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채화 기초 클래스 - 다시 시작하는
이수경 지음 / EJONG(이종문화사)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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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 학교에서 수채화를 처음 배웠던 기억이 난다. 그리고 그 때가 수채화를 접한 마지막 기억이기도 하다. 신기한 마음에 여러가지 색깔을 가진 물감이 예뻐 최대한 다양한 색을 쓰려다 오히려 엉망이 된 경우도 있다. 어릴 적엔 그림을 잘 그린다고 칭찬까지 받았었는데 지금은 전혀 그림을 가까이 하지 않고 있다. 이 '다시 시작하는 수채화 기초 클래스' 책을 발견하고 다시 즐거웠던 어릴 적을 추억하고 싶었다. 



 다시 수채화를 접하면서 오랫동안 그리지 못했는데 제대로 할 수 있을까 의문이 들었다. 책 제목도 그렇듯, 수채화 기초 클래스라 하더라도 새롭게 도구를 이용해 그림을 그린다는 건 지금 내게 어색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런 나같은 초보자를 위해 책의 서두는 기본적인 사항부터 알려준다. 팔레트, 다양한 붓, 물감의 종류. 같은 붉은 계열 색이라도 퍼머넌트 레드, 퍼머넌트 로즈, 로즈 매더 등 발색마다 느낌이 다른 여러 붉은 색이 많았다. 마치 내가 디자이너가 된 듯한 기분이다.

 또 붓으로 빈 칸을 채울 줄만 알았던 어린 시절과는 다르게, 붓의 종류에 따라 그림의 종류에 따라 어떻게 붓을 잡고 어떻게 농도를 조절하며 어떻게 칠하는지 다양한 방법을 제시해준다. 어릴 적엔 꼭 처음 칠 한 색이 마른 후, 그 다음 색으로 덧칠하라고 배웠는데 이 책에선 색을 섞는 법, 물기를 머금더라도 잘 표현할 수 있는 법을 알려주어 신선했다. 같은 색이더라도 어떻게 표현하냐에 따라 느낌이 다르니 수채화의 매력에 더욱더 빠질 것 같다. 

 또 새롭게 깨달았던 부분은 내 주변의 사물을 주의깊게 관찰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는 것이다. 귤을 그린다면 귤은 어떻게 생겼는지, 질감은 어떤지, 색은 어떤지 관찰하고 표현할 수 있다. 그냥 원모양 뿐만 아니라 명암과 그림자도 함께 이해하고 그려넣으면서 그리는 사물에 대해 더 잘 알 수 있었다. 이 책을 접하지 않고 혼자 귤을 그렸다면 동그라미 안에 한 가지 색으로만 채워넣어 무척 단조로운 그림이 되어 있겠지.

 아직 그림에 자신이 없어 함부로 보여줄 순 없지만, 새로 시작한 수채화는 예상 외로 즐거웠다. 이렇게 하나둘씩 연습하다보면 언젠가 다른 사람에게 뽐낼만한 작품을 만들 수 있겠지. 그림을 그리는 데 그리 큰 수고가 드는 것도 아니니 종종 수채화를 찾아 그릴 것 같다. 잊었던 취미를 되찾은 것 같아 기쁘다. 앞으로 많이 연습하여 스스로 그리고 싶은 것들을 자유롭게 그려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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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살인자에게 무죄를 선고했을까? -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12가지 충격 실화
페르디난트 폰 쉬라크 지음, 이지윤 옮김 / 갤리온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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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불어가는 사회에서 가장 용서하지 못할 죄는 무엇일까? 그건 바로 살인이 아닐까 싶다. 설사 한 순간의 '실수'라고 해도 사람의 생명을 건드렸다는 건 다시 돌이킬 수 없는 죄다. 그리고 그 주위 사람이 느낄 혼란과 슬픔은 어떻게 할 것인가? 사회는 살인자라는 위험분자를 가만히 내버려두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간혹 살인을 저지르고도 처벌받지 않은 사람들이 존재한다. 그들에 대한 이야기가 바로 이 '왜 살인자에게 무죄를 선고했을까?'라는 책에서 펼쳐질 내용이다.  



 이 책의 저자 페르디난트 폰 쉬라크는 형법 전문 변호사이다. 그가 쓴 저서로서 '어떻게 살인자를 변호할 수 있을까?'가 있다. 누구나 의문을 가져볼만한 주제다. 살인은 어떤 이유에서든 일어나지 말아야 할 범죄이다. 그 범죄자 옆에 앉아있는, 그를 변호하는 사람은 대체 어떤 생각으로 저 자리에 앉아있는 것일까? 사실 나는 범죄자를 옹호하는 글이 있지 않을까 내심 거부감이 든 게 사실이다. 하지만 이 책은 각 사건을 설명해주고 법조항을 던져줄 뿐, 저자의 의견이나 무죄의 이유에 대해선 설명하지 않는다. 덕분에 책을 읽으면서 큰 거부감이나 치우침없이 사건에 대해 스스로 생각할 수 있는 기회를 가졌다.

 

 재판에서는 도덕적 관점이나 도리보다 각자 권리와 의무, 또 증거가 중요하게 여겨진다. 눈에 보이는 확실한 증거가 있어야 그를 무죄로 판결할 수 있는 것이다. 최근 본 영화 '심판'이 떠오르기도 했다. 주인공이 범인을 확정할만한 상황과 인물을 그려냈음에도 불구하고 그를 확실히 살인자로 지목할만한 '명확한' 증거가 없기에 살인자는 무죄로 풀려난다는 내용이 있다. 

 재판에서 인간적인 감정은 불필요하고 밖으로 내비쳐서도 안된다. 생각보다 객관적이고 엄격한 재판의 모습에 놀랐다. 이렇게 가까이 재판을 보고 느낄 기회가 없었는데 새로운 점을 많이 알게 되었다. 페르디난트 폰 쉬라크의 다른 저서 '어떻게 살인자를 변호 할 수 있을까?'도 유용한 내용을 많이 담고 있을 것 같아 한 번 읽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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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곡 - 책 읽어드립니다, 신과 함께 떠나는 지옥 연옥 천국의 대서사시
단테 알리기에리 지음, 구스타브 도레 그림, 서상원 옮김 / 스타북스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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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3세기에 단테 알리기에리에 의해 신곡이 쓰여졌다. 10년, 20년도 아닌 무려 8세기 전의 책이 현대에 전해진다는 것은 굉장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책을 잘 읽지 않는 사람들도 단테가 쓴 신곡은 익히 알고 있을 것이다. 이 신곡에는 예언자이자 신앙가인 단테 알리기에리는 그가 직접 천국, 연옥, 지옥을 넘나들었던 경험을 서술했다고 전해진다. 과거에도 현재에도 사후세계는 누구나 흥미를 가질만한 소재였나보다. 신앙가였으니 아무래도 종교적인 색채가 짙다. 하지만 신을 믿지 않는 사람이더라도 신앙가의 눈에는 사후세계가 어떻게 보일지 흥미를 가질 수 있는 주제라고 생각한다.



 책장을 넘기다보면 적시적소에 일러스트들이 함께 등장한다. 세세하고 생생한 일러스트 덕분에 단테가 보고 들은 장면이 어떤 것인지 쉽게 상상할 수 있었다. 이 일러스트들은 귀스타브 도레의 작품인데 중세 배경에 맞게, 어색하지 않게 그려져 있어 훨씬 이입하기 쉬웠다. 더불어 다른 '신곡' 책들은 어려운 언어와 비유, 종교 단어가 나와 이해하기 어려웠는데 이 책은 쉬운 말들로 풀어쓰여있어 읽기 편했다. 완벽히 그가 쓴 서사시 그대로 번역하는 것이 온전히 받아들이기에 좋겠지만 일단 진입장면을 낮추는 것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런 면에서 출판사 스타북스에서 나온 이 신곡은 처음 신곡을 접하는 사람도 술술 읽을 수 있을 것이다. 

 신곡에서는 그가 존경하고 사랑했던 인물들이 등장한다. 사후세계는 당장 닥칠 일이라거나 실제라고 여기기 어려워 막연한 느낌이 들었는데 실제 그가 친숙한 인물이 나타나니 현실감이 더 와닿았다. 특히 베아트리체에 대한 단테의 사랑이 여실히 느껴져서 금슬이 좋았던 부부였나 생각했으나 실제로는 만나서 대화 한 번 나누기 어려웠던 남이라고 한다. 그런 관계뿐이었을텐데 베아트리체를 마리아에 비유할 정도로 높게 평가되고 있는 것을 보면 그의 마음이 어떻게 저렇게 깊어졌는지 놀랍기만하다.

 단테 신곡은 최근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TV 프로그램 '요즘책방:책 읽어드립니다'에서도 소개되었다고 한다. 사람들과 책 읽은 후 감상을 공유하기는 커녕 스스로 책을 읽을 수 있는 시간이 부족한 요즘 간접적으로 책을 읽기에 좋은 수단이라고 생각한다. 이 프로그램에선 어떤 식으로 신곡을 해석했는지 시청하면서 내 생각과 비교해보려고 한다. 아직 신곡을 읽지 않은 사람들이 있다면 꼭 읽어보라 권해주고 싶다. 예로부터 전해져 내려오는 고전은 현대에도 의미가 있다는 뜻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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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어먹을 놈은 아니지만 - 미처리 시신의 치다꺼리 지침서
김미조 지음 / 42미디어콘텐츠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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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인공 익주는 어느날 미처리 시신을 인도하는 '치다꺼리' 임무를 맡게 된다. 냉장고 문을 여니 헌책방이 나오고 행방불명 되었던 형을 만나고 책을 먹으니 그 책에 있는 지식이 쏟아져온다. 갑작스러운 시작에 보는 독자들도 함께 혼란스럽다. 하지만 익주는 떠밀리듯 첫 미처리시신을 만나게 되고 그의 죽음까지 다다랐던 연유를 지켜보게 된다. 



 고독사. 시간이 지나도 시신이 발견되지 않은 죽음이다. 사실 현대사회에 새로운 사회문제로 대두될 정도로 고독사는 많아지고 있다. 이런 안타까운 죽음에게 마지막 기회를 주려는 것인지, 이 책에서는 이들에게 18시간을 제공하지만 이미 죽어버린 이에게 시간이 무슨 소용일까. 사람이나 사물에게 닿지도, 얘기하지도 못한다. 18시간은 그들에게 과연 희망일까? 아니면 절망일까? 죽은 이상 현세에 아무 영향도 끼치지 못하는데 영겁의 시간을 준들 그들에게 어떤 의미가 될 수 있을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자신의 시신이 발견되기 위해, 자신의 존재를 알리기 위해 애를 쓴다. '빌어먹을 놈은 아니지만'에서 나오는 다양한 인물들 중 가장 안타까웠던 인물은 방세를 밀리고, 택배를 시키며 자신의 시신을 발견해 줄 계획까지 세우지만 모두 어긋나버리고만다. 또 하나 남은 형제마저도 끝까지 그를 찾지 않는다. 살아서도 죽어서도 비참해지는 기분에 그는 모두 잊고 싶어한다. 

 사실 고독사란, 살아생전 인관관계를 전혀 맺지 않다시피 살아왔기에 죽음 후도 외로울 수밖에 없다. 하지만 살아서도 메우지 못한 외로움 때문에 죽어서까지 고통받아야한다니 잔인하기 그지없다. 


 나였다면 사후 치다꺼리를 만나지 않을 수 있을까? 혹시 미처리 시신이 된다면 나에게 주어진 18시간을 어떻게 보낼 수 있을 것인가? 죽음 후엔 끝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현재의 관계가 사후까지 영향을 끼친다고 생각하니 나도 사후에 대해, 그리고 현재 이루고 있는 인간관계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보지 않을 수 없었다. 지금도 내 주위에 자신의 시신을 찾아달라는 절규가 들릴지 모르는 일이다. 지금 내 주변의 사람들을, 또 앞으로 있을 관계들을 소중히 여기고 좀 더 좋게 이어나가야겠다고 다짐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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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의 숨겨진 얼굴 - 러시아의 미국 대통령 선거 조작부터 은밀한 섹스 토이까지
라이나 스탐볼리스카 지음, 허린 옮김 / 동아엠앤비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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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장 10년 전과 현재를 비교해봐도, 삶의 모습은 정신없이 빠르게 바뀌고 있다. 이제 온갖 컨텐츠가 넘쳐나고 있으며 인터넷은 이제 우리 일상에서 뗄레야 뗄 수 없는 존재가 되고 말았다. 거의 매일 휴대폰을 들여다보며 사람들과 소통하고 정보를 얻고 흥미거리를 찾는다. 말그대로 인터넷을 통해 모든 활동이 이루어지는데 만약 갑자기 인터넷이 사라진다면 사람들은 아무것도 못하는 바보가 되고 말 것이다. 오늘날 그토록 친숙하고 중요한 인터넷, 그 이면에는 어떤 모습이 숨겨져 있을까?



  인터넷의 숨겨진 얼굴에서 전해주는 인터넷의 모습은 꽤 다양한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순전히 우리가 인터넷을 '이용'할 것이라고 생각하지 그 반대로 인터넷을 통해 내가 당할 것이라는 생각은 잘 하지 못한다. 보이스피싱, 랜섬웨어 등 온갖 기상천외한 사기행각이 판을 치고 있다. 인터넷이 알상과 가까울수록, 또 기술이 발전할수록 이런 사기는 더욱더 정교해져간다. 기술 발전에 따라 우리 일상은 더 빠르고 편하게 변화하는만큼 그 위험도 증가한다는 것이다.
 더욱이 그 뒤에 거대한 조직이 존재한다면? 누군가가 악의적으로 내 개인정보를 사고 팔며 또 이용한다면? 인터넷이란 공간은 한정된 공간이 아니다. 어디 사는 누구든 타겟이 될 수 있다는 말이다. 여태 인터넷을 단순히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장이라고만 생각했는데 내가 모르는 부분이 많다는 것을 깨달았다.
  한 번 이런 얘기를 들은 적이있다. FBI나 CIA는 직업특성상 개개인의 정보를 수집해야 할 때가 있는데 현대에 이르러선 그 작업이 매우 수월하게 이루어진다는 얘기이다. 그들의 기술이 발전되서가 아닌, 우리 스스로가 우리 정보를 내보이기 때문이다. 인터넷에는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 다양한 SNS가 있다. 이들을 통해 우리는 매일같이 새로운 정보를 업데이트한다. 설사 본인은 하지않는다고 하더라도 그 주변인들은? 퍼져나가는 우리 정보를 어떻게 막을 수 있을까? 우리가 개인정보를 얼마나 가볍게 생각하고 있는지 알게 해주는 대목이다. 매일같이 익숙하게 이용하던 인터넷이 낯설어지고 조심스러워지는 순간이다. 

 사실 인터넷은 정보의 바다라고 많이 알려져 있는만큼 그 속에서 올바르고 정확한 정보를 찾는 것이 문제점이라고 생각해왔다. 하지만 내 생각보다 인터넷은 깊고, 다양한 사람들이 다양한 목적을 가지고 곳곳에 도사리고 있다. 이런 이면을 보고나니 인터넷이 얼마나 위험한 곳인지 새삼스럽게 깨닫고 내 개인정보를 좀 더 소중하게 다뤄야겠다고 생각했다. 막연했던 인터넷의 모습을 구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어 꽤 유익한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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