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멘토와 멘티 - 내 인생의 등대를 찾아 떠나는 여행
로이스 J. 자카리 지음, 장여경 옮김 / 스마트비즈니스 / 2009년 2월
평점 :
절판
“결혼을 했다고, 아이를 낳았다고 모두가 어른이 되는 것은 아니다. CEO가 되었다고, 성공의 결과물이 크다고 모두가 멘토가 되는 것은 더더욱 아니다. 성숙한 어른이 되기 위해서는 연습과 공부가 필요하듯 멘토도 그냥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멘토와 멘티>에 실린 소개 글이 가슴을 친다. 그렇다. 결혼과 아이를 낳았다고 해서 어른이 아니라는 말은 주변의 몇몇, 아니 사방팔방 수두룩한 꼬락서니들을 보아 백번 공감을 한다. 그렇다면 이 책에서 말하는 어른의 기준이란 무엇일까.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멘토(mentor)의 자격을 갖추었는가의 여부이다.
그리스신화에서 유래한 멘토란 ‘지혜롭고 믿을 만한 조언자(a wise and trusted advisor)라고 할 수 있고 멘티(mantee)는 조언을 받는 사람, 멘토링(mentoring)은 지도(coaching)하는 일을 포함하여 그와 관계된 모든 역할을 의미하는 단어라고 할 수 있다. 즉, 멘토의 역할은 조언자(advisor), 후원인(sponsor), 후견인(Tutor), 옹호자(Adocata), 인도자(Guide)’라는 의미이다. 논어에서 "셋이 길을 가면, 그중에 반드시 스승이 있다"는 말이 있는데, 나는 과연 나는 스승 즉, 멘토의 자격이 있을까. 그러니까 난 어른일까.
그러나 주눅들 필요는 없다. 공자께서도 말씀하시길, 같이 걸어가는 셋 중 한 명은 분명 스승이 될 만하다고 했다. 이 구절은 누구들 배울 점이 없으랴, 는 의미로도 많이 쓰이지만 그보다는 배움과 가르침의 관계란 서로 늘 열려 있어야 한다는 유연함을 의미한다. 다시 말해 호혜 관계의 중요성을 역설하는 것이다. 스승이 될 만한 자를 엉뚱한 곳에서 찾기 시작하면 평생을 스승만 찾다가 허비하게 될 일이다. 다시 말해 멘토란 훌륭한 멘티이기도 한 셈이다.
멘토와 멘티를 위한 멘토링 프로그램 실전 가이드북임을 내세운 <멘토와 멘티>에서도 가장 경계하는 점이 바로 멘토와 멘티 사이의 관계 설정이다. 지배하거나 혹은 매달리거나, 멘토와 멘티의 관계가 어느 한쪽으로 일방적인 상황이 되면 반드시 그 관계는 깨지고 만다고 내내 경고를 한다. 내용, 일정 등 소프트웨어는 상황마다 천차만별이라도 하드웨어로 멘토와 멘티의 관계는 서로 똑같은 노력을 기울이지 않으면 결코 성공할 수 없다고 딱 잘라 말하고 있다.
멘토링 전문가로 컨설팅 회사 대표이기도 한 저자 로이스 J. 자카리가 쓴 이 책의 장점은 관계를 처음 맺고 매듭짓는 모든 과정에서 벌어질 수 있는 상황을 사례를 통해서 문제를 제시하고 예제와 연습을 통해서 질문을 던진다는 점에 있다. 다만 그 사례가 주로 회사 업무와 관련하여 ‘일적인 관계’에 집중된 경향은 있지만 예제와 연습에서 제시한 과정은 멘토와 멘티 사이의 관계를 명확하게 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될 만하다.
무엇보다 인간적인 유대, 오해, 불만족, 불의의 상황 등으로 자칫 흐지부지되기 쉬운 마무리 관계(어쩌면 가장 어려운 단계)에서 확실히 좋은 결과와 마무리를 이끌어낼 수 있을만한 팁과 지침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간과하기 쉬운 부분을 비중을 두어서 짚는다. 종료 단계가 “관계의 적극성 여부와 상관없이 성장과 성찰의 기회를 제공하고 멘토와 멘티가 학습의 결과를 수확하고 전진할 수 있는 발전의 기회가 된다”는 점을 역설한다는 점에서‘멘토와 멘티의 여행은 이 책 안에서 시작되고 끝이 난다!’는 추천 평처럼 지나침이 없다.
마르크스, 케인즈, 하이에크에 이어 협동조합과 시민의 주체를 내세운 경제학자 칼 폴라니의 사상연대, 즉 호혜와 공정을 바탕으로 한 경제체제가 몇몇 이상주의자의 주장이나 선택이 아니라, 필수로 대접받고 있다고 한다. 이런 점에서도 개인과 개인의 관계를 형성하는 멘토와 멘티의 관계가 단순히 가르치고 배우는 과정이 아님을, 또 실용서인 <멘토와 멘티>를 읽기에 앞서 그 가치에 우선 주목해봄직하다.
<인상깊은 구절>
오늘날 "지혜는 권위적인 스승에서 복종하는 제자에게로 전해지지 않으며, 스승과 제자 모두 직장과 세상에 대해 좀 더 많이 이해하기 위해 견지하고 있는 학습관계에서 발견된다."
25P
일부 멘토는 개인 간의 궁합을 상당히 중시한다. 마치 그것이 멘토링 관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라도 되는 양 말이다. 멘티와 멘토는 공감, 우정, 융화, 유대, 유사함을 멘토링 화학작용에 대한 리트머스 테스트로 간주하고 있다. (중략) 화학작용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도 성공적으로 멘토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 화학반응이 아닌 존중은 개개인이 효과적으로 참여하고 서로에게서 배움을 얻는 데 도움이 된다.
198~199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