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개발자를 위한 C++
서진택 지음 / 민프레스(민커뮤니케이션) / 2003년 2월
평점 :
절판


번역을 하여 돋보이는 책들이 몇권있다. 좋은 원서에 좋은 번역으로 더 잘 이해된다면 그것이 제일 좋은 길이다. 하지만 문제는 그런 책은 얼마 되지 않고 대부분 번역은 글자만 한글인 경우가 많다. 읽으면 더 어지럽다. 이쯤 되면 원서가 좋긴한데, 한글이 아쉽다. 이럴때 드는 생각은 아.. 왜 우리는 이런 책하나 없나? 뭐 이정도가 될텐데 가끔씩은 한국에서도 좋은 프로그래밍 책이 나오는가보다.

쓸데없이 말이 길어지긴 했지만, 그만큼 아쉬운 사정에서 이정도 책이라면 약간의 마음에 안드는 정도는 극복할 만하다. 물론 약간 책에서 느껴지는 분위기와 냄새가 외국의 그것과 비할 바는 아니지만, 어느정도 의젓하게 자리잡을 정도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이 책도 그런 책들의 대열에 끼일 수 있을 것이다.'게임 개발자를 위한'이라는 제목은 약간 오버일지도 모르지만 C++입문 따위의 평범한 제목으로는 주목받기 힘들어서 일지도 모른다. 관심이 있는 사람/시작한지 조금 밖에 안된 사람에게 좋은 책일 것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사랑의 파괴
아멜리 노통브 지음, 김남주 옮김 / 열린책들 / 2002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책은 이미 어느정도의 자리를 잡아버린, 아멜리 노통이라는 작가의 이름과 연관되어 보여지는 특유의 문체와 상상력(상상이 아니라 실제를 재구성하는 능력?), 그리고 이야기 전개속도를 그대로 가지고 있음은 물론이고, 약간의 전쟁대서사시(^^)와 로맨스까지 등장한다. 비유로 등장한 일리아스가 20세기판으로 간결하게 아주간결하게 쓰여진다면 이렇게 될지도. (물론 호메로스가 좀 많이 어려져야겠지만.)

어린 시절에 대한 이야기인만큼 읽는 이의 과거를 자극할 수도 있고, 그 경쾌하면서 묵직한 '전쟁'에 대한 생각을 불러일으킬 수도 있다. 게다가 연인과의 밀고당기기같은 것도 느낄 수 있다.이런 다양함이 벨기에와 일본 베이징을 섞어버린 서양인이면서도 동양인인 아멜리 노통과 엮어진다.

그 흐름이라는 것이 참 가볍게 스텝을 밟으면서 걷는 느낌이긴한데, 한 걸음에 무게를 두자면, 그 의미가 무척 큰 하나하나의 단어일 수도 있고, 간단하게 넘어가버리면 정말 가벼운 문체라고도 느껴진다. 당연히 아멜리 노통을 즐긴다면, 볼만한 책이고, 새롭게 노통에 도전한다면 시작으로 즐겨볼 만하다. 어찌했던 상당히 유쾌/불쾌한 소설이니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삼미 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
박민규 지음 / 한겨레출판 / 2003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어찌 보면 단순한 이야기일지도 모른다. 꼴찌에게도 박수를 쳐주자는 아주 상투적인 이야기라고 치부할 수 있다. 하지만 그게 다는 아니다. '누구나 다 일등을 향해 달리면서, 우리를 위해 꼴찌해주는 불쌍한 인생들을 향해 박수한번 쳐주자.' 따위의 이야기였다면, 문체의 가벼움과 함께 책도 가벼워졌을 지도 모른다. 치기 힘든 공은 치지 않는 미덕이란 그런 것이 아니었다. 그들은 누구를 위해서 꼴찌를 하는 것도 아니었고, 경쟁 사회의 낙오자도 아니었으며, 자신을 위해 삶을 사는 사람들이었을 따름이다. 비록 1할2푼5리의 타격으로도 세상을 살 충분한 가치가 있으며, 나머지 8할이 넘는 공을 애써 힘들여 쳐낼 필요도 없는 사람이 될 수 있다.

어떤 사람의 인생이 항상 4할의 타율과 0점대의 방어율의 통산성적을 가질 수는 없다. 설령 가진다손치더라도, 그 어느 시즌에는 2할이하의 타격과 5점의 방어율을 가질 수도 있는 것이다. 삼미슈퍼스타즈의 팬클럽과 다른 사람들의 차이는 여기서 시작된다. 슬럼프(이렇게 부르는 것도 그들에게는 어울리지 않지만)에서 기를 쓰고 벗어나려는 것이 슈퍼스타즈의 팬클럽에게는 불쌍하게만 보일 것이다. 결국 슈퍼스타즈는 사라지고 핀토스의 시대가 나타났고, 머지 않아 우승권의 팀까지 등장한다. 하지만 특별하게 기억되지는 않을 것이다. 그들에게는 미덕이라는 것이 없었고, 결정적으로 슈퍼맨로고가 새겨진 야구가방을 줄 생각이 없기 때문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공상비과학대전 1
야나기타 리카오 지음, 후데요시 주니치로 그림 / 대원씨아이(단행본) / 2001년 9월
평점 :
품절


SF는 과학이니까 당연하겠지만, 이제까지의 우리의 만화속 영웅들은 사실 과학을 무시하는(이게 더 엄청난 걸지도) 경우가 많다. 드디어 저자는 참지 못하고 과학의 칼날을 가지고 독수리 오형제의 필살기를 잠재우고, 울트라맨의 머리를 날려주며, 괴수를 주저앉혀버리는 만행을 저질렀다. 누구나 한번쯤 보는 어릴적 천원짜리 로봇대백과의 로봇의 키와 몸무게나 출력은 누가봐도 대강 작가가 멋있어보이는 수치를 설정했던 것 같다. 과연 멀미가 나는 로봇 조종석에 앉을 정의의 사도는 누가 될지. 작가는 과유불급을 체득하고 있는 것 같다. 너무 파고 들면 오히려 반감되는 법. 적절하게 용인할 것은 용인하고 넘어가는 미덕(?)까지 보인다. 과학을 등에 업은 승자의 여유일지도.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B급 좌파 - 김규항 칼럼집
김규항 지음 / 야간비행 / 2001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몸이 담겨 있는 곳이 세계에서 10번째쯤 되는 자본주의의 국가인 동시에 유일하게(!) 남의 이념에 의해 자기들끼리 전쟁을 벌인 국가인 동시에 불과 십수년 전에만 해도 '좌'는 불경스러웠던 그런 곳이다. 머리를 보면 바야흐로 '나 빨갱이다.'를 외쳐도 얼굴이 붉혀지지 않고, 이제 어느정도 먹고 살만하지만, 여전히 경제와 정치의 최상위층간에 우리는 알수 없는 어떤 거래가 있는 것 같고, 그나마 먹고 산다는 국가들 중에서 가장 일을 많이하는 그런 국가에서 글좀 배워서 읽는다는 사람의 머리이다.

몸과 머리가 다른 곳에 있으면 괴로운 법. 결국 삶은 절충하기 마련이고 공산주의의 깃발도 배고픔과 인간의 이기심앞에 단순한 이상적인 비현실적 이념국가로 변해버렸다. 치열한 자본의 논리를 거부할 수 없고 거부하고 싶지 않은것이 인지상정 몸은 그럴지언정 마음은 모든 사회와 노동자를 위해 석가모니처럼 다 버리고 같이 뛰어들고 싶어질 지 모른다. 결국 이상이 현실과 절충하게 되면 소년,소녀는 아줌마 아저씨가 되고 어른이 되어버리고 머리속은 자기 안위로 바뀌어 버린다. 이것은 부인할 수 없는 자본주의 국가의 인간 (뭐 특히 한국이라는 단서따위는 불필요하다. 다 똑같다)

그나마 '자본사회의 어른'이 되기 싫은 키덜트, 나는 어른은 되기 싫고, 그렇다고 돈이 싫지는 않은 고로 적절하게 그 바로 아래에 적당한 자리에 낑겨보자는 것이 결국 B급이라는 위치가 된다. B는 그렇게 중간절충형이 된다. B무비가 열렬하게 환영받는 곳도 있고, 쓰레기 취급을 받는 곳이 있는 것처럼 글쓴이의 B도 그와 같을 것이다. 이상적이고 도덕적이라면 10원을 훔쳐도 도둑일 것이고, 1000억을 훔쳐도 도둑일 것이다. 판단은 개인이 내릴 것.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