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이 많은 요리점 힘찬문고 19
미야자와 겐지 지음, 민영 옮김, 이가경 그림 / 우리교육 / 2000년 8월
평점 :
품절


 

 

같이 아동문학 수업을 듣는 수강생이 추천해 주어서 바로 다음 날에 찾아서 읽은 책. <은하철도 999>로 우리에게 널리 알려진 미야자와 겐지의 동화집 <주문이 많은 요리점>을 읽었다. (사진에서 오른쪽 책, 왼쪽 책은 단편 하나로만 만든 그림책.)

8개의 짧은 이야기 중에서 가장 역시나 가장 매혹적이었던 ‘주문이 많은 요리점’만 이야기해 보고자 한다.

영국 병정 같이 차려입은 두 남자가 깊은 산 속을 걸어가고 있었다. 너무 배가 고파져 어쩔 줄 몰라하다가 요리점을 하나 발견한다. 팻말엔 이렇게 적혀 있다....

누구든지 들어오십시오.
결코 사양하실 것 없습니다.

당신이라면? 말 할 것 없다. 들어가야지.

“특히 살이 찐 분이나 젊은 분을 환영합니다.”

듣던 중 반가운 소리다. 난 젊은 데다 살이 쪘으니까.

“우리 회관은 주문이 많은 요리점이니,
부디 그 점을 헤아려 주시기 바랍니다.“

책 속에 두 남자와 함께 독자들도 팻말을 따라 순순히 말을 듣는다. 생각할 틈 따위 주지 않고 독자들을 밀어붙이는 미야자와 겐지의 이야기를 따라 가다보면 어느 순간 벼랑 끝에 와 있다. 우리 목줄을 작가가 쥐고 아주 그냥 밀었다 당겼다 가지고 논다.

최근에 읽었던 <한밤중 달빛 식당>과 도입부는 비슷하지만 전개도 작품의 톤도 확연하게 다르다. 비교하면서 읽는 재미가 상당했다. 깊은 숲속을 걸어가는데 뭔가 조금 신비스러워 보이는 식당이 있으면 앞으로 나는 일단 들어가 볼란다. 누가 어떤 음식을 내 오는지, 무슨 말을 듣게 되는지 궁금해 죽겠다. 궁금해서 죽으나, 시키는대로 해서 죽으나 죽는 건 똑같다. 재미있는 이야기 하나와 목숨을 바꾸겠다는 사람이 있다. 그래서 작가가 나오고 이야기가 탄생한다. 호기심이 고양이를 죽인다고 하지만, 이야기로 살아남는 셰헤라자드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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