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괴짜 친구에게 고정순 그림책방 2
고정순 지음 / 길벗어린이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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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렌 굴드의 <골트베르크 변주곡>

그는 스물 다섯살에 이 앨범으로 데뷔를 했고 마흔 아홉살에 이 앨범을 다시 연주했는데 이듬해 그가 세상을 떠나면서 <골트베르크 변주곡>은 그의 유작 앨범이 되었다. 많은 이들에게 글렌 굴드는 그의 연주와 함께 악수를 금지한 피아니스트, 연주를 하며 콧노래를 부르는 피아니스트, 애착인형과 애착 피아노를 가지고 다니던 피아니스트처럼 천재이자 괴짜 이미지로 남아 있다.

<나의 괴짜 친구에게>는 글렌굴드의 애착 의자가 들려주는 그의 이야기이다. 괴짜 이미지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그가 얼마나 피아노를 사랑했는지 한 장 한 장 책장을 넘길 때마다 느껴진다. 연주회에서의 '환호와 박수 소리 대신 침묵과 고요 속에서 피아노의 노래'를 듣고 싶던 그의 마음을 함께 담았다. 작가 고정순은 작가의 이야기에서 책방에서 일했던 시간 동안 아침마다 한 명의 피아니스트 연주를 들었고 이제 그에게 자기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다고 썼다. "예술이 주는 무한한 위로를 모두에게 전하고 싶다"고....

작가의 말처럼 그림책 곳곳에는 글렌 굴드의 이야기를 곳곳에 잘 담아내고 있다. 친구들보다는 반려동물과 함께 한 시간이 많았던 유년 시절. 무대 위 구부정한 모습으로 연주하는 모습. 쓸쓸한 글렌 굴드의 뒷모습. 그리고 그런 그를 추억하는 낡은 의자가 들려주는 이야기.

2023년의 마지막 날.

방학을 시작하는 첫 날.

누군가에게 나 역시 낡은 의자가 되어 그의 삶을 기억하고 이해해 줄 수 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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