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하지 않기에 더 좋은 친구가...

안 자라는 늑대와 안 보이는 빨간 모자 - 2019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 여름방학에읽기좋은책 선정, 2019 보건복지부 지원 한국의 나눔도서 선정, 2018 8월 국립어립이청소년도서관 사서추천도서 ㅣ 바람그림책 67
베로니크 코시 지음, 레베카 갈레라 그림, 이화연 옮김 / 천개의바람 / 2018년 4월

늑대와 빨간모자는 익히 알려진 그림형제의 동화다. 

그리고 그동안 많은 그림형제 동화들이 새로운 시선으로 변형되어 왔다.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된 빨간 모자의 진실도 그랬고 

늑대가 들려주는 아기 돼지 삼형제 이야기도 기존의 이야기를 살짝 비틀어 새로운 시선으로 담아냈다.

이렇게 다른 시선으로 바라보는 장면들이 좋다. 그런데 이 번 그림책은 그동안 생각해 보지 못했던 전혀 다른 방식으로 기존의 이야기를 비틀었다. 

안 자라는 늑대와 안 보이는 빨간 모자라니...

몸은 커 가지만 머리는 더 자라지 않는 지적 장애를 가진 늑대와 

시각 장애를 가진 빨간 모자의 이야기다. 

늑대는 그저 생각이 조금 느리고, 빨간 모자는 앞을 볼 수 없을 뿐 

둘은 좋은 친구가 된다. 

머리로 생각하는 것은 어려웠지만 다행히 마음 속에서는 답이 떠올랐어요

사람들은 가끔씩 나도 따돌리거든. 자기랑 달라 보이면 이상하다고 생각해

저학년 아이들이 좋아하는 X 이야기

슈퍼 히어로의 똥 닦는 법 ㅣ 튼튼곰 7
안영은 지음, 최미란 그림 / 책읽는곰 / 2018년 4월

똥!!

똥이야기는 아이들이 정말 좋아하는 주제다.

저학년 아이들이 좋아하는 단어이기는 하지만 고학년이 되어서도 그 단어만 나오면 괜히 말이 더 많아지고 이야깃거리가 많아지는 아이들이 늘 있다.  학교 화장실마다 3월이면 알 수 없는 범인(?)때문에 아이들이 달려와 신고하는 일도 잦아진다. 방과후 수업이 2층에서 진행되어서 1학년 아이들이 수업을 할 때면 큰 일을 치루고는 그냥 나가버린 아이들 때문에 ....  극한 직업 초등교사의 새로운 일거리가 생긴다.

 낯선 곳에서 처음 화장실을 혼자서~~ 다녀와야 하는 아이들을 위한 그림책.

 유치원까지는 선생님이 가까운 곳에서 도와주었지만 초등학교에 들어올 무렵이 되면 아이 혼자 화장실을 가야 하는 것을 당연하게 여긴다. 화장실에서 일을 처리하는 방법을 아주 재미있고 흥미진진하게 담아낸 그림책이다. 

 화장지 6칸은 ^^ 정말... 수많은 경험 속에서 터득한 작가만의 비법일지도... 

입학식에서 읽은 그림책 노란 우산

노란 우산 (양장) ㅣ 보림 창작 그림책
류재수 지음, 신동일 작곡 / 보림 / 2007년 7월

3월 첫 만남의 시작

우리 학교 입학식은 3명의 아이들과 시작했다. 지난해에는 9명의 아이들이 입학했는데 올 해는 남자 아이만 3명. 학교 주변에 삶의 터전으로 삼을 만한 여건이 거의 없는 상황이라 앞으로 입학생은 점점 줄어들 것이고 고향을 떠나는 사람들도 점 점 늘어날 것이다. 

그런 안타까움 속에서도 새로운 만남은 계속된다. 6학년 아이들의 손을 잡고 입장하는 아이들. 

3학년쌤이 고른 그림책을 신입생과 재학생 아이들에게 읽어준다.  쌤이 입학식을 위해 고른 책은 노란우산.

노란 우산은 글자없는 그림책이다. 이미지만 있는 그림책에  비 오는 날의 이미지를 소리와 함께 상상할 수 있도록 음악 CD도 함께 포함되어 있는 그림책이다.  이전에는 아이들과 비오는 날의 느낌을 상상하며 함께 읽었는데 입학식에서 읽으니 또 다른 느낌이다. 

 입학식에서 읽는 '노란우산' 속 아니는 조금은 걱정되고 조금은 설레는 기분으로 학교로 향하는 아이의 모습으로 읽힌다. 혼자서 외롭고 쓸쓸하게 출발한 학교길이 새로운 아이들과의 만남으로 반갑고 설레임으로 바뀌는 모습. 비 오는 날 여정의 마지막에 만나는 학교라는 공간.  새로운 교실 새로운 선생님과의 만남이 늘 기대되고 설레였으면 좋겠다. 

학교에서 만나는 뮤지컬 - 함께 만들어 가는

뮤지컬 씨, 학교는 처음이시죠? - 기획부터 커튼콜까지, 교육 뮤지컬의 모든 것
박찬수.김준성 지음 / 맘에드림 / 2017년 11월

저자 중 한 명인 박찬수 선생님은 내가 근무하는 지역의 선생님이다. 

아이들과 공연하는 모습도

 동료 선생님과 짧은 뮤지컬의 한 장면도 직접 본 적이 있다.

그때 그 모습을 보면서 초등학교에는 참 다양한 재능을 가진 선생님들이 많구나 

아이들이 정말 즐거워하겠구나 싶었다.

그러다 에스퀴스 선생님의 책을 읽으며 세익스피어 연극을 공연하는 에스퀴스 선생님과 함께 

뮤지컬 공연을 하는 선생님이 함께 떠올랐다. 

에스퀴스 선생님처럼 한 학급의 아이들과 함께 할 수 없는 우리나라의 현실이라 

동아리 아이들과 함께 뮤지컬을 학교에서 담아가는 이야기를 담았다. 

하지만 꼭 훌륭한 무대 , 멋진 어린이 배우를 키우기 위한 공연이 아니어도 좋겠다.

이 책 속의 이야기는 그 최종 단계.  이렇게까지 담아낼 수 있다는 친절한 안내서이자 희망의 보고서이다.

아이들과 함께 대본을 만들고 연습을 하고 무대를 만들어 가는 과정은 

교실에서 아이들과 함께 교육과정 속에서 한 번쯤 도전해보고 꿈꿔 보고 싶은 활동이다.

김종만 선생님이 들려주는 145가지 놀이

보리 어린이 놀이도감 - 김종만 선생님이 들려주는 145가지 놀이 ㅣ 살아있는 교육 37
김종만 지음, 김혜원 그림, 이상호 도움 / 보리 / 2017년 10월

아이들은 놀기 위해 세상에 온다고 했던가 

내가 근무하는 학교에서는 지역 어머니들이 놀이모임을 만들어 학교를 순회하며 아이들과 전래놀이를 함께하는 활동을 하고 있다. 격주로 찾아노는 놀이엄마들과의 만남을 아이들이 얼마나 기다리던지...  아이들과 함께 나가 그렇게 놀면서 내가 어렸을 적 하던 놀이들이 새롭게 변형되고 확장되어 아이들과 다시 만나는 모습을 함께 했다. 

 우리 아이들은 보드게임이나 휴대폰 게임 또는 스포츠동아리처럼 이미 정해진 규칙에 맞게 놀아야하는 방식에 익숙하다. 놀다가 아이들끼리 합의해서 새로운 규칙을 만들어내고 조금 더 다양한 방식으로 놀이의 모습이 변하는 모습이 익숙하지 않다. 그래서  자주 다툼이 생기기도 하고 중간에 놀이가 싸움으로 번지기도 한다. 하지만 놀이엄마들과 함께 다양한 방식으로 놀아보고 놀이를 변형해 보면서 놀아본 아이들은 그 속에서 다툼을 해결할 줄 알고 자기들에게 맞게 새로운 놀이를 만들어 내기도 하기 시작했다.

 중요한 것은 놀아본 경험이었다. 놀아본 경험이 없는 아이들은 어떻게 놀아야 할지 모른다. 그래서 구석에 숨어 들어 스마트폰을 몰래 만지작 거리며 쉬는 시간을 보내는 것이 아닌가 싶다. 

 김종만 선생님이 이야기한 것처럼 아이들에게 있는 놀 시간과 놀 마당을 내주어야 한다. 

 그리고 한 가지 더 보탠다면 함께 놀아줄 선생님이 필요하다. 예전 아이들은 놀아줄 어른이 필요하지 않았다. 어릴 적부터 놀 시간과 놀 마당을 마음껏 경험한 아이들은 함께 놀 어른이 없어도 자기들끼리 잘 놀았다. 하지만 학교라는 공간에서의 놀이는 아이들에게 무한정 놀 시간과 놀 마당을 줄 수 없는 것 또한 현실이다. 학교에 오기 전에 이미 놀 줄 알 던 아이들이 아니라 노는 것도 배워야 하는 아이들이 안타깝다. 

 놀이책이 없어도 친구들끼리 알음알음 새로운 놀이를 알아 내던 시대가 아니라 책 속 놀이를 다시 배우고 함께 해야 하는 것이 새로운 현실이다. 그래서 지금의 아이들이랑 별반 다를 것없이 놀아본 경험이 많지 않은 어른들에게는 이런 놀이도감이 필요하다. 

  아이들과 무엇을 하고 놀까 고민하는 선생님과 함께 읽고 싶은 책. 

 그리고 이 책 속의 놀이를 하나 하나 함께 하고 나서 아이들과 우리반만의 새로운 놀이를 만들어 보자고 응원하고 싶어지는 책을 만났다. 

아이들은 놀아야 그 생명이 살아나고, 생명이 자라면서 철이 들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