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서로 믿고 의지하며 살아가야 한다고 배웠는데 이상하게 어른이 되어 갈수록 낯선 타인을 경계해야 하는 이유가 늘어갔다. 사회생활을 잘 하려면 덜 믿고 덜 기대하는 것이 나을 수 있겠다는 생각도 하게 되었다. 그렇게 타인에게 벽을 세우는 법을 배워 가던 나는 며칠 전까지 이름도 몰랐던 부부에게 깊은 위로를 받았고 조금씩 마음의 변화가 생겼다. 차갑게만 느껴지던 세상이 조금은 따뜻하게 느껴졌고, 타인을 만나면 혹시 상처받을까봐 겁내며 세우던 벽도 조금씩 허물게 되었다. 그리고 그냥 사람을 믿어 보고 싶어졌다. 아무것도 바라지 않고 기꺼이 마음을 나눠 준다정한 사람들 덕분에 말이다. - P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