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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몬스 - 제44회 샘터 동화상 당선작 ㅣ 샘터어린이문고 69
장유하.김윤아.이용호 지음, 전미영 그림 / 샘터사 / 2022년 8월
평점 :
세 개의 짧은 이야기로 구성된 이 책의 제목은 첫 이야기의 제목을 따 '안녕, 몬스'이다.
처음 책의 제목을 접했을 때 예상은 했다. '몬스는 몬스터인 것 같아. 괴물에 대한 이야기인가보군. 어떤 괴물이지?' 흔한 동화들의 설정들을 떠올리며 내 마음 속 괴물, 두려움, 약점 등등의 몇 가지 후보군을 추려보았다. 책을 읽고 그 예상이 틀리지 않았음을 알고 뻔한 내용일까 살짝 두려웠다. 그 때 갑자기 등장한 비둘기들은 솔직히 살짝 당황스러웠다. 뜬금없기도 하고 조금은 억지스럽지 않나 싶기도 했지만 어쩌면 그렇게 황당한 우연의 사건을 통해 아이들이 또다른 기회와 깨달음을 얻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아무렇지 않은 척하면 진짜 아무렇지 않아진다'는 비둘기의 이야기는 좀 많이 씁쓸했다. 정말 그럴까? 실제로 감정 표현이 서툰 아이들은 힘들 때 공격적으로 발산하기도 하고 한없이 자기 안으로 들어가기도 하고 괜찮은 척 가면을 쓰고 살아가기도 한다. 차라리 뭔가 표현해주면 한 번 더 관심을 갖고 살펴볼 수 있지 않을까 싶어 아이들이 '아무렇지 않은 척'은 안 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내가 너무 기성세대, 꼰대, 교사인 걸까? 아이들 입장에선 너무 심각하게 내 안의 몬스를 불러내는 것보다는 아무렇지 않게 생각하고 넘기는 게 더 나은 걸까? 여러 가지로 의문을 많이 남기는 이야기였다.
두 번째 이야기에서는 마음이 훨씬 편안해졌다. 매사에 깊게 고민하고 생각하는 '하루 온종일'인 아이와 뭐든지 빨리빨리 하는 '덤벙이'의 만남... 흔한 버디무비의 어린이버전이랄까.... 교실에서 흔히 찾아볼 수 있는 유형의 아이들이고, 이런 아이들이 함께 할 때 서로 맞지 않아 갈등이 생기는 경우가 종종 있다. 함께 하는 여정을 통해 나와 다른 부분을 인정하고 서로의 단점을 장점으로 승화시켜주는 관계를 우리 아이들도 맺었으면 좋겠다는 기대감으로 가득차게 한 이야기에 웃음이 차올랐다.
그리고 마지막, 배꽃 마을 상점 이야기.... cctv의 시선으로 바라본 양심 가게 이야기이다. 여러 고객들의 사연이 소개되고 그중 마지막 하이라이트를 장식하는 7살 초록이... 초록이의 이야기를 읽으며 내내 불편했다. 사회적으로 약속된 대가가 아닌 자신만의 경제관념, 자기 생각을 끝까지 고집하는 떼쟁이로만 여기고 끝날 뻔했다. 하지만 채 선생님과의 만남을 통해 나 역시 배꽃 마을 상점에 딱 맞는 손님이 초록이라는 데 동의할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한편으로 아이들을 그렇게나 많이 만나고 가르쳐온 내가 어쩌면 가장 아이들에 대한 편견으로 똘똘 뭉친 이가 아니었나 하는 부끄러움과 안타까움이 가득 차올랐다. 배꽃잎으로 계산하는 순수함을 어른의 잣대로만 평가해버린 나 자신에 대한 반성을 이끌어 낸 의미있는 순간을 선물해 준 책이었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고 본인의 주관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