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 심리의 재구성 - 연쇄살인사건 프로파일러가 들려주는
고준채 지음 / 다른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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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밌다고 말하기 조심스럽지만 재밌다. 나는 공포와 스릴러 장르를 좋아하지만 시각에 민감하기 때문에 영화나 애니메이션으로도 못 보고 오직 글로만 소화할 수 있는 사람인데, 프로파일러라는 직업에 대해서 늘 궁금하고 알고 싶은 사람이었다. 이 책은 그런 기본적인 호기심을 충족시켜주는 동시에 프로파일러라는 직업에 대해 국내외적 소양과 역사, 직업에 대해 지루하지 않으면서도 세세하게 알려주고 있다. 그냥 범죄심리학 교재로 써도 무방하다.



단 하나 아쉬운 점은 저자의 프로파일링 경험에 대한 글들이 적다는 점이다. 처음에는 프로파일러의 직업적 특성상 우리나라에서 일어났던, 혹은 일어나고 있는 사건에 대해 언급하기에는 문제가 있어서 라고 생각했지만, 나중에 프로파일러가 사건이 없을 시 교도소에 있는 수배자들을 만나 심리 수사 등을 한다는 글을 읽고, 그럼 그런 이야기들도 책에 쓸 수 있지 않았을까 했는데 - 역시나 (거의) 없다. 누군지 밝히지 않아도 책으로 쓰기에는 껄끄러운 법적인 이유가 있는 건지 아니면 그냥(?) 윤리적인 이유인건지 모르겠다. 그런 부분들이 더 많이 들어갔다면 좋았을텐데. 


목차 정리가 잘 되어 있고 글도 유연해서 프로파일러와 프로파일링에 대한 전반적인 흐름을 - 국내외, 과거와 현재 - 흐트러짐 없이 바로 바로 알 수 있다. 


처음, 1장에서는 범죄심리학의 탄생 배경과 기본 정의에 대해서 알아본다.

여기서 해외 사례로는 충격적이었던 연쇄 살인으로 프로파일링의 시초가 되었던 살인범들 - 질 드레, 잭 더 리퍼, 버펄로 빌, 린드버그 - 에 대해 알아보고, 그 다음은 우리나라의 경우를 살펴본다. 


2장에서는 사건을 마주할 때 프로파일러들의 역할에 대해 알아본다.

여기서는 현장 검증, 피해자, 목격자, 그리고 형사들과 프로파일러의 관계들에 대해 살펴본다.

특이하게도 최면수사에 대한 글이 있는데, 상당히 긍정적으로 평가하더라. 


3장에서는 프로파일링 과정에서 알 수 있는 범죄자의 심리에 대해서 알아본다.

지리적 프로파일링 시스템 도입과 묻지마 범죄가 증가하는 이유로 범죄자들의 심리 상태를 연결하며 검거 후 대화와 거짓말 탐지기 등을 통해 범죄자의 심리에 보다 가까이 다가가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한다. 


마지막 4장에서는 범죄를 예방하는 방안에 대해 논하면서 프로파일링이 과연 범죄 예방에 도움이 될까하는, 스스로 돌아보는 내용을 담고 있다. 




책에 있는 모든 내용들에서 배울 것이 많았지만,

개인적으로 가장 호기심이 충족되었던 부분은 2장이었다. 



범죄에 대한 정의 후 프로파일링이 시초가 되는 연쇄 살인 사건들에 대해서 알아보면서, 국내외 첫 연쇄 살인 사건들에 대해 살펴본다.


놀라웠던 건 15세기 잔 다르크와 함께 백년 전쟁을 끝내 국가의 영웅이었던 사람이 역사적으로 최초의 연쇄살인범으로 꼽히는 동시에 프랑스 동화 <푸른 수염>의 모티브가 되었다는 점  - 아동 연쇄 살인범이었다고 한다 - 이었다. 특히 영화 <양들의 침묵>의 한니발은 실제 존재했던 살인범들 3명을 섞어서 만든 캐릭터였다는 점이다. 사람 피부를 벗긴다는 설정은 1906년에 태어난 미국인 살인범 에드 게인, 여성들을 납치해 살인한다는 설정은 너무 많은 여성을 살해해 숫자가 기억나지 않는다고 말했던 게리 리언 리지웨이를 모티브로 한다. 1982년부터 1984년, 1990년에서 1998년까지 사람들을 죽인 것으로 파악된다. 한니발의 지적인 모습은 1974년부터 1978년까지 미모의 젊은 여성들을 살해한 테드 번디를 모티브로 한다. 잘생긴데다가 말도 지적이여서 언론에서 당시 “연쇄 살인의 귀공자”라고 불렀다고 한다. 


우리나라의 경우는 최초의 연쇄 살인 기록은 명확하지 않지만, 1925년 즈음에  ‘폐쇄형 소아기호증”을 가지고 있었던 이관규 사건을 시작점으로 보고 있다. 그 이후 우리나라는 연쇄 살인 사건에 대한 기록이 적은데, 그 이유는 아마도 그 이후 일제 식민지배와 6.25 전쟁 등을 거치며 사회적으로 여러 혼란시기였기 때문에 제대로 된 신고가 없었을 확율이 크다고 이야기 한다. 


그러나 1970년대에 이르게 되자 우리나라에서도 연쇄 살인 사건이 끊임없이 일어나게 된다. 저자는 그 이유가 도사회와 급격한 발전으로 인해 사회 구조가 복잡해지며 도시 인구가 급격하게 늘면서 각종 사회적 심리 현상에도 변화가 있었던 것으로 확인된다. 아마 우리가 아는 가장 유명한 사건은 얼마 전에 진범이 잡힌 화성연쇄살인 사건일 것이다. 


범죄 행위를 분석하는 데 쓰는 이론들 중 주요 이론들은 정신분석이론, 성격이론, 사회학습(아무래도 p49 오타같다 사회학적이론이 아니라 사회학습이론)이론 그리고 사회인지이론 등이 있다.

우리나라에서 프로파일러가 되려면 다음과 같은 학위와 경력이 있어야 한다.


신기한 건 외국도 그렇고 우리나라도 그렇고 프로파일러의 60% 정도가 여성이라는 점이다. 

...이건 정말 의외인데?

2장에서는 사건을 마주할 때 프로파일러들의 역할에 대해 알아본다.

여기서는 현장 검증, 피해자, 목격자, 그리고 형사들과 프로파일러의 관계들에 대해 살펴본다.

개인적으로 최면수사에 대해 상당히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부분이 특이하게 느껴졌다. 


가장 관심이 갔던 부분은 '피해자'라는 정의의 광범위함과 범인 분석에만 중점을 둘 줄 알았던 프로파일러가 의외로(?) 피해자 분석에 큰 중점을 둔다는 사실이었다. 

지금처럼 CCTV가 많이 있지 않았을 때는 오직 목격자의 진술만 가지고 수사를 해야해서 힘든 점이 많았다는 점을 언급한다. 아울러 CCTV가 보편화되지 않은 시절에 프로팡일러가 선택한 분석 방법은 지리적 프로팡일링 기법으로, “일단 동일범이 저지른 연쇄성 범죄라는 최악의 상황을 가정하고 네 건의 사건을 거꾸로 맞춰보는 방식이었다."


“범행 장소는 범인이 실제로 사는 곳 또는 행동하는 곳을 드러낼 가능성이 크다.  여기에 범죄자가 사전에 생각하고 있는 장소 또는 자신이 이미 알고 있는 장소를 선택한다는 범죄패턴이론을 적용했다.”


내가 2장에서 가장 중점으로 보았던 건 피해자의 대한 분석이었다.


피해자라고 하면 범죄를 당한 피해자뿐만 아니라 그 가족 또한 피해자의 일부로 규정된다고 한다. (범죄피해자보호규칙, 경찰청훈련 제 604호, 제2조 제2호) 그런 식으로 하니 우리 나라의 약 28.6%가 피해자가 된다는 계산이 나왔다. "2018년 한 해 발생한 형사사건 범죄는 158만 751건으로 우리나라 전국 세대수가 2,204만 2,947명(2018 통계청)의 7.17%, 피해자를 그 가족까지 고려한다면 4인 가족으로 계산 시 632만 3,004명이 형사사건의 범죄 피해자라고 할 수 있다. 


이런 숫자가.. 무섭구나. 

책을 다 읽고나니


프로파일러라는 직업을 갖고 싶다는 생각이 전혀 들지 않았고,

만약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프로파일러라는 직업을 가진다면 걱정되고 무서워서 매일 잠을 설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무엇보다 늘 다치고 피 흘리는 사람들을 보거나 범죄자들만 만나거나 충격으로 슬프고 흐트러져있는 피해자들하고만 늘 대면해야 하니, 프로파일러는 가만히 있어도 스트레스로 이가 빠지고 머리가 하얘지고 몸이 금방 노쇠할 것 같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프로파일러로 일하시는 분들, 존경스럽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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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산 - 삶은 '혼자'가 아닌 '함께'의 이야기다
데이비드 브룩스 지음, 이경식 옮김 / 부키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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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임스 그레이의 영화 <애드 아스트라>가 떠올랐다. 


그 영화의 결말에 대해 저렇게 개고생해서 우주 끝까지 다녀왔는데 겨우 한다는게 지 마누라한테 돌아간다는 거냐, 라고 말하는 사람이 있었다. 당시 아무 대꾸도 하지 않았지만, 아마도 그 사람은 이 책에서 언급하는 두 번째 산은 커녕 첫 번째 산도 제대로 올라갈 생각도, 시도도 안해본 사람이 아닐까. 삶에 대한 통찰력이 그 사람처럼 전무한 사람에게 개인주의를 넘어 관계주의를 지향하는 이 책은 과연 어떻게 읽혀질까. 


좋았다.


인생에 대해서, 삶 전반에 대해서 - "잘 살기 위해" 사람이 헌신하는 4가지 목록 - 직업, 결혼, 철학/신앙, 공동체 - 에 대해 깊이 있는 내용을 나누고 있다.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도 많고 저자 본인의 이야기도(특히 철학/신앙 부분에서, 본인은 종교적이지 않은 유대인인데 삶의 지대한 흔들림을 가져왔던 첫 번째 이혼 이후, "두번째 산"을 만나게 되면서 자신이 그동안 가지고 있던 철학과 신앙에 대해 개인적인 이야기를 광범위하게) 많다. 


처음에 책을 받았을 때는 600페이지에 가까워 놀라기도 하고 살짝 겁도 났는데, 읽기 시작하니 수루루룩. 



생각거리들에 대해 포스트잇을 하나하나 붙이다보니 어느새 저렇게 많이. 

다 읽고 나서는 서평을 어찌 써야 하는지 조금 난감했다. 

...포스트잇이 너무 많잖아;

한가지 의아(?)했던 점이라면 '행복'과 '기쁨'에 대한 차이점을 말하는 p36, p37. 번역가는 여기서 'happiness'를 '행복'으로, 'joy'를 '기쁨'으로 번역했는데, 나라면 그 반대로 번역했을 것 같다. 왜냐하면 '행복'이라는 감정이 '기쁨'보다 한단계 더 높은 감정 단계로 느껴지는 데다가 - 그러니까 1차원적인, 순간적인 쾌락 단계에 더 가까운 건 '기쁨'인 것 같아서 - 저자는 왜 단순한 happiness에 중점을 두는 게 아닌 깊이 있는 joy에 삶을 두고 생각하는지를 서문에 말하고 있어서 그냥 개인적으로, 단어 번역이 반대가 되어야 하지 않을까 싶었다.    


첫 번째 산과 두 번째 산에 대해서 이야기하면서

어떤 사람들은 자신의 현재 부인처럼 두 번째 산이 먼저 왔다가 반대로 첫 번째 산으로 가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은 첫 번째 산에 올라가는 삶을 살다가 (그리고 다 올라가기도 하고, 아니기도 하고)

어떤 큰 고통을 마주하며 인생관이 완벽하게 달라져서

두 번째 산을 올라가는 삶을, 그리고 그렇게 사는 사람들과 그렇게 살 수 있는 방법들을,

자신의 개인적인 이야기와 과거와 현재 그렇게 살고 있는 수많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함께 이야기하고 있다. 

첫 번째 산이 개인주의에 중점으로 사는 삶, 특히 "심미적인 삶"에 초점을 맞추어진 인생을 사는 사람들에 대해 이야기한다. 한마디로 "이것저것 건드리기만 하고" 결국 아무것도 이루지 못하는 사람들. 남들이 보기에는 매우 부지런하고 쾌활하고 여기저기 새로운 경험들을 많이 하고 똑똑하고 사교적으로 보이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 불법적인 것만 없을 뿐이지, 결국 이 사람들도 매번 순간적인 쾌락을 쫓고 사는 인생을 살았던 것 뿐이다 - 라는 저자의 글에 어찌나 공감이 가던지. 


두 번째 산을 살기 위해

4가지 헌신 분야가 있다. 

직업, 결혼, 철학/신앙, 공동체.

두 번째 산을 살기 위한 첫 번째 헌신 분야, 직업.

직업을 소명 의식을 갖고 선택하는 것은 다른 책에서도 많이 봤다. 그런데 여기서는 이러한 소명 의식조차 처음에는 "심미적인 양상"으로 나타나지만 점차 "인생이 나에게서 요구하는 것이 무엇일까?"로 이어져, 점점 자신의 개인적 욕망 (돈, 매력, 권력 등)에서 사회와 공동체로 옮겨간다고 한다. 

스스로에게 질문하는 과정에서 내가 가장 눈여겨 본 질문은 "나에게 두려움이 없다면 나는 무엇을 할까?"였다. 몇 년전에 몸이 망가지고 나서 저런 똑같은 질문을 나자신에게 한 적이 있었는데, 그 대답이 내가 일했던 곳이 아니여서 놀랐던 적이 있다. 나는 내가 그 곳에서 일하는 게 나에게 매우 중요하고 인생의 목표라고 생각했었고, 그리고 그걸 이루었기 때문에 여기저기 아프기 시작한 몸 상태를 이해할 수 없었다. 그러나 그 이상으로 더 놀라웠던 건 저 질문에 대한 대답으로 그 직업이 나오지 않았을 때, 내가 여태까지 삶의 방향을 잘못 잡았었다는 걸 깨달았다.

두 번째, 결혼. 

결혼을 "두 사람이 함께 수행하는 희망의 혁명"이라고 정의하는 부분이 인상적이었다. 

아울러 결혼을 하기에 앞서 스스로에게 해야할 질문들과 상대방에 대해서 알아야 할 질문들을 보고, 역시 결혼은 매우 중요하면서도 쉽지 않은 사회 집단이라는 생각이 떠나지 않았다. 

세 번째, 철학과 신앙.

여기서 저자의 개인적인 이야기가 굉장히 많이 나온다. 본인은 굉장히 비종교적인 유대인인데, 반대로 교회를 다니고 결국 자신과 결혼하면서 유대교로 개종한 두번째 아내의 영향과 지지로 꼭 "종교적"인 사람까지는 아니어도, 삶에 대해 스스로 세웠던 철학과 신앙에 대한 사고방식이 많이 변했음을 세세하게 고백한다.

"많은 사람들은 서양 문명사나 그런 종류의 고전 교육은 백인 남성이 지배하는 이미 죽고 없는 엘리트주의적 관행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서양 문명은 예나 지금이나 급진주의, 즉 현재의 상태와 행복하게 공존하는 것을 불가능하게 만드는 전복적이고 혁명적인 반문화이다." 그리고 위와 같은 사고 방식으로 종교를 - 매우 비종교적인 유대교인 입장에서 - 주욱 나열해서 이야기하는데, 확실히 나처럼 그다지 종교적이지 않은 사람은 비슷한 생각과 고민을 많이 했는지 공감도 가고 이해도 가는 부분이 많았다. ..."종교적인" 사람들을 어찌 받아들일지는 모르겠지만. 

특히 예수를 신의 아들이라고 인정하지 않는 유대교인이 예수에 대해 이야기하는 부분이 매우 인상적이었다. 진짜 신의 아들이든 아니든간에 자신을 모욕하고 괴롭히고 죽이는 사람들을 용서하라고 한 사람아닌가. 이렇게 훌륭한 정신을 가진 사람이 어딨어. ...그래서 나는 종교가 다르다는 이유로 사람을 죽이고, 욕하고 개종하려고 하는 모든 행위는 하는 건 진정한 예수 정신이자 교회 정신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철학과 신앙 이야기를 하면서 이렇게 비종교적이자 무종교적인 저자가 "신앙으로 도약하기"에 대한 계기를 이야기하는데 - 지하철에서 갑자기 모든 사람들이 소중해 보이는 - 이런 경험은 꼭 저자가 말하는 종교나 신앙 중심이 아니라 자신이 삶에 바라보는 인생관, 철학이 바뀌는 절제절묘한 순간을 경험했다고 바라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그 전까지는 사람들이 싫고, 피하고 싶고, 무섭고, 괴롭고, 그러다가 송두리째 바뀌는 경험.

저자는 이런 경험이 아주 큰 고통에서, 이제는 지금과 다른 삶을 살아야 한다는 자기 성찰에서 비롯된다고 말한다. 

마지막, 공동체. 

앞서 말했던 3가지 헌신 분야와 조금 겹치기도 하는데 중요점은,

자기 자신만의 이득을 생각하는 삶에서 사회와 삶을 생각하는 인생, 자신의 언행이 공동체에 미치는 영향력을 인지하고 그것에 감사하며 겸손하게 사는, 그리고 열정적이고 성실하게 사는 삶을 이야기한다.

책에서 이런 말은 없지만

예를 들어 어떤 사람은, 그 사람이 자신의 직업을 굉장히 하찮게 여긴다는 인상을 주는 사람들이 있다. 다른 사람들에게 불친절하고 항상 대출빚에 시달리는 사람처럼 인상을 찌푸리고 있고, 손님에게 뿐만 아니라 그냥 막 신경질 내는 사람들.

반대로 어떤 사람은, 돈 계산할 때 한번 만나는 짧은 순간에도 굉장히 호감가고 인상 깊은 사람들이 있다. 나는 그 차이가 뭘까 오랜 시간 고민을 했었는데, 그게 그 사람들의 예쁘고 잘생겼나 아니나 하는 외모보다는, 무언가 자신들의 직업을 대하는 자세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결국 그 자세는 저자가 말한 것처럼 본인이 공동체에 이득이 되는 구성원이라고 생각하는 긍정적인 사고방식과 "소명"에서 - "두 번째 산"에서 - 나오는 것이라는 결론에 다달았다. 

결국 이 책은

인생의 두 번째 산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개인주의에서 관계주의"로 가야 하는 이유와 그 방법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책이다. 

서평을 쓰는 게 어려웠다.

처음에는 나도 저자처럼 개인적인 이야기들이 많이 나와서 결국 다 지우고 다시 썼다.

그러다보니 내용이 이상기묘하게 줄어들었다. 

음... 어떤 사람들은 읽으면서 맞지 않다고 느끼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왜냐하면 이 책은 이렇게 살면 돈 많이 번다는 이야기가 전혀 아니기 때문이다.

공허함, 두려움, 허무함을 자주 느끼는 사람이라면 좋은 길라잡이가 될 것이다.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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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바로 일본어 독학 첫걸음 (본문 mp3 파일 + 주요 문장 동영상 강의 DVD 포함) - 무조건 따라하면 통하는 일본어 회화
이민정 지음 / 탑메이드북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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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어 공부를 이번에 좀 진지하게 해볼까, 하고 여기저기 알아보던 중 마침 서평 이벤트가 있어 신청, 운 좋게도 책을 받게 되었다. 나는 그룹이나 학원에서 공부하는 것보다 독학으로 교재와 인터넷 강의가 더 잘 맞는 사람이라 제목 그대로 "바로바로 일본어 독학 첫걸음"이 내 공부 성향에 적합할 것 같아서.



책을 받고 공부해 본 결과... 진짜 일본어 초짜인 나에게는 사알짝 어려웠다. 내가 어느 정도 초짜냐면 스미마셍 오겡끼데스까 아리가또 오하이요 오까이리 이께다끼마스~ 밖에 모르는 사람이다. 다시 말해 히라가나 카타카나도 모르는 완전 생 초짜라, 나와 같은 완벽한 생 비기너라면 이 책이 약간 힘들 수 있다(그 이유는 뒤에 책 내용을 보면서 적어보겠다). 

이 책은 히라가나 가타카나를 어느 정도 자유롭게 구사해서 기본적인 독해가 가능한, 완전 생 초짜가 아닌 기본기가 갖춰진 비기너에게 더 적합할 것 같다. 

교재 안에 CD가 있어 나와 같은 생초짜가 공부하는데 더 도움이 될 수 있었겠지만, 안타깝게도 난 현재 임시 거주지에 있어 시디롬이 있는 컴퓨터는 없는데다가 가지고 있는 건 시디롬 없는 노트북뿐이라서 - 발음 등에 조금 더 도움일 받을 수 있었겠지만 그럴 수 있는 환경이 아니라는 점도 미리 밝혀둔다. 


전반적인 목차나 이 책의 의의에 대해 쓴 글은 좋다.

책에 나와 있는 회화만 다 외워도 여행 레벨 이상의 일본어 실력을 가질 수 있을거란 생각도 들었다. 

특히 나처럼 일본어 자격증을 딸 생각이 없고 그저 일본 애니메이션이나 영화, 그리고 여행에서 조금 더 현지에 잘 적응할 수 있는 일본어가 목표인 사람에게는 더할나위없이 적합하다. 



그러나, 

앞서도 말한바지만 나처럼 히라가나 가타가나도 모르는 완벽한 생초짜에게는 조금 버거운 책이다. 


왜냐하면,

1. 책에 나와 있는 회화들을 습득하기 위해서 아래와 같은 설명문과 회화 문장들을 적어도 읽을 줄은 알아야 하는데, 읽을 수가 없다는 것이다.

2. 그리고 아래 사진에서도 알 수 있듯이, 회화 문장 아래 있는 발음들이 글자 밑에 바로 있는 게 아니라서   어떤 글자가 어떤 발음이고 어떤 뜻인지, 나와 같은 일본어 생초짜가 공부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히라가나와 가타가나만 알아야 하는 게 아니라 그 이상의 기본기도 갖추고 있어야 한다. 



내가 가지고 있는 다른 외국어 회화 책이랑 비교를 해보자.

나는 신HSK5급 자격증을 가지고 있고, 중국어를 잊지 않기 위해서 아래와 같은 <즉통 중국어 회화 사전>이라는 책을 하루에 30분 정도 공부하고 있다. 구매한지 매우 오래된 책이다. 출판연도를 살펴보니 2006년이었으니까 뭐.  



두 책을 이렇게 나란히 놓고 보면 색차 구별과 회화 리스트 섹션이 비슷하다. 

이 중국어 회화 책도 일본어 회화 책처럼 상황별로 회화 문장들이 묶여 있다. 



내가 HSK5급 소유자라서 이 책이 상대적으로 더 쉬워보이는 확률도 있을 것이다. 

그런데 그런 부분을 인지한다 하더라도 이 중국어 회화 책은 공부하기가 훨씬 수월하게 되어 있다.

일단 발음 기호가 정확하게 그 글자 밑에 적혀 있고,

영어와 한글이 동시에 있어서 읽기가 쉽다.

(물론 중국어는 모든 발음 기호를 영어로 쓰기 때문에 일본어와는 다르다) 



그래서 이 책에 대한 개인적인 소견을 밝히자면

일본어 회화를 공부하기에는 좋은 책이지만

완벽하게 생 초짜에게는 조금 부담스럽고

어느 정도 기본기를 갖춘 비기너에게 더 적합한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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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이상한 사람 때문에 힘들었습니다 - 나를 괴롭히는 성격장애자에 대한 슬기로운 대처법
정희정 지음 / 꿈의지도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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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좋구나. 

처음에는 제목이 자극적이라 느껴져서 그저 그냥 시중에 나온 차고 넘치는 자기개발/계발서나 심리 이야기만 두리뭉실 다룰까봐 걱정했었는데 다 읽고 나니 내용도 충실하고 훌륭할 뿐더러, 제목도 적절하다는 결론에 다다랐다. 


제목이 사람을 확- 끄는 건 분명하다. 그런데, 그러니까, 음, 뭐랄까, 이 책을 내가 서점에서 골라서 계산대에 가지고 가기에는 어딘가 음,  조금 부끄럽다고 해야하나, 쑥스럽다고 해야하나. 그런데 분명 시선은 끈다. 왜냐하면 누구나 이런 생각 한번쯤 다 하고 살았을테니까. 특히 매일매일 출근지옥지하철버스자동차로 업무를 시작하는 이 세상 모든 직장인분들, 오늘도 하루 10시간 이상 마주해야하는 그 "이상한 인간"때문에  잠 못 이루고 머리 빠지고 술 마시면서 스트레스 푸는 이 세상 직장인 분들, 당신들에게 도움이 많이 될겁니다.  



책에도 나와 있는 이야기인데, 대체 언젠가부터 "틀린게 아니고 다른거다"라는 말이 유행하기 시작하면서 각종 부당한 상황과 무례한 사람들에게도 이해와 협력을 요구하는 사회 분위기가 팽배해 진 걸까. "다르다"라고 해서 받아들일 수 있는 선이 있고, 그렇지 않은 기준이 있지 않나. 무엇보다 매일매일 같이 있다가 내 뇌가 터질 것 같은데 단순히 "다르다"라고 아무 대처도 못하고 그냥 그 사람이 원하는대로 질질 끌려가며 힘들게 살 수는 없잖아.

공부도 되고 분석도 되고 대처법도 있고 자기 진단 및 자기 검열도 할 수 있다. 

딱 두 군데 오타가 있는 것 빼고는 처음부터 끝까지 뺄 내용도 없고 쓸데없는 군더더기조차 없네요. 

목차도 굿. 



1장은 성격과 성격장애가 무엇인지, 그리고 왜 성격장애를 알아야 하는지 살펴보고,

2장은 성격장애의 대표적인 유형 10가지,

그리고 각 유형마다 

유형에 대한 정의, 

진단 문구(자신도 해당할 수 있기에), 인터뷰, 기본 정보, 진단 기준들, 원인 찾기, 비슷해서 헷갈리는 다른 증산들과 비교분석, 대처방법(타인의 경우), 대처방법(나인 경우)가 나오고,

마지막 3장에는 전반적으로 심리적 면역력을 키울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쓰고 있다.  


 


"보통 사람은 성격 장애를 가진 사람을 이길 수 없다.

성격장애에 따라 그 증상은 다양하겠지만 의외의 포인트에서 화를 내고,

그 원한이 오래가며, 그 앙갚음이 집요하다."





이 책에서 좋았던 부분은 성격 장애를 가진 사람을 무조건 "다르다"라고 여기며 억지로 이해하고 함께 하기를 강요하지 않고, 무엇보다 자기 자신도 성격 장애를 가졌을 수 있으니 자신을 돌아보는 진단법을 객관적으로 제공한다는 점이다. 


"성격이란 생각하고 느끼고 생각하는 습관이다."



"사람들은 각자의 성격 경향을 갖는다. 

성격 장애는 그 경향으로 인해 대인관계가 지속적으로 심각하게 

치명적인 문제를 일으키는 성격을 말한다. "



성격장애의 요인으로 유전과 환경의 영향력을 살펴보는데

성격장애에 미치는 유전적 요인은 40~60%로, 

평균적으로 50~90%에 해당하는 다른 질환(비만, 당뇨, 고혈압, 지능 등)에 비해 낮았다. 

그러니까 성격장애에 유전적 요인도 고려해야하지만,

그보다는 환경이 더 큰 비중을 차지한다는 점이다. 

특히 유아기 시절, 어린 시절 때 일어난 사건들과 인간관계들이 어른이 되어서도 지속되고

결국 성격장애로 이어진다.



10가지 성격장애 유형은 다음과 같다.


1. 편집성 성격장애 - 날 속이지마. 널 못 믿어!

2. 강박성 성격장애 - 내 말이 맞아. 내 말대로 해!

3. 조현성 성격장애 - 그냥 혼자가 좋아!

4. 회피성 성격장애 - 아무도 날 좋아하지 않아!

5. 연극성 성격장애 - 주인공은 나야 나!

6. 자기애성 성격장애 - 내가 세상에서 최고야!

7. 반사회성 성격장애 - 당신의 마음따윈 관심없어!

8. 의존성 성격장애 - 버리지만 말아요!

9. 경계성 성격장애 - 천사거나 악마거나!

10. 조현형 성격장애 - 어느 별에서 왔니?


그리고 각 유형마다


유형에 대한 정의,

진단 문구 리스트(자신도 해당한지 확인 가능하다), 

인터뷰, 

유형에 대한 기본 정보, 

유형에 따른 진단 기준들, 

원인 찾기, 

비슷해서 헷갈리는 다른 증산들과 비교분석, 

대처방법들 (타인의 경우) 

대처방법들 (나인 경우)가 나와서


자기 자신을 돌아보는 동시에 이런 유형의 성격장애를 가지고 있는 사람에 대해 적절하면서도 실질적인 대처방안이 나와 있다. 동시에 이러저러하면 역반응이 나온다는 것도 알 수 있어서 직장 생활뿐만 아니라 그냥 일반 교우 관계나 가족 관계에서도 적용이 가능해서 좋다.



내가 유심히 본 성격 유형은

연극성 성격장애, 자기애성 성격장애, 반사회성 성격장애였다.


첫번째 연극성 성격장애는 운동했다면서 아무리 생각해도 과하게 성적인 사진들을 올리는 유명인들을 떠올렸고 (왜 엉덩이를 그렇게? 왜 가슴을 그런 식으로? 왜 바지를 그렇게 심하게 내리고 왜 옷을 그렇게 과하게 들어 올려요? 아무리 좋게 생각하려고 해도 그냥 건강하게 운동해서 몸의 변화를 사진 찍어 올리는 사람들은 그렇게 엉덩이를 내밀고 옷을 벗어 제끼는 19금 화보 포즈로 올리지 않아요)


두번째 자기애성 성격장애는 대학 때 알던 어떤 친구를 떠올렸고,


마지막 반사회성 성격장애는 2달 전에 농촌 일자리를 체험하며 만났던 농가주가 떠올랐다. 



자기애성 성격장애는 이해할 수 없었던 그 대학 친구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었다.

그리고 역시나 연락을 끊은 게 잘한 거라는 걸 알 수 있었다.  


처음 이 친구를 알게 되면  자신감 넘치고 씩씩해보여 좋았는데, 시간이 지나면 지날 수록 어딘가 불편해지기 시작했다. 


그 친구는 한마디로 제멋대로였다. 

말을 뇌를 거쳐서 나오는 게 아니고 그냥 내질렀는데, 본인은 그게 솔직하고 뒷담화 안하는 좋은 성격이라 생각하는 듯 했고, 게다가 남자에 대해서도 “내가 저런 애들을 만날 것 같냐”라고 말하면서 너무 당당하게(?) “난 000에서 일해서 나보다 9살 연하 남자랑 결혼할 거야”라고 술도 안 취했는데 말하고 다녔다. 


가장 황당했던 건 3년 전에 제주도 여행을 가기로 했을 때였다. 간다고 했으면서 마지막까지 연락이 없어서 정말 바쁜가보다, 하고 그냥 나 혼자 제주도로 갔는데 갑자기 느닷없이 등장하더니 왜 자기한테 말 안하고 갔냐며 적반하장으로 굴기까지 했다. 덕분에 1인용 숙박을 갑자기 2명으로 장소까지 변경해서 예약해야했고, 그러다가 갑자기 또 말했던 일정보다 하루 먼저 가서 2명으로 예약했던 숙박 시설을 나 혼자 자야해서 숙박비가 배로 드는 일이 생기고 말았다. 그 애는 만나자마자 내가 일했던 근무지에 대해서 묻더니 어떻게 들어가냐며, 방법을 알려달라, 공부를 어떻게 해야하냐 무얼 준비해야 하냐 등등을 물어봐서 다 알려줬더니, 그 다음 바로 예상 날짜보다 하루 먼저 비행기 타고 돌아가버렸다.


책에 나와 있는 것처럼 자기가 세상에서 최고인 줄 알고 남을 이용하고 이용이 끝나면 그냥 버리는 애였다. 자기가 늘 누구를 안다, 누구를 안다 하는데, 한번은 내가 너무 기가 차서 그렇게 아는 사람들 많으면 그 사람들한테 묻지 왜 나한테 묻냐라고 말했더니 화를 냈다. 직설적으로 말하는 애라서 똑같이 직설적으로 말을 했더니 택시 안에서도 화를 내서 얘는 도대체 뭘까 싶었다. 한편으로는 이렇게 불편할 정도의 자신감에 넘치는 애는 인생 사는 게 참 편할 거란 생각도 들었다.


이런 성격의 원인에 대해서 저자는 부모로 과한 애정을 받았거나 반대로 무시나 학대를 받은 트라우마가 있다고 하는데, 후자일거란 생각에 결론에 다다랐다. 자기 가족 얘기를 극도로 싫어하고 과하게 꺼려했고 무엇보다, 친언니가 있는데 언니 이야기만 나오면 “언니는 아무것도 안한다”며 언니에 대해 더이상 묻지 말라는 이야기를 20살 때부터 해서 - 그게 너무 이상해서 추측상 친언니가 선천적 장애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던 적이 있었다. 부모의 관심이 모두 장애인인 언니에게 가서 아무도 자신을 챙겨주지 않고 도리어 무시 당하는 유년기를 변해 자신이 최고라고 생각하며 변한 아이. 난 그 친구를 그렇게 생각하게 됐다.


그리고 그런 사람에 대한 대처법이 몇 가지 나오는데, (안그러면 남 욕/음해하고 자기 멋대로인데다가 일을 그르치기 때문에) 그런 성격을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이 있어서 좋았다. 부하 직원이 이런 성격이면 경쟁심과 질투심을 자극해 일을 열심히 하는 동기부여를 마련할 수 있고, 칭찬을 목 마르고 그게 당연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부정적 피드백을 할 때도 반드시 칭찬을 섞어서 하고, “깍쟁이 같은 태도도 필요하다”며 반드시 적절한 선을 그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그리고 마지막 조언은,  “피할 수 있다면 피하라”였다. 나는 피하는 선택을 한 게 잘한 것 같다. 


만약 자신이 자기애성 성격 장애를 가지고 있다면 타인에 대한 비난을 멈추고, 타인의 피드백을 경청하고, 실수할 때 인정하고 사과하고, 도움 받을 때 고마움을 표현하고, 남들과 하는 협동 프로젝트를 조금씩 하라고 하는데 - 정말 그 친구 생각이 안 날수가 없었다. 




반사회성 성격장애. 농가주. 

술 먹고 운전하고 하루 일하러 온 대학교 1, 2학년 남자애들에게 욕하고 바로 그 다음에 싱글벙글 거렸던 농가주가 생각났던 반사회성 성격장애. 



심리 면역력을 높이는 방법.


오 이런 것도 좋았다.


물론 각 장에 이미 성격장애 유형과 함께 대처 방안 - 타인의 경우와 나 자신이 그런 성격장애를 가지고 있는 경우 - 들이 나와 있지만, 이번 장에는 그 대처 방안들과 별개로 성격 장애 유형에 맞추어 자신의 “심리적 면역력”을 강화시킬 수 있는 방법이 구체적으로 나와 있다.



자동 생각 회로를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적어보고, 바꿔보기



일단 생각 회로를 다음처럼 정리한다.



기본 신념  → 사건 → 자동적 사고 → 감정  → 행동



그리고 위의 흐름대로 각 성격장애가 어떤 경험을 했을 때 위의 생각 회로가 어떤 식으로 흘러가는지를 보여준다. 


따라서 자신이 어떤 성격 장애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면 위의 생각 회로를 다음과 같이 바꾸어서



사건 → 감정 → 자동적 사고 → 기본 신념 → 다르게 생각해보기 



어떤 사건을 바라보는 자신의 감정과 행동 변화를 보다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변화시킬 수 있는가를 알아볼 수 있다.





글쓰기를 통한 치유



“글쓰기는 모호하고 복잡한 상황 또는 막연하고 불안한 감정의 실체를 드러나게 하는 데 효과가 있다. 또한 그를 통해 성찰하고 성장하는 기회를 준다. (...) 무의식적으로 일어나는 자신의 삶을 ‘거리두기, 관찰하기, 명료화하기, 직면하기, 성찰하기, 수용하기’를 가능하게 해 준다.”



자신의 행동에 대해 반추할 수 있게 해주니까. 행복하고 감사했던 사건을 잊지 않게 해주고. 특히 자신이 들였던 노력에 대해 객관적으로 볼 수 있고 스스로 자신감을 갖게 해주는 발판을 제공해주는 것 같다. 또 시간이 지나고 나서 그 글들을 읽어보면 당시에는 인지하지 못했던 나의 생각 패턴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고. 








글쓰기 방법



우선 편안하게. 중요한 건 “글쓰기를 통해 치유하고 성장하려면 글쓰기를 일상처럼 꾸준히 빼먹지 않고 하는 것임을 명심하면 된다”는 것.



단, 글쓰기 공통점은 “긍정과 성장에 집중"해야 한다는 것.



하루를 돌아보고 좋았던 점을 기록하는 ‘긍정 글쓰기’


하루를 돌아보고 배우고 느낀 점을 기록하는 ‘성찰 글쓰기’


목표를 세우고 그것을 이뤄나가는 ‘성장 글쓰기'


오늘 하루 동안 감사한 것을 기록하는 ‘감사 글쓰기’




개인적으로 이 부분에서 내가 유독 기억해야 겠다고 생각했던 부분은 "부정적인 감정을 쏟아내고 자신과 누군가를 비난하는 ‘데스노트”를 만드는 것은 좋지 않다는 점, 그리고 “자신의 동굴로 들어가는 수단이 되어서는 안된다"는 점이었다.




마지막으로 심리적 방어 기재들 중 대표적인 9가지를 간단하게 설명해준다.


부정, 전치, 투사, 합리화, 신체화, 행동화, 퇴행, 허세, 수동공격.


이 리스트를 보면 내 주변 인물들이나 나 자신이 스트레스를 받았을 때 뭐가 나오는지 생각해 볼 수 있다. 나는 확실히 신체화인 것 같다. 몸살 나고 두통, 구토증, 소화 불량 등등. 





책을 마무리하는 저자의 글과, 하인리히 법칙에 대한 언급도 마음에 들었다. 


그래, 부모가 원망스럽지만 이제 와서 어떡하겠냐. 나도 저자의 말에 동의한다. 어쩌겄어. 어쩌겄어요. 그게 사실이어도 이제와 뭘 어쩌겄어요. 이제 정말 건강하고 행복하고 씩씩하게 살아야 하지 않겠어? 자신을 사랑하고 자신을 잘 보호하면서.






"하인리히 법칙이란 것이 있다.

1:29:300의 법칙이라고도 한다.

1번의 큰 재해는 

29번의 작은 재해 후에 발생하고,

29번의 작은 재해는 

300번의 사소한 사고에 의해 발생한다는 것이다.

이 법칙을 뒤집어 보면 

1번의 위대한 성공은

29번의 성공 경험에서 오고,

29번의 성공 경험은

300번의 작은 실천에서 나온다."




다시 말해 모든 건, 특히 새로운 습관을, 그것도 성격을 바꾸고 성장시키는데는

짧은 시간 안에 이루어질 수 있는 건 아니지만, “갑자기 대변신”할 수는 없지만,

“매일 할 수 잇는 작은 실천을 고민하고 꾸준히 실행해 옮기면서 조금씩 변하는 것이다”.

그리고 변할 수 있다.


실질적이면서도 효율적인 책이네. 공부도 된다.


추천.





추신: 

회피성 성격 장애 중 하나로 무라카미 하루키를 예로 들었다. 나도 동의.

강박성 성격 장애와 편집성 성격 장애를 동시에 가지고 있었던 인물로 영조를 예로 들었다. 역시 동의


추추신:

 오타 부분이 2군데 있다. 아마 맞춤법 검사로도 안 나오는 곳이라서. 

1) p.120: "차라기 쿨해 보여 더 낫겠다" - > "차라리"

2) p.228: "어른 시절부터 반복되는 부정적 경험으로 높은 스트레스를 받은 아이들은" -> "어린 시절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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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으로 사회를 바라보다
고건 지음 / 지식과감성# / 2020년 7월
평점 :
품절


독자층을 조금 더 명확하게 규정했으면 좋았을텐데, 아쉽다. 



심리학으로 사회를 바라본다고 해서 많은 기대를 했는데, 목차부터 작법, 기승전결 연결과 이야기하고 싶어하는 심리학 이론 등에서 아쉬움이 있는 책이다. 차라리 청소년용으로 심리학 전반을 가볍고 다양하게 다루는 방향으로 책을 잡았다면 조금 더 유익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저자가 나이가 어떻게 되는지 모르겠지만.. 


처음에 읽으면서 감사의 글에 "쌤에게 너무나 고맙고"라는 표현이 있고, "어그로 끈다"나 "관종"이란 표현이 두어번 일상 용어처럼 나와서 놀랐다. (책 페이지 밑에 설명이 있기는 하다. "관종: 관심 종자라는 뜻", 이렇게.)


단어 선택뿐만 아니라 문장 표현력, 그리고 심리학 이론을 설명하기 위한 사례 몇몇은 (내가 파악하기에는) 적절하지 않은 것도 있는 등, 이 책의 취지는 진지한 제목과는 조금 다르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 



목차는 다음과 같다. 


1장 - 10대 심리

2장 - 마케팅 심리

3장 - 사회 심리

4장 - 사이버 심리

각 장마다 저자가 이야기하고 싶어하는 세부 심리학 이론과 사례가 한 주제당 짧게는 2쪽, 길게는 4쪽씩 있다. 


1장 10대 심리. 

왜 10대 심리라고 제목을 정했을까? 10대에 두드러지게 등장하는 심리라는 뜻인 걸까? (여기서 10대 심리는 ten이 아닌 teenager란 뜻의 10대를 말한다) 그런데 그렇다고 하기에는 목차에 나오는 심리 현상들은 비단 10대뿐만 아니라 어른들을 포함해 사회 전반적으로 이슈가 되었던 "인기 심리"들이라, 꼭 10대로 한정 짓기에는 문제가 있었다. 게다가 10대라고 하면서 그 나이에 그렇게 중요한 사춘기나 성욕 등과 같은 성에 관한 심리나 현상은 하나도 다루지 않는 점도 의아했다. 

가령 은둔형 외톨이/히키코모리 문제나, 다이어트, ADHD, 미루는 습관, 도박 문제 등, 10대에 주로 나타나는 심리 현상을 나열하고 싶었다고 하기에도 각 문제당 2쪽에서 4쪽은 일단 분량상으로도 너무 짧고 - 왜냐하면 책 내용이 "어떤 심리 현상" - "이 현상에 대한 한국 사례(5줄~10줄 정도)" - "이 현상이 뜻하는 심리 현상과 그 뜻" (10줄~15줄 정도) - "(간혹) 외국 사례" - "(몇몇) 저자의 의견)" 이런 방식으로 계속 글을 쓰고 있기 때문에, 깊이 있게 무언가를 알아가거나 공부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게다가 이미 언급했던 바이지만, 이미 사회적으로 많이 다루어지고 있는 심리 현상들이라 저런 기본 정보는 이미 미디어에 넘치고 넘쳐서. 



2장 마케팅 심리, 3장 사회 심리, 4장 사이버 심리.

이 중 몇 개는 사례를 잘못 들었다는 생각이 들었고, 어떤 부분은 글의 취지가 산으로 간 것 같다고 느껴지는 부분도 있었다. 

예를 들어 마케팅 심리 중에서 '메뉴 단일화의 효과'를 이야기하며 백종원의 골목식당 이야기를 하며 "인간에게는 다양성의 욕구가 있다"는 논지로 들어가면서 왜 메뉴가 하나가 아니라 수십가지가 올려져 있는지 말한다. 그런데 그 프로그램에서 백종원이 메뉴를 단일화시키라고 말하는 이유는 그 식당 직원들이 기본적인 음식 조리 능력이 안되는데 메뉴를 너무나도 많이 올려놔 음식의 위생 상태를 비롯한 맛 등의 품질을 (안그래도 안 좋은데) 더 안 좋게 만들기 때문에, 본인 능력에 맞게 한번에 한 두가지 메뉴만이라도 잘할 수 있도록 메뉴를 여러가지 말고 단일화 시키라고 조언한 것이다. 사람들에게 다양성의 욕구가 있다는 것을 말하고 싶어서 메뉴판을 다양한 메뉴로 늘어놓는 걸로 예를 들고 싶었던 것 같은데.... 글 연결이 부자연스럽다. 



"독점시장" 이야기도.

갑자기 왜 책에 삽입했는지 그 주제성이 이해가 가지 않았다. 독점시장은 사회적 경제적 현상이지 심리 현상이 아니고, 거기에 따른 수수료 인상은 가맹주와 배달업체간의 이익 관계에 대한 문제지 그들의 심리 현상, 심지어 소비자의 심리 현상과는 아무 상관이 없기 때문이다.



"60초 후에 뵙겠습니다"를 자이가르닉 효과와 연관 시키며 방송국의 중간 광고도 이와 같다고 하면서 글을 쓴 부분도 난감하다. 

외국의 경우 20분짜리 시트콤이 광고까지 더하면 대략 40~50분정도 한다. (40분짜리 드라마는 광고 시간 포함해 1시간 정도 한다) 광고 시간이 우리나라보다 길고 중간 삽입이 허락된 이유는 그게 돈이 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이와 같은 중간광고를 처음에는 케이블만 허용하다가 나중에는 (미디어의 변화로 현재 돈벌이가 시원찮은) 공영방송국들도 드라마나 예능 프로를 이제는 1부, 2부 이렇게 나눠가면서 현재 나와있는 언론법망을 요리조리 피해가며 중간 광고를 넣는다. 다시 말해 이건 돈과 연결된 일이지, 자이가르닉 효과와는 상관이 없다. 


"친환경 브랜드의 효과"를 다룬다고 해서 친환경 브랜드 효과가 사람들에게 어떤 심리적 효과가 있는 건지, 실제 같은 브랜드여도 "친환경"이라는 딱지가 붙으면 소비자 심리에 어떤 변화를 주는지에 대해 이야기하는 건줄 알았는데.. 이야기가 갑자기 '기업들이 친환경 브랜드를 만들도록 할 수 없다'라는 쪽으로 간다. 

...?


"유사품, 모방 효과"라고 해서, 뛰어난 사람이나 물건을 따라하고 싶어하는 사람의 심리를 말할 줄 알았다.

예를 들어 스티브 잡스가 운동화에 청바지, 검정색 터틀넥 캐주얼 입으니 어느 순간 다들 그런 옷을 따라하고, 어떤 제품을 기획하고 만드는데 - 예를 들어 애플과 삼성을 모방하고 따라하는 샤오미같은 경우말이다 - 그런 부분을 전혀 다루고 있지 않다. 



오히려 글 끝부분에는 저렇게 "오마주, 표절, 모방이 단순 나쁜 기능만 있는 것은 아니다"라는 말을 한다. 오마주는 나쁜 게 아니지. 모방도 따라하다가 자신만의 개성을 넣어 그 이상의 작품을 만든다면 모방 역시 나쁘지 않다. 음악을 예로 든다면 디스코 장르를 모방하다가 텔미나 웬위디스코같은 인기곡이 나온다. 그런데 표절은 다르다. 표절은 말그대로 처음부터 끝까지 그냥 베끼는 건데 - 불법이고 인성에 문제가 있는건데 - 표절이 "나쁜 기능만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하다니! 


게다가 그 예로 롤렉스나 구찌 표절작들을 예로 들며 그들이 아랑곳하지 않는다고 하는데... 이런 명품 브랜드는 따라하는 "짝퉁"때문에 연간 피해액과 루이비통 고소 사건 등, 그 명품 기업들이 절대 "아랑곳하지 않는"게 아닌데... 왜 예시를 이렇게 들었을까. "유사품 모방 효과"라는 심리 현상에 대한 이야기도 없고 예도 적절치 않다. 






서평하라고 받은 책이여서 예의를 다해 열심히 읽었다. 

그리고 놀랄지 모르겠지만, 이 짧은 서평 글을 쓰는데도 5시간이 걸렸다.



책을 읽고, 내용을 파악하고, 사진을 찍고, 그걸 정리하고, 

이야기할 부분과 그렇지 않은 부분을 3번 이상 읽고 다시 생각하고 지우고 다시 썼다.



물론 나 한명이 책에 대해서 글을 쓴다고 세상이 변하는 건 아니겠지만,

그리고 저자가 책에 쏟은 정성의 반도 안되겠지만,

서평하는 나도 시간과 에너지를 쏟는다는 걸 알아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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