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사병은 콜레라와 증상이 동일하다는 것을 확인시켜 주었다. 그는 신경을 진정시키기 위해 참피나무의 꽃을 달여 먹이라고 처방해 주었으며, 안정을 되찾을 수 있도록 멀리 떨어진 곳으로 가서 분의기를 바꾸어보라고 권했다. 하지만 플로렌티노 아리사가 갈구하던 것은 이러한처방과 정반대였다. 그는 자신의 순교를 즐기고 싶었던 것이다.
트란시토 아리사는 행복을 추구하는 본능이 가난으로 인해 좌절되었던 아픈 과거를 지닌, 사십 대의 자유로운 여인이었다. 그녀는아들의 고통을 자신의 것인 양 지켜보면서흐뭇해하고 있었다.
아들이 헛소리를 할 때면 달인 약을먹였으며, 오한을 느낄 때는 담요를 덮어 주었다. 그러나동시에 그에게 허약한 상태를 즐기라고 기운을 북돋워 주면서 이렇게 말하곤 했다.
"이 기회를 실컷 이용하도록 해, 넌 젊으니 가능한 한모든 고통을 겪어보는 게 좋아. 이런 일이 평생 지속되는 건 아니거든." - P1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