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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스킷 2 ㅣ 텍스트T 15
김선미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5년 6월
평점 :
'지독한 악의에 맞서는 아이들의 필사적 연대'
이보다 더 이 책을 잘 설명할 수 있는 말이 있을까? 처음 받아 본 책을 두르고 있는 띠지에 새겨진 문구...
아이들을 위협하는 지독한 악의, 그로 인해 몸도 마음도 산산히 부서져 비스킷처럼 바스라지는 아이들, 그런 아이들을 지키기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내걸고 필사적으로 뛰어다니는 또다른 아이들...
온갖 위험을 감수하고 비스킷을 찾아내 구해낸 일로 유명세를 타고 학교에 돌아간 제성, 효진, 덕환이는 비스킷이 될 위기에 놓인 아이들을 발견하고 그들을 돕기 위해 안간힘을 쓰지만 생각과는 달리 쉽게 비스킷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을 보며 어떻게 하면 제대로 도와줄 수 있을지 고민하게 된다. 학교에서는 자신의 존재감을 비뚤어진 방식으로 드러내는 진종기 일당이 제성을 고립시키기 위해 계략을 꾸미고 그들에 의해 위기에 처한 아이를 구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기울인다.
비스킷을 알아봐주고 관심을 가지면 바로 회복될 거라 생각했지만 예상 외로 비스킷들의 회복은 그리 쉽지 않다. 그들이 비스킷으로 바스라져가는 과정에서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존재들이 가장 가깝고 안전하게 지켜줘야할 부모들이라는 게 가장 안타깝게 느껴진다. 수많은 위기상황을 넘기며 작은 관심에서 비롯된 변화가 쌓여 비스킷들은 점차 자신의 모습을 찾아가고 선의를 지닌 주변의 많은 사람들로 인해 스스로의 가치를 인정하고 자존감을 키워가지만 여전히 불안정한 상태로 비스킷의 경계를 넘나든다. 완전한 회복이란 그렇게 손쉬운 일은 아니다. 비스킷의 상태에서 벗어나는 길은 타인의 관심과 자신의 의지가 모두 필요하다.
또 하나... 제성이와 친구들이 주변의 비스킷을 찾아내고 구할 수 있었던 건 그들이 함께 였기 때문이다. 혼자라면 힘에 부쳐 주저앉았을 게 분명한데, 함께 고민하고 힘을 모아 선의를 실현할 수 있었다. 단순하지만 어려운 그 일들을 온 힘을 다해 실천하는 아이들의 모습에서 밝고 희망찬 미래가 느껴진다.
1권을 읽었을 때도 그랬지만 2권도 역시나 한 번 읽기 시작하면 쉽사리 책을 놓을 수가 없다. 비스킷이 되어가는 아이들, 비스킷으로 만들어가는 사람들, 비스킷을 구하려는 아이들의 모습이 얽혀서 그 뒤를 자꾸만 쫓게 된다. 비스킷이 되어가는 아이들을 보며 안타까워하고 비스킷을 만드는 이들을 보며 한숨 쉬다 비스킷을 구하는 이들을 보며 그 간절함에 같은 마음을 실어 응원한다. 지금 이 순간 바스라지고 있는 내 주변의 비스킷들이 작은 관심으로 내일은 오늘보다 조금 더 선명해지길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