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좀 독특한 책이에요.총 6개의 단편이 실려있는데 읽는 순서에 따라 감상이 달라진다고 설명되어 있거든요.한 챕터가 끝나면 바로 다음 장엔 다른 챕터의 제일 마지막장이 뒤집어서 인쇄되어 있어서 결국 제일 첫 목차로 돌아갈 수 밖에 없었구요.그 신선함 때문에 고른 책이지만, 내용적으로는 딱히 기억에 남는 게 없는 거 같아요. 이 감상은 순전히 작가의 의도를 잘 따라가지 못한 제 탓이 가장 큰거 같아요. 각 챕터별로 모든 챕터에서 연결될만한 키워드나 인물이 등장하는데, 특정 챕터는 전체 갈래와 좀 동떨어진것 같다는 느낌도 들었거든요. 그건 제가 작가가 숨겨놓은 장치들을 놓쳐서 그렇다고 밖에 설명이 안되는 거 같아요.한국작가가 쓴 소설이었으면 와닿는 게 좀 달랐을지도요.그래도 굉장히 신선한 독서경험을 했다는 건 부정할 수 없네요.
개인적으로, ˝알아서 잘˝ 이란 말을 좋아하지 않아요.더 정확히 말하면, 내가 내 일을 할 때 ˝알아서 잘˝은 괜찮지만, 일을 시키면서 ˝알아서 잘˝ 이라는 말을 덧붙이는 걸 싫어하죠. 집에서 엄마에게 듣기도 하고 직장에서 상사에게 듣기도 했던 말인데요, 사실 이 문장 앞엔 (내가 원하는 바를) 이 빠져있죠. 바로 이 빠진 공간을 ˝눈치˝라는 이름으로 채워넣어야 하는 건, 아마 많은 대한민국 사람이라면 맞닥뜨렸을 상황일테고요 이 책은 그 ‘눈치‘를 [감정문해력] 이란 이름으로 다양하게 분석해 놓은 책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저같이 눈치보는 사회에 지쳐있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듯한 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