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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복숭아 - 꺼내놓는 비밀들
김신회 외 지음 / 글항아리 / 2021년 7월
평점 :
책 제목인 나의 복숭아 밑에는 부제목으로 ˝꺼내놓는 비밀들˝ 이라 적혀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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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이라는 건 자신이 생각하기에 수치스럽기때문에, 부끄럽기 때문에 숨기는 나의 은밀한 부분일것이다. 그런데 막상 용기를 내어 그 비밀을 말하고나면 듣는사람은 대수롭지 않게 생각해서 왜 이렇게까지 끙끙 숨겨만 뒀었나 싶을때가 있고, 또 가끔은 나만 그런줄 알았던 고민을 남도 똑같이 하고 있었다는 사실에 힘이 날 때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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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9명의 작가들이 은밀하게 숨겨뒀던 ‘결핍‘이라는 비밀을 용기내어 세상에 공개한 책이라고 할 수 있을 거 같다. 그리고 이 비밀을 목도한 나의 생각은 이 비밀들은 딱히 숨길필요가 없는, 그냥 그 결핍조차 그 사람다움을 한층 강화해주는 그런 재료라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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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나는 어떨까. 나도 은연중에 절대 말하지 말아야지 하고 의도적으로 숨기지는 않더라도, 나에 대해 소개할때 빼놓고 소개하는 영역들이 분명 존재한다.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할까하는 걱정때문에.. 하지만 그 결핍까지도 나라는 사람을 나타내는 지표라고 생각을 하니 부끄러울 이유가 전혀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나대로 살고 싶은거지, 남에게 보기 좋게 살고 싶은건 아니니까. 그저 그 결핍까지도 사랑할 수 있는 법을 찾을 필요가 있을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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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감 글귀 밑줄
김신회_사랑을 모르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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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19
내 안에 사랑이 없다는 좌절감. 그로 인해 느껴지는 허전함과 싸우는 일. 그게 나의 가장 큰 취약점이었다. 사랑을 모르면 모르는 채로 살아가도 될 텐데, 그렇게 살면 안 될 것 같았다. 아니, 그럴게 살기 싫었다. 뭔지도 모르는 사랑을 갈구하면서, 그러느라 더 사랑에 매달리면서 안전하고 완벽한 사랑을 찾기 위해노력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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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20
보고 싶다는 마음은 사랑의 시작이다. 사랑이라는 감정은 책임감을 필요로 한다. 내 감정을 믿고 가겠다는 마음. 사랑이 끝나거나 사랑 때문에 상처받고 관계에 실패하더라도 감당하겠다는 마음. 그건 용기이기도 하다.
하지만 사랑에 다치고, 무너지고, 실연 후의 괴로움과 마주할 용기가 없는 사람은 ‘안 될 것 같은 사랑‘을 반복한다. 진작부터 이루어질 것 같지 않은 사랑만 한다. 덕질이나 짝사랑을 이어가거나 자신을 바라봐주지 않는 사람에게 매달리거나, 만에 하나 이루어져도 문제인 사람에게 빠져든다. ‘사랑이 이루어지지 않는 건 내 책임이 아니니까, 상황이 도와주지 않았을 뿐 내가 문제여서는 아니니까’라고 변명할 수 있는 관계 속에서 산다. 겁쟁이는 늘 안전함을 선택한다. 하지만 그 선택이 안전하기만 할 리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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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26
나는 사랑을 좋아하는 사람, 사랑을 하고 싶어하는 사람, 하지만 잘하지는 못하는 사람. 그러나 이번만큼은 잘해 보고 싶다. 그래서 좋아하는 일부터 시작해보려 한다. 진짜 좋아한다는 걸 알게 되면 새로운 행운이 찾아올지도 모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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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진아_좋지만 싫다
🔖p. 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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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인간은 책 속에 사는 캐릭터가 아니다. 방금 내뱉은 말과 전혀 다른 쪽으로 걸어가고 있는 내가 있다. 그를 굳이 세울 필요도 없고, 어깨를 잡고 이쪽으로 데려올 필요도 없다. 그저 내가 가장 나일 때의 순간이 언제인지, 또 어떤 순간에서 괴로움을 느끼는지 그 이유를 들여다보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