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터 벤야민 평전 - 위기의 삶, 위기의 비평
하워드 아일런드.마이클 제닝스 지음, 김정아 옮김 / 글항아리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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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야민 생애를 따라 그의 저작들을 함께 살펴볼 수 있는 좋은 책. 하지만 번역은 성실함과 배려가 조금 부족해 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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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를 만든 영웅들 - 플루타르코스 영웅전, 그리스어 원전 번역 원전으로 읽는 순수고전세계
플루타르코스 지음, 천병희 옮김 / 도서출판 숲 / 200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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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이나 번역에 있어서 문제가 있는 책은 아니나 책의 조판에 상당한 문제가 있는 듯하다.

가장 대표적인 부분이 테미스토클레스전 마지막 부분에서 그 문제가 드러나는데 195페이지의 마지막 문장이 196페이지 초반부에서 다시 반복되고 있으며, 마지막 구절이 채 끝나지 않았는데 테미스토클레스전이 끝나버리고 다음장(障)인 페리클레스전이 바로 이어진다.

초판본을 사서 보고 있는 관계로 개정판이 나와서 이러한 문제점들이 고쳐졌는지는 알 수 없지만, 훌륭한 내용과 번역이 이러한 사실때문에 흠집난다는것이 상당히 안타까울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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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젊은 날의 마에스트로 편력
이광주 지음 / 한길사 / 200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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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노교수가 평생 공부해오면서 우러러보던(정확한 표현인지는 모르겠다) 서구 근대 '교양인'들의 이야기이다. 아벨라르에서 시작한 이 편력은 에라스무스, 괴테, 부르크하르트, 몽테뉴, 클림트등으로 이어져 베토벤으로 끝마친다.

다소 거칠긴 하지만 괴테를 다룬 소제목처럼 이들은 '문화냐 야만이냐'의 갈림길에서 점점 '야만'으로 변해가는 주변 상황을 염려하던 '문화'를 선택한, 말 그대로 교양인들이었다. 이러한 야만의 확산과 역으로 문화의 입지가 좁혀지는 모습은 장을 넘길수록 더욱 명확하게 드러난다. 그런 상황이다보니 아직도 '야만'이 영역을 넓혀가고 있는 현재에 있어서도 이런 교양인들이 더욱 빛나 보일 수 밖에 없을것 같기도 하다.

이들은 점점 자신의 분야에서 명성을 쌓아가면서 세상과는 조화되지 못하고 있는 모습을 보인다. 여러번 언급되었듯이 그만큼 점점 문화와 야만의 괴리가 커져가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겠지만, 이러한 상황에 그들은 (자의든 타의든) 바깥 세상의 일에 무관심해지고 초연하기까지한 모습이 느껴진다.

그랬기 때문에 오늘날까지도 그들의 이름이 언급되고 어두운 시대에 하나의 등불이 될 수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이와같은 길을 따른다는 것이 요즘같은 상황에서는 과연 최선의 방법인지는 약간은 의문이 들기도 한다.

'교양인'들의 어떻게 보면 외로워보이기까지 하는 문화를 향한 삶의 모습들이나 이들의 편력을 마에스트로로 삼고 한편생 공부해왔던 저자의 모습에서 무엇인가 안타깝거나 아쉬운 점이 없지 않으면서도 자신만의 길을 걸어왔던 모습은 저자와 비슷한 길을 걷고자 하는 나로서는 정말 부러워하지 않을 수 없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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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의 탄생
장 바티스트 뒤로젤 지음, 이규현 외 옮김 / 지식의풍경 / 200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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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제목대로 고전 고대에서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유럽'이란 단어가 어떤 의미로 사용되어 왔는지를 다루고 있다. 단순한 지리적인 범주에서 사용되기 시작해서 그것이 점차 종교적이나 정치적인 범위로 확대되어가고, 때로는 나폴레옹이나 히틀러등에 의해 전혀 다른 방향으로 이용되고 변화되기도 했으며, 오래전부터 유럽의 각 민족이나 국가가 하나의 '유럽'을 지향하였던 것이 아니라 때로는 하나가 되는 것을 거부하며 갈등과 경쟁을 빚기도 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즉 '하나의 유럽'이라는 개념은 비교적 최근에 생겨나기 시작한 것이라는 점이고, 여기에 저자는 상당히 낙관적인 희망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조금은 예전(공산권이 아직 엄연히 존재했을때)에 씌어진 책이다보니 최근에 통합 유럽 헌법의 몇몇 국가의 부결이 이루어지고 있는 지금의 상황에서는 '하나의 유럽'이 아직은 그렇게 희망적이진 않을것 같다는 생각. 그리고 시대를 쭉 거슬러 올라오면서 유럽의 개념을 설정하면서 소련(러시아)를 시종일관 비교대상으로 삼는 것도 읽는데 나름대로 눈여겨 볼만한 점일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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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를 위한 협력인가 - 비시 프랑스와 민족 혁명 책세상문고 우리시대 87
박지현 지음 / 책세상 / 200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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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사 청산 문제에 있어서 존경을 넘어서서 안쓰럽다는 생각까지 들정도의 자세를 보이는 독일과 더불어 언급되는 나라가 프랑스다.

2차 세계대전 중에 독일에 점령당하고 항복하면서 파리를 포함한 프랑스 북부는 독일의 점령지로, 그리고 남부에는 비시를 수도로 하는 새로운 프랑스 정부가 성립된다. 프랑스 현대사에서 가장 어두운 시절이었던 비시정부가 바로 그것이다.

 비시정부라하면 흔히들 단순히 독일에 협력하는 괴뢰정권으로 생각하고 과거사 청산 문제와 연결되면 당연히 청산되어야할 것으로 여기지만, 실제로는 그렇게 간단한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비시정부는 단순히 눈 앞에 닥친 위기를 수습하고 어떻게든 살아남으려 했던 것이 아니라, 대다수의 국민의 동의를 통해 성립된 것이며, 이전까지 패전과 항복이라는 위기를 통해 고질적인 좌/우 대립을 끝마치고 '새로운 프랑스(그래서 비시정부의 정식 명칭은 기존이나 지금의 '프랑스 공화국'이 아닌 '프랑스 국(國)'이었다)를 만들 전화위복의 기회로 생각했던 것이다.

좌우파의 대립을 종식하고 '민족혁명'이라는 일종의 '제 3의 길'을 모색하는데는 좌/우익 진영이 모두 동의를 한 것이지만, 그렇지만 그것이 우리네의 신간회와 같은 좌우 합작이라거나 중국의 항일 국공합작과 같은 양상으로 이어진 것은 아닌것 같다. 당장의 대독노선을 어떻게 설정해야하는가에서부터 해서 좀 더 깊이 '프랑스가 패망한 이유'를 대혁명때까지 거슬러 올라가면서 혁명 이념인 개인의 자유나 권리보다는 공동체의 이익과 권리를 중시하는 논리에서부터, 기술의 진보과 인간과 사회 윤리와의 관계를 연구하는 인간학, 그리고 농촌의 공동체에서 해결방안을 찾는등의 다양한 해결 방안을 모색하는 모습이 보여진다.

하지만 이런 민족혁명을 향한 이들의 노력은 대독노선을 둘러싼 정권의 잇다른 교체와 함께 무력하게 무산된다. 흔히 생각하는 비시정부의 (나치정권의 괴뢰정부라는데서 떠오르는) 파시즘적인 성격이라던가 일련의 대독협력(특히 유태인 문제와 더불어서) 정책들은 비시정권 말기에 있었던 일들이었다.

우리에게 있어서야 먼나라 이야기니까 과거청산할때마다 그저 단순히 예를 드는 것이 프랑스의 비시정권 문제지만, 생각만큼 간단한 일이 아닌 것이다. 분명히 우리가 청산해야 된다고 말하는 친일파만큼이나 골수적으로 친나치 노선을 보였던 정치가, 지식인들이 있었던 만큼이나 이 위기를 기회로 이용해 새로운 프랑스를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했고, 이 신념을 실천하기 위해 비시정부에 헌신을 했던 지식인들도 많았으며, 비시정부 말기에 이르러서 초창기의 '민족혁명'의 이상이 퇴색하고 친나치노선으로 일관하게 되면서 그제서야 비시정부를 포기하고 레지스탕스 활동을 벌인 사람들도 많았다. 이러한 비시정부가 가지고 있었던 민족혁명의 전통(?)은 아직도 적지않게 프랑스 지성계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우리네 과거청산문제로 다시 돌아오면, 분명히 협력과 저항이라는 이분법적인 관점에서 문제를 해결하려 해서는 안된다. 협력에 있어서도 자발적인지 아니면 전화위복의 기회를 마련하기 위한 것인지, 어쩔수 없이 순응할 수 밖에 없었던 약자들도 과연 어떻게 바라보아야 할지등 조금 더 세심한 관찰이 필요할 것이다. 하지만 문제는 역시 이러한 구분을 하는 틈을 이용해서 자신의 과오를 뉘우치지 않고 덮어버린다거나 왜곡하려는 사람들이 분명히 존재할 것이며, 청산의 목표가 단순히 과오를 저지른 사람들에 대한 처벌인지, 아니면 화해와 용서, 혹은 단순히 진실을 밝혀냄으로써 귀감을 얻는 정도에서만 그칠 것인지 등에 대한 문제등이 남게 될 것이다.

한가지 확실한 것은 이러한 비시정부에 대한 다양한 관점과 과거사 창선과 관련된 문제들은 분명히 우리의 어두웠던 시절을 되돌아 보는데 하나의 방법이 될 것이라는 점이다. 어쩌면 그토록 과거사 청산의 '모범'내지 '모델'로 언급하는 만큼이나 우리가 이 부분에 대해서 더 많이 알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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