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젊은 날의 마에스트로 편력
이광주 지음 / 한길사 / 2005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한 노교수가 평생 공부해오면서 우러러보던(정확한 표현인지는 모르겠다) 서구 근대 '교양인'들의 이야기이다. 아벨라르에서 시작한 이 편력은 에라스무스, 괴테, 부르크하르트, 몽테뉴, 클림트등으로 이어져 베토벤으로 끝마친다.

다소 거칠긴 하지만 괴테를 다룬 소제목처럼 이들은 '문화냐 야만이냐'의 갈림길에서 점점 '야만'으로 변해가는 주변 상황을 염려하던 '문화'를 선택한, 말 그대로 교양인들이었다. 이러한 야만의 확산과 역으로 문화의 입지가 좁혀지는 모습은 장을 넘길수록 더욱 명확하게 드러난다. 그런 상황이다보니 아직도 '야만'이 영역을 넓혀가고 있는 현재에 있어서도 이런 교양인들이 더욱 빛나 보일 수 밖에 없을것 같기도 하다.

이들은 점점 자신의 분야에서 명성을 쌓아가면서 세상과는 조화되지 못하고 있는 모습을 보인다. 여러번 언급되었듯이 그만큼 점점 문화와 야만의 괴리가 커져가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겠지만, 이러한 상황에 그들은 (자의든 타의든) 바깥 세상의 일에 무관심해지고 초연하기까지한 모습이 느껴진다.

그랬기 때문에 오늘날까지도 그들의 이름이 언급되고 어두운 시대에 하나의 등불이 될 수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이와같은 길을 따른다는 것이 요즘같은 상황에서는 과연 최선의 방법인지는 약간은 의문이 들기도 한다.

'교양인'들의 어떻게 보면 외로워보이기까지 하는 문화를 향한 삶의 모습들이나 이들의 편력을 마에스트로로 삼고 한편생 공부해왔던 저자의 모습에서 무엇인가 안타깝거나 아쉬운 점이 없지 않으면서도 자신만의 길을 걸어왔던 모습은 저자와 비슷한 길을 걷고자 하는 나로서는 정말 부러워하지 않을 수 없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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