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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반 욕 킬러 ㅣ 익사이팅북스 (Exciting Books) 55
임지형 지음, 박정섭 그림 / 미래엔아이세움 / 2016년 5월
평점 :

얼마 전, <방과후 초능력 클럽>을 읽고 리뷰를 올렸다. 어쩌다 보니 그 보잘 것 없는 리뷰를 임지형 작가님이 보셨고, 고맙고 응원하신다며 작품을 두 권이나 집으로 보내 주셨다. 너무 기쁘고 감사한 마음이 가득했다. 동화 작가 지망생이라고 하니 ‘계속 쓰세요. 꾸준히요.’ 하시면서 굳건한 말씀으로 힘을 주셨다!
어제 책을 받았고, 밤에 단숨에 다 읽었다. 그 중에 먼저 읽었던 <우리 반 욕 킬러>를 소개한다. 그림책 <감기 걸린 물고기>의 박정섭 작가가 삽화를 그려 더욱 반가웠다.
첫 시작은 이렇다. 첫 문장으로 일단 독자를 잡아 끌어야지....
“남철아, 나 욕 한 번만 해 줘.”
혜진이가 씩씩거리며 말했다. 세모꼴 눈이 된 걸로 봐서 잔뜩 화가 나 보였다.
“욕을 해 달라고? 너한테?”
나는 놀라 눈을 동그랗게 뜨고 되물었다.
이게 무슨 귀신 씻나락 까먹는 소리지? 왜 가만히 있는 나에게 욕을 해 달라고 하는 거야?
“욕 시원하게 해 주면 아이스크림 사 줄게. 넌 아이스크림으로 입을 시원하게 만들어.”
입에 욕이 저절로 붙어버린 아이들, 결국 욕이 난무하게 되자 학급회의가 열린다. 먼저 아이들이 쓰는 욕이 무엇인지 칠판에 모두 적는다. 그 다음, 욕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을 너도 나도 제안한다. 결국 욕을 하고 싶은 사람은 욕 판매자에게 꼭 욕을 구매해야 하는 것으로 결정!
욕을 사다니. 너무 웃겨서 혼자 키들키들 웃었다. (이건 임지형 작가님이 자주 쓰는 귀여운 의성어이다.) 학급회의에서 아이들끼리 결정한 사항은 그냥 학급일지에 기록되고 넘어가는 일이 다반사였는데, 그게 적용되는 걸 이야기에서 보는 건 꽤 짜릿했다.
욕을 누가 팔며, 또 그걸 진짜 돈 주고 사는 사람이 있단 말인가? 궁금해서 자꾸 책장이 넘어간다. 사는 사람이 있다. 일부러 무섭고 싶어서 돈 주고 공포 영화를 보는 사람이 있고, 힘든 웨이트 트레이닝을 돈 주고 배우는 사람이 있다. 돈 주고 욕 사용권을 구매하는 아이? 있다.
아이들의 감정은 매우 복잡하다. 욕망은 강하게 조절하기 힘들고, 도덕성은 발달한다. 선생님이나 친구들에게 인정은 받고 싶다. 그 여러 가지가 충돌하면서 아주 볼만한 스파크가 파바박 튄다! 그걸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결국 욕 마켓은 어떻게 마무리 될 것인가? 직접 책으로 확인하시기 바란다. 주인공 지남철, 욕이 입에 짝짝 들러붙는 우리의 지남철의 마음 속 갈팡질팡을 목격하시라. 그게 남 얘기가 아닐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