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여울 작가님을 알게된건 ‘나를 돌보지 않는 나에게‘ 라는 책을 통해서였다. 나의 생각보다 남의 눈치를 보며 사는데 익숙해 있던 때에 이 책을 만났고, 작가님의 성향이 나와 매우 닮아있다는 것 때문에 더 큰 위로를 받았던 기억이 난다.⠀그런데 또 이상하게도 그 이후로 정여울 작가님의 다른 책은 읽게 되질 않았다. 성향과 취향은 별개였던 거다. 작가님은 헤르만 헤세의 데미안과 빈센트 반 고흐의 소위 ‘덕후‘ 인 모양이지만, 난 그쪽 취향과는 거리가 멀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시 정여울 작가님의 책을 읽게된 이유는 이 책은 취향차이로 인한 부작용보다 성향의 닮음이 잘 작용할만한 책인 것 같아서였다. 끝까지 쓰는 방법이 아니라 용기라는 책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마음가짐에 대한 이야기를 다룰거라 기대했다.⠀역시 나에게 필요한 조언들이 잘 담겨있었고, 이런 저런 방법으로 써야된다 가 아니라 이런 저런 이유 때문에 써야한다 라고 큰 동기부여를 불어넣어 주셨다. 역시나 ‘취향‘의 영역인 헤세와 빈센트가 글의 소재로 등장했지만 이 주어는 나의 취향으로 치환시켜 글을 쓰면 될 일이었다.⠀정여울 작가님과 동질감을 가장 크게 느꼈던 이유는 ‘장녀‘라는 점 때문이었는데, 장녀라서 경험할 수 밖에 없었을 서러움과 억울함까지도 싹싹 긁어모아 나만의 글로 정리해보고 싶게 만들어주셨다.⠀정말 제목 그대로 ‘용기‘를 불어넣어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