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의 기쁨과 슬픔 - 장류진 소설집
장류진 지음 / 창비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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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제작 ˝일의 사랑과 기쁨˝은 내 기준 하이퍼리얼리즘이라고 생각한다..

회장 본인의 인스타보다 먼저 다른 계정에서 공지를 올렸다는걸로 한낱 직원에게 화풀이하며 포인트로 월급을 주는 말도 안되는 상황까지 벌어지진 않았지만..

난 무려 ˝추석연휴˝에 걸려온 상사 전화 한번 안받았다고 애사심이 없고 희생정신이 없으니 같이 일하기 어렵겠다는 소리를 들었다. 거기다가 회의를 잡아놓고 회의자료 준비하라고 일 시키길래 자료 다 준비해놨더니 바로 회의 5분전에 출장을 간다고 나가버렸다 ^^^^ 출장날짜가 5분전에 결정되었을리도 없고 명백한 화풀이었다..

아마 우리 상사가 회장급의 위치였다면 포인트 월급 못지않은 찌질한 괴롭힘이 돌아왔을지도 모른다.

왜 대체 상사들은(적어도 내가 만나온 상사들은) 일 잘하는 부하직원들을 그저 일로만 평가하지 않는걸까..ㅋ 평소에 일 잘해오다가도 자기 심기를 건드리면(심지어 일과는 전혀 상관없는 부분에서) 왜 이렇게 한없이 찌질해지는걸까..

이 소설의 메세지는 상사들의 찌질함은 그냥 한번 비웃어주고 다른곳에서 기쁨을 스스로 찾는게 여러모로 편하다는걸 말하는 것 같았다. 괜히 거기에 내 감정을 소모할 필요 없다고.


표제작 외에도 전부 주변에 있을법한 이야기들이었다. 공통적으로 후반부로 갈 수록 묘하게 배신감이 느껴지는 서술방식이라는 게 재미있었다. 소소한 반전이라고 해야할까, 아님 인간이란 존재의 양면성이 드러난다고 해야할까.

캐릭터 설정도 묘하게 비슷한 구석이 있었는데, 아마 그건 작가님의 성격을 닮았지 않았을까 조심스레 추측해본다. 직업도 성별도 상황도 다른 캐릭터들인데 뭐라 말로 설명하기 어려운 세상을 예민하게 관찰하고, 불편함을 잘 캐치하는 무언가가 있었기 때문이다.

아 재밌다.
내가 겪었고, 고민했던 그 무엇들이 나만의 것이 아니었다는걸 새삼 알게되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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