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읽은 날짜 : 1월 31일(금)~2월 1일(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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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설 연휴 기간, 예전에 아르바이트를 했던 편의점을 며칠간 봐주면서 이 책을 읽었다. 꽤 오래 전에 동생이 밑줄 그으면서 읽은 책인데 나는 자기계발서를 잘 읽지 않는지라 책장에 꽂힌 것을 무심히 보고 지나쳤다. 그러나 편의점 근무 특성상 기번의 책은 무리여서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책을 고르다가 김미경의 저서를 꺼냈다. TV로 몇 번 본 그의 강의가 상당히 인상적이었기 때문에 책의 내용도 시원시원할 것 같았다.

 

 독설(毒舌)의 사전적 의미는 "남을 해치거나 비방하는 모질고 악독스러운 말"이다. 그러나 이 책에서 저자가 쏟아놓은 "독설"이 독자를 해치려는 모진 마음으로 한 말은 아니다. 몇 년 전부터 트렌드가 된 "독설"이라는 말의 뜻은 뼈 아픈 훈계에 가깝다. 잘못된 것, 옳지 못한 것을 직접적으로 찌르는 것이다. 단, 상대가 앗, 따가워! 하면서도 깨달을 수 있어야 한다. 수업시간에 꾸벅꾸벅 조는 학생에게 "그렇게 졸다가 평생 루저로 살아라!"고 말한 어느 인터넷 강사는 나름 '독설가'로 유명하다는데, 독설은 독설이되 수준이 참 저급하다. 앞서 말한 사전적 의미의 "남을 해치거나 비방하는 모질고 악독스러운 말"과 다르지 않다.

 

 다행히 김미경은 그 인터넷 강사처럼 타인의 인격을 함부로 모독하지는 않는다. 책을 읽으면서 가슴이 몇 번 뜨끔거렸는데, 이는 모진 말에 상처를 받아서가 아니라 내면의 안일함과 모순을 정곡으로 찔렸기 때문이다. 김미경의 말은 직설적이고 신랄하며 거침없지만 바탕에는 힘겹게 하루하루를 사는 세상 모든 30대에 대한 애정과 연민이 깔려 있다. "으이그, 이 멍청한 계집애야!"라고 등짝을 찰싹 때리다가도 금세 안고 토닥여주는 언니 같은 따스함이랄까? 직업이 강사라서 그런지 말만큼이나 글도 잘 쓰고 인생 선배로서의 값진 조언도 곳곳에 있다. 깊은 통찰과 지혜가 가득한 책도 아니고 그의 주장에 동의할 수 없는 부분도 더러 있으나 매우 현실적이다. 적어도 현재를 사는 30대 여성들에게는 꽤 도움이 될 것 같다.

 

 참 희한하기도 하지. 내가 좋아하는 한비야와 이 책의 저자인 김미경은 모두 "꿈"을 강조한다. 두 사람 뿐 아니라 세상에 이름을 널리 알린 사람들은 모두 자기만의 꿈을 가지라고 얘기한다. 나 역시 꿈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비슷한 일상을 살다보면 내게 꿈이 있다는 사실조차 망각할 때가 많다. 그런 의미에서 김미경의 독설은 잊고 있었던, 아니 현실을 핑계로 외면했던 꿈을 다시 생각하게 한 고마운 독설이다. 결혼해서 아이를 잘 키우며 내 일까지 완벽하게 할 자신은 아직 없

지만 최소한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해야겠다는 채찍질은 되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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