얼마나 신뢰가 가겠는가...

토론이 아닌 일방향의 소통(위로부터의 지시와 아래로부터의 보고)이 난무하고, 문제 해결이 아니라 깔끔한 문서 작성에만 방점을 둔 보고서들이 생산되고, 국장이나 과장을 ‘모셔야만 하는’ 일들이 당연하다는 듯 비중있는 업무로 다뤄지며, 엉뚱한 곳이 행정력을 낭비하게 만드는 행태들이 만연한 공직사회의 민낯...

188쪽의 한 문단이 모든 것을 말해주는 것 같다.

“중요하지 않은 일에 행정력을 쏟아붓고, 정책 목표와는 무관한 헛된 일에 시달리는 동안 정부는 정작 필요한 변화를 만들어내지 못한다. 여기에 선악 구도를 만드는 데 능한 정치인들의 포퓰리즘적 행동은 상황을 더욱 복잡하게 만든다. 그들은 대중의 감정을 자극하고 단기적인 이슈를 통해 자신들의 정치적 입지를 강화하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정부와 공직사회의 자원은 끝없이 낭비된다.”

곳곳에 등장하는, 함께 일했던 사람들을 대놓고 욕하는 부분들은 실눈뜨고 본다 치고... 그래도 자신이 몸담았던 곳에 대해 이렇게 비판적으로 글을 쓴 용기에는 박수를 보내며 저자 덕분에 공직사회가 아주 조금이라도 변화하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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듀얼 - 전건우 장편소설
전건우 지음 / 래빗홀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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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듀얼>의 아이디어가 내 머릿속을 휙 스치고 지나간 날을 똑똑히 기억한다. 그야말로 ‘휙’이었다. 환생을 해서도 대결을 이어가는 경찰과 살인마의 이야기는 어떨까? -작가의 말 중-

최근 미스터리, 스릴러 장르의 소설들을 가리지 않고 읽었던 덕분일까.. 환생을 소재로 말도 안되는 이야기를 말이 되게 만들어가는 저자의 필력에 빠져들어 읽다보니 어느덧 마지막 페이지...


📍난 다시 살아나서 이 짓을 반복할 거다!
📍그럼 나도 또 살아나서 널 막을 거야.

가학적이고 폭력적인 살해 방식 때문에 악마라 불리는 연쇄살인범. 최승재 경위는 리퍼라 불리는 연쇄살인범을 잡기 위해 고군분투했고 결국 폭풍우 속에서 그와 마주하지만 하필 그 순간에 번개가..... 어쨌든 ‘한 번’ 사망한 최승재 경위는 다른 사람의 몸으로 환생하고, 연쇄살인범 역시 환생해서 범죄를 이어간다.

’장강명 작가‘와 ’이다혜 기자‘ 추천이라 서평단의 유혹을 외면할 수 없었다. 너무 어이없게 죽은 경찰이 환생한다는 것에서는 ’그래 그럴 수 있지‘라고 생각했는데, 범인까지 환생했다는 부분에서는 살짝 개연성이 부족하지 않나 의문을 가졌지만 그것은 더 큰 이야기를 이끌어내기 위한 장치였을 뿐이었다.

<살롱 드 홈즈>를 넘 재밌게 읽었고, 얼마 전 읽은 <당신이 가장 위험한 곳, 집>에서 재미난 이야기를 들려준 전건우 작가... 작가의 다른 책은 또 뭐가 있나 찾아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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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이 필요한 시간 - 다시 시작하려는 이에게, 끝내 내 편이 되어주는 이야기들
정여울 지음, 이승원 사진 / 한겨레출판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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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문학을 통해 내 안의 잃어버린 가능성과 만난다. 어쩌면 잃어버린 줄도 몰랐던 나 자신의 일부를 만나고, 100년을 살아도 분명 경험으로는 알아내지 못할 삶의 또 다른 진실을 섬광처럼 깨닫는다.

📝 문학이 아직 너무 멀고, 거창하고, 심오하고, 다가가기 힘든 그 무엇으로 느껴지는 당신에게 문학은 그런 것이 아니라고 웃으면서 함께 이야기를 시작하고 싶다.

프롤로그에 쓰인 두 문장처럼, 이 책을 다 읽고 나니 신기하게도 문학과 조금 가까워진 듯한 느낌이다. 어떤 장르의 책이든 그 존재 이유가 있기 마련인데, 문학은 그것 자체로 엄청난 세월을 견뎌올 만큼 존재감이 분명하고, 읽는 이로 하여금 오롯이 빠져들게 할 만큼 매력적인 것은 분명하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정여울 작가가 들려주는 이야기에는 문학을 사랑하는 마음과 그 이야기들로 나를 이끄는 힘이 있다.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분명 존재하고 있었으나 나는 끄집어내지 못했던 것을 저자는 편안하고 쉽게 이야기한다. 저자의 책이 처음인 나는 그가 들려주는 이야기에 쉽게 빠져들었다.

그리고, 이 한 권의 책에서 읽어봐야 할 많은 책들을 건져냈다. 급한대로 도서관에 있는 책들을 빌려왔고, 절판된 책은 온라인 중고서점에서 구입했다.

올해는 어떤 책을 읽고 싶다, 책을 어떻게 읽고 싶다 뭐 그런 다짐을 하지 않았는데, 작년에 이어 문학을 많이 접하는 한 해를 보내고 싶다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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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리앤더
서수진 지음 / 한겨레출판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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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삶이 아닌 타인을 위해 살아가려는 세 아이의 이야기. 겉으로 보기에는 안정적인 것처럼 보일지 모르지만, 세 아이의 상황에 대한 묘사에 더불어 불안과 초조의 감정들이 소설 전반을 지배한다. 그 배경이 호주라고 해서 다른 것은 아니었다.

📝 이 동네에선 아무것도 못 해. 학원이라도 빠지고 돌아다니면 다 걸리게 돼 있어. 주말에 친구랑 노는 날에는 집사님들 서너명은 무조건 만나. 치마가 짧거나 화장을 했거나 하면 바로 엄마한테 연락이 간다니까. 연애하는 애들은 백 퍼센트 걸려. 엄마가 맨날 그래. 조심하라고. 사람들이 욕한대. 그러니까 너도 조심해. -클로이의 말-

엄마의 재혼을 기화로 해솔은 고등학교 입학 직전 호주로 유학을 떠난다. 해솔이 머무는 집에는 같은 나이의 클로이가 있고, 클로이 집 맞은편에는 엘리가 산다.

📝 저희 둘 다 물려줄 돈도 없고, 좋은 직장 소개해 줄 연줄도 없어요. 서포트해 줄 게 교육밖에 없다고요. 우리 같은 이민자들은요, 다른 옵션이 없어요. -클로이 엄마의 말-

📝 엄마를 실망시키고 싶었다. 엄마가 후회하게 만들고 싶었다. 호주에 보내는 게 아니었다고 말하기를 바랐다.어떻게든 한국에 두는 건데 생각하면서 잘못을 뉘우치기를 바랐다. -해솔의 말-

📝 매일 혼자 있었다. 그런데도 엄마와 아빠는 모든 게 엘리 때문이라고 했다. 엘리 때문에 집에 들어올 시간도 없이 힘들게 일을 하는 거라고. 엘리를 위해. -엘리의 상황-

'이게 다 너희들을 위한거야'라는 말로 아이들을 억압하는 부모의 행동이 낯설지는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름대로의 방법으로 살 길을 찾아나서는 아이들의 모습이 그나마 위안이라고 할까... 그렇지만, 책에서나 존재하는 아이들이 아닐까...

밝은 척하려 애쓰는 아이들, 아무렇지 않은 척하려 애쓰는 아이들, 그런 아이들을 들여다보는 내 마음은 무겁기만 하다. 동시에, 나는 어떤 부모가 될까 책 읽는 내내 생각했다.

안타까운 마음으로 책을 덮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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