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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바이벌 태스크포스 - 제12회 교보문고 스토리대상 최우수상 수상작
황수빈 지음 / 북다 / 2025년 6월
평점 :
* 네이버 책과 콩나무 카페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회사에 다니는 직장인들이 원하는 건 오직 퇴근일 것이다. 안 맞는 사람과 업무에 치여 정신없이 하루를 다 보내고 나면 얼른 집에서 쉬어야겠다는 생각만 머릿속에 맴돈다. 이 책 '서바이벌 태스크포스'에 나오는 주인공 김 대리도 그런 평범한 직장인일 뿐이었다. 사건이 일어난 그 날도 여느 때처럼 똑같이 박 부장의 잔소리 좀 듣고 오전을 보낼 예정이었다. 갑작스레 좀비가 쳐들어오지 않았다면!
혼란스러운 상황에 주변을 둘러보니 생존자는 회사 빌런 박 부장과 최 신입뿐. 자신 외에 다른 생존자가 있다는 것에 감사해야 할 지, 하필 이런 사람들과 남게되어 불행이라고 해야할 지 모르는 상황에 김 대리는 과연 무사히 좀비 소굴을 빠져나가 생존할 수 있을까?
'서바이벌 태스크포스'는 김 대리 1인칭 시점으로 서술되고 있지만 김 대리 내면과 함께 주변 상황까지 자연스럽게 풀어내고 있기 때문에 절로 장면이 그려졌다. 지루한 나열로 일일이 하나하나 설명하지 않아도 김 대리와 주변인과의 관계, 회사에서 위치, 과거에 있던 일까지 파악된다. '서바이벌 태스크포스'를 읽는 내내 김 대리의 눈으로 실제 세상에 온 듯한 생생함을 느낄 수 있다. 이 책의 저자 황수빈 작가의 필력을 알 수 있는 부분이다.
또 작중 김 대리의 상황에 백분 이해하고 공감가기에 몰입감이 더 높았다. 회사 내 중간 직책으로 끼어있으면서 상사는 쪼고 후배는 관망하는 상황에 많은 업무와 책임을 떠안는다. 그렇다고 남이 알아주거나 미안해하고 고마워하지도 않는다. 그냥 혼자 이 상황에 분개하고 속을 삭일 수 밖에. 배경이 '회사'이기에 여느 소설 주인공처럼 속이 뻥 뚫리는 사이다를 주지 않는다. 그저 자신의 위치에서 최대한 예의를 지키고 자기 몫을 해내고자 고군분투한다. 이 모습이 현실적인 직장인의 모습과 다를 바 없어 자연히 김 대리를 응원하게 된다.
그 와중에 희박하게 존재하던 좋은 직장동료들은 좀비 사태에 휘말려 하나둘 사라진다. 김 대리는 동고동락하고 의지할 사람 하나 없이 좀비 소굴에 떨어진 것이다. 그것도 자기 말이라곤 귓등으로도 안 듣는 빌런들과 함께! 김 대리가 느낄 절망과 막막함이 느껴지는 듯하다.
그 와중에 시간은 가는 법이다. 김 대리는 이 빌런들과 함께 어떻게든 생존과 탈출을 위해 힘쓴다. 사실 있으나마나한 빌런들 머리채를 잡고 김 대리가 이끌고 가는 형국이다. 덩달아 나도 빌런 둘의 비위를 달래가며 어떻게든 좀비 소굴을 탈출을 기원하는 김 대리의 눈물겨운 노력을 응원하며 읽게 된다. 과연 김 대리는 이 최악의 상황에서 무사히 집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톡톡 튀는 소재와 배경과 관계 묘사도 빠짐없이 챙겨 생생한 서술에 읽는 즐거움이 있는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