섣달그믐의 쫄깃한 밤 중학년을 위한 한뼘도서관 61
김원아 지음, 국민지 그림 / 주니어김영사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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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원아 작가 글 x 국민지 작가 그림이라면 닥치고 봐야 된다!!!
이러면서 심호흡 후욱후욱하며 읽기 시작했어요.

도깨비 얘기는 이제 전혀 새롭지 않다고 생각했는데 그건 제 착각이었어요.
소재는 중요하지 않다, 글쟁이의 펜 끝이 매력적이라면!

정확하게 첫 챕터 3쪽에서부터 저는 훅, 끌려서
그 힘으로 끝 페이지까지 넘겼습니다.

떡을 오물오물 씹듯이, 그 쫄깃한 맛으로 읽는
도깨비와 떡의 현대판 이야기!

퇴근길 버스 안에서 그만 완독을 해 버렸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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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아버지는 그믐마다 떡을 만드셨다. 그것도 창고에 쌓일 만큼 아주 많이. 그런데 그 많은 떡은 다음 날 아침이면 감쪽같이 사라졌다. 대체 누가 한밤중에 떡을 가져가는지 궁금했지만 그믐밤이면 이상하게도 잠이 쏟아져 쿨쿨 자 버렸다.

할아버짂 떡에 대해 물으면 대답은 언제나 똑같았다.
"큰 손님이 있어."
"누구요?"
그러고는 슬며시 웃으며 말을 끊으셨다. 더 얘기해 줄 생각이 없다는 뜻이다. 나는 마지막 수수떡을 입에 넣으며 다짐했다.
'이번에는 누군지 꼭 확인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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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코왕 챌린지 - 일상도 환경도 포기할 수 없다면, 할 수 있는 것부터
녹색연합 외 지음 / 책밥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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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근길, 책] 에코왕 챌린지


10년 넘게 녹색연합에 몸 담으며 시민들과 함께 환경을 지켜내는 갖가지 활동을 해 온 Jisun Shin 지선님이 이번에 책을 냈어요. 제목부터 안 읽을 수가 없는 <에코왕 챌린지>!

“아, 쥬O에 가서 텀블러에 담아 달라고 했다가 직원이 화를 내는 바람에 싸웠다니까요?”

지선찡에게서 몇 년 전에 들은 일화인데도 아직도 선명하게 기억하고 있는 건 비슷한 일이 지금도 일어나고 있기 때문이에요. 스타ㅇ스에 가서 “머그잔에 주세요.” 라고 거듭 강조했는데도 일회용잔에 담아주는 걸 보면 피가 거꾸로 솓는 느낌이 들죠 ㅎㅎ 머그잔에 달라고 했는데 왜 여기다 주냐고 하면 “아, 머그에 옮겨 드릴까요?” 라고 해맑게 말씀들 하시죠.

그러면 괜히 잔 하나 설거지 거리가 생기고, 물을 더 소비하게 되잖아요. “아뇨, 괜찮아요.” 라고 말하지만 속으로 엄청나게 부글부글해요. 덜 해치려면 날마다 이런 걸 감내해야 하더라고요. 제가 잘하는 건 Reject (거절하기)지만 좀 더 적극적으로 Reduce(줄이고), 더 단호하게 Reject 할 것.

집콕왕의 에코라이프

패션왕의 에코라이프

요리왕의 에코라이프

인싸왕의 에코라이프

일잘왕의 에코라이프

목차 카테고리별로 먼저 흥미가 가는 걸 읽어도 좋아요. 읽으며 새삼 충격 받았던 것은 페스티벌에서 발생되는 쓰레기에 대한 부분!

“2019년 서울시에서 열린 축제 ‘밤 도깨비 야시장’이 열리는 네 곳의 일회용품 사용 실태 모니터링 결과, 방문객 1인당 평균 2.3개의 일회용품을 사용한 것으로 파악되었다.”

내가 일상적으로 하는 거의 모든 행위에 무언가를 ‘해치는’ 일이 포함되었다는 의심으로 살아보려고요. 쉽고 단호하면서도 가까이 두고 자주 펼쳐 읽고 싶은 책 <에코왕 챌린지> 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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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셀 수 없이 소중해요 아티비티 (Art + Activity)
크리스틴 로시프테 지음, 손화수 옮김 / 보림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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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이야, 놀이야?] 그림책 <당신은 셀 수 없이 소중해요>

가벼운 마음으로 후딱 읽을 생각으로 펼쳤다가, 40분 정도 홀딱 빠져버린 그림책을 만났습니다. 보림출판사아티비티 (Art + Activity) 시리즈는 모두 아시죠? <북극곰 퐁퐁이 숨어 있는 오르세 미술관> 시리즈처럼, 수동적으로 감상하는 그림책이 아닌 적극적으로 놀이처럼 빠져들 수 밖에 없는 그림책 라인이죠.


크리스틴 로시프테의 그림책 <당신은 셀 수 없이 소중해요>의 영어 제목은 <Everybody counts>입니다. 마이크랑 왜 같이 찍었냐고요? 얼마나 책이 큰 지 판형을 보여드리고 싶었거든요. 첫 쪽을 펼치면 숫자 1과 함께 아이 한 명이 등장하죠. 숫자 2라면요? 물론 사람 2명이겠죠. 숫자도 점점 늘어나고, 사람도 점점 늘어나요.



저 하늘색 머리의 남자아이를 잘 봐 기억해 두는 게 중요해요. 저 친구가 뒷 페이지에서도 계속 나올 예정이거든요. 근데, 저 친구만 나오냐고요? 그건 아니죠. 뒤로 갈수록 더 많은 사람들이 등장하고, 그 사람들이 어떤 페이지에 나올지 몰라요.


어떨 땐 공연장, 어떨 땐 놀이동산, 어떨 땐 쇼핑몰이고, 어떨 땐 파티예요. "어? 이 키다리 아저씨? 아까 봤던 사람인데?" "어라, 이 아주머니는 또 셀카만 찍고 있네?" 어떤 장면에 누가 또 다시 깜짝 등장할지 아무도 몰라요. 사람이 점점 많아질수록, 삶의 이야기를 따라가는 재미가 쏠쏠해요.


하이케 팔러의 <100인생 그림책>이 은은하게 녹아드는 어른 취향의 삶 그림책이었다면, <당신은 셀 수 없이 소중해요>는 예술이기도, 놀이이기도 한 흥미진진한 상호작용 그림책이에요. 진짜 5분만에 읽고 샤워하려고 했는데, 옷도 못 갈아입은 채로 40분을 꼬박 페이지를 뒤적거렸다죠. 빠져들어요. 숫자는 0에서 시작해서 어디까지 커지냐고요? 100보다 훨씬 큰 숫자까지 흘러갑니다.


함께 읽고, 얘기 나눠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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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적을 만드는 소녀 - 제4회 No.1 마시멜로 픽션 대상 수상작 마시멜로 픽션
이윤주 지음, 이지은 그림 / 고릴라박스(비룡소)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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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룡소 4회 마시멜로 공모전 대상] 기적을 만드는 소녀


‘여자 주인공이 짧은 테니스 치마를 입고 싸우면 어떻게 될까?’

세일러문을 보며 늘 궁금했다. 늘씬한 주인공들이 나와 엄청나게 짧은 교복 치마 같은 것을 입고 싸우고 마술봉을 흔들고, 하늘을 날고 달리고. 예쁘기는 하지만 속옷이 보이지는 않을지 궁금했다. 하지만 만화 속에서는 절대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았다. 나말고는 아무도 궁금해하지 않는 것 같아서 그 누구에게도 물어보지 않았고.


비룡소의 ‘스토리킹 공모전’ 이 아이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으며 승승장구하는 가운데, 여학생들의 심사를 받고 상을 받는 ‘마시멜로 픽션 공모전’ 이 탄생한지 4년 째. 작년, 제 3회 ‘마시멜로 픽션 대상작’ 이었던 차율이 작가의 <미지의 파랑>을 시작으로 나도 걸 모험 시리즈에 맛을 들였다. 올해 내가 만난 이야기는 바로 이윤주 작가의 <기적을 만드는 소녀>.


짧은 머리를 한 주인공은 기다린 봉을 들고, 체육복 후드를 입고 검정색 청바지를 접어 입었다. 발에 신은 건 멋진 운동화? 아니다. 교실에서 신는 하얀 실내화를 신고 있다. 이거지, 바로 이거지! 실제로 대다수의 6학년 여자 아이들이 어떻게 옷을 입는지 아는 사람이니까 캐릭터를 이렇게 잡았지. 마음에 쏙 들었다.


외계인이 흔적을 찾는 개인 방송을 하는 크리에이터인 ‘오로나’ 가 주인공. 유튜브 수익으로 쏠쏠하게 벌이가 되는 크리에이터면 폼 나겠지만, 로나의 구독자는 의외로 20명 남짓. 오로나가 의식을 잃는 큰 사고를 겪으며 시작되는 이야기는 점점 일반인의 논리로는 설명되지 않는 괴이한 일들로 연결된다. 외계인은 정말 존재할까? 누가 만들었는지 모르지만 뭐든 원하기만 하면 소원을 들어주는 ‘와우톡’ 어플은 성실하고 건강한 보통 아이 (어른)들도 잠깐 ‘난 무슨 소원을 빌까?’ 떠올려보게 만든다. 악마의 유혹, 이런 딜레마 상황은 피할 수 없는 매력적인 설정이니까.


빠르고 신속하지만, 단절되어 가는 개인과 개인의 관계가 끈끈한 유대의 과정으로 변모하는 걸 만날 수 있는 걸즈 어드벤처 <기적을 만드는 소녀>의 빠르고 매끄러운 호흡 안에서 실컷 잘 놀았다. 운동화 신고, 달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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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파라파냐무냐무 - 2021 볼로냐 라가치상 코믹-유아 그림책 부문 대상 수상작 사계절 그림책
이지은 지음 / 사계절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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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은 그림책 신작] 이파라파 냐무냐무!

<팥빙수의 전설> 의 작가 이지은의 새 그림책을 한발 빨리 만났다! 뜻을 전혀 알 수 없는 제목에, 낯선 외모를 가진 존재들이 잔뜩 등장하는 그림책. 매력적인 이지은 작가님만의 그림체와 흡입력 있는 이야기의 힘만으로 독자들을 훅 빨아들이는 마력을 지녔다. 진심으로 결말이 궁금해 자꾸만 책장이 넘어간다.

동글동글 마시멜롱들이 사는 마시멜롱 마을에 검은 털이 숭숭 난 커다란 생명체가 나타난다. 그는 아주 멀리서 ‘아파라파 냐무냐무!’ 라고만 외칠 뿐, 다른 말을 내뱉지 않는다. 도대체 저게 누군지, 무슨 꿍꿍이를 가졌는지 알지 못하는 마시멜롱들은 온갖 억측, 추측으로 털 숭숭이를 막아내려 애쓰지만 그래도 불안감을 감출 수 없다.

테드 창의 소설 <당신 인생의 이야기> (storires of your life and others)의 단편인 <네 인생의 이야기>를 원작으로 한 영화 <컨택트>에서는 전세계 상공에 들이닥친 원인 모를 12개의 외계 비행물체를 맞닥뜨린다. 인간과 완전히 다른 언어 체계를 가진 그들. 검은색 물질을 뿌리며 어떤 모양을 허공에 나타내는 것이 외계인들의 언어 체계.

전혀 언어에 대한 공통분모가 없음에도 언어학자 루이스 (에이미 아담스)는 교감을 갈구하며, 끝끝내 소통에 성공한다. 어떤 위험을 가졌는지 모르니 일단 공격하자는 많은 의견 앞에서 끝내 연결되고 싶다는 희망을 버리지 않은 채.

마시멜롱이들은 오로지 ‘이파라파 냐무냐무’ 만을 외쳐대는 생명체와 어떻게 조우할까? 미지의 존재에 대한 두려움과 혐오는 어떻게 극복할까? 결코 예측할 수 없는 주문과도 같은 말 ‘이파라파 냐무냐무’ 는 책을 끝까지 봐야만 알 수 있는 짜릿함! 입이 근질근질하지만, 어서 작품을 직접 접한 사람들과 폭풍 수다를 떨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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