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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수나무 과자점 ㅣ 스콜라 창작 그림책 106
김지안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5년 9월
평점 :
'내 멋대로 슈크림빵'에 이어 '내 멋대로 빵빵빵빵'까지 우리 반 아이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김지안 작가님의 신간을 만났다. 위트 넘치는 대사(?)들이 깨알 웃음을 주는 유쾌함 속에 마음을 어루만지는 따뜻함이 스며 있는 작가님만의 감성이 기대감을 증폭시킨다.
이제 가을이다. 찌는 듯한 더위가 오래도록 지속되며 언제 가을이 오려나 싶었는데 너무 갑자기 훅 치고 들어와버렸다. 단풍은 아직 코빼기도 안 보이는데, 하늘은 높고 푸르기는 커녕 계속 흐릿흐릿 비가 오락가락 하는데, 아침 저녁으로 기온은 확 떨어졌고 환절기를 알아채는 나의 코는 귀신같이 알레르기 비염 증상을 보인다. 가을이 성큼 와 있는 게 분명하다.
계수나무는 낯설다. 익숙하게 볼 수 있는 나무가 아니다. 중년의 나에겐 노래 가사 속, 달 토끼 이야기 속 계수나무라는 이름이 남아있지만 지금 우리 반 아이들은 잘 모른다. 본 적이 없는 것은 당연하고 들어본 적도 없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런 아이들에게 계수나무 과자점이라니..... 아마도 계수나무 빼고 '과자점'만 기억하게 되지 않을까...
걱정은 일단 접어두고 책장을 펼쳐본다. 아름다운 가을 풍경과 더불어 맛깔나는 디저트 풍경이 눈과 마음을 사로잡는다. 한 입 베어무는 소리와 달콤한 맛, 냄새, 부드러운 식감까지 모두 느껴지는 것 같다. 그림만으로 전해지는 오감은 상상 그 이상이다. 하지만 이 책의 핵심은 그게 아니다. 맛있는 과자들은 거들뿐...
진짜는 과자값!!
값을 내야만 하는 과자점에서 다른 동물들이 가져온 과자값을 놓치지 않고 꼭 살펴봐야한다. 사실 처음 볼 땐 무심코 넘겨버렸는데 다시 읽으며 얼마나 의미있는 것들인지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그리고 아이가 지불한 과자값의 의미도 꼭 함께 이야기 나누어야겠다고 다짐했다.
이 가을에 열심히 과자를 만드는 의미와 정성 가득한 과자를 배불리 먹는 이유와 아이가 지불한 과자값... 그리고 펼쳐지는 아름다운 가을 풍경까지... 제목은 과자점이지만 가을의 모든 풍경과 의미가 담긴 묵직한 그림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