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우리 중 하나가 웃음을 터트렸다. 전염성이 있는 웃음이었다. 그 웃음에는 아무런 이유가 없었지만 우리는 킬킬거리기 시작했고, 어느새 의자에서 뒤치며 울부짖었는데, 웃으며 울부짖었는데, 눈물이 우리 볼을 타고 흘러내렸다. - P16
침묵의 시대에 사람들은 의사소통을 더 적게 하기는커녕 오히려 더 많이 했다. 기본적인 생존을 위해서라도 양손이 잠시도 잠잠할 수 없었으므로, 사람들이 서로에게 무언가를 말하지 않는시간은 잠들어 있을 때뿐이었다(때로는 잠든 동안에도 말했지만), 언어의 손짓과 삶의 손짓에는 아무런 구분이 없었다. 가령,
집을 짓거나 음식을 만드는 노동은 사랑해 혹은 진심이야 하는 뜻을 전하는 손짓 신호에 버금가는 의사 표현이었다. - P1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