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속 천문학 - 미술학자가 올려다본 우주, 천문학자가 들여다본 그림 그림 속 시리즈
김선지 지음, 김현구 도움글 / 아날로그(글담)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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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간이 우주에 대해 알기 시작한 건 얼마되지 않았다. 인간이 달에 발을 딛고, 우주 탐사를 시작하기 전까진, 밤하늘은 신비롭고 베일에 싸여진 미지의 세계였다. 이런 매력적인 하늘을 보고 미술가들은 상상의 나래를 펼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 그 덕에 우리는 예술품 속에 담겨진 신화와 여러 이야기들을 느낄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그림 속 천문학'은 당시 미술가들이 어떻게 우주를 보고 느꼈는지, 또 어떻게 표현했는지 상세히 설명해주고 있다. 



 태양계에 있는 각 행성마다 신의 이름이 붙여져있다. 목성은 제우스, 금성은 비너스처럼. 예술가들이 행성을 어떤 신에 빗대었고 어떻게 생각했는지 현재 과학과 비교해보면 그 유사성에 놀랍기도 하다. 그 중 흥미로웠던 건 토성의 이야기다. 토성에 붙은 신의 이름은 사투르누스, 다른 말로 크로노스이다. 공전속도가 매우 느리고 춥고 어두운 행성인데 노화와 죽음, 무력감을 상징하는 시간의 신인 크로노스의 음산한 모습과도 비슷하다.

  크로노스 얘기 중 유명한 이야기가 있을 것이다. 바로 자기 자식에게 왕좌를 빼앗긴다는 예언을 듣고 자식들이 태어나는 족족 먹어버린다는 다소 잔인한 이야기이다. 이 이야기를 그린 루벤스와 고야의 작품도 끔찍하고 잔인하게 표현되어 있는데 특히 고야의 그림은 신화의 상징성 이외에도 카니발리즘에 초점을 둔 것이라고 한다. 다른 인간의 육신을 먹음으로써 그의 영혼과 지혜가 자신의 몸에 함께한다는 믿음에서 유래하는 것이라고 하는데 실제 고야가 그 의미를 녹아냈는지, 전쟁을 통해 느낀 광기와 폭력, 악을 표현하려 했는지는 알 수 없다. 늙고 고요해보이면서 공포스러운 거대한 폭풍을 품은 토성의 모습이 고야의 그림과 유사점이 많은 것도 흥미로운 부분이다. 



 태양계에 신화의 모습을 붙여놓은 것도 흥미롭지만 미술가들은 행성 외에도 다른 것들을 그림에 그려넣었다. 이는 현대인인 우리 눈으로 보기에도 아리송하다. 아르트 데 헬데르의 '그리스도의 세례'나 카를로 크리벨리의 '성 에미디우스가 있는 수태고지'에는 너무도 확연하게 UFO의 모습이 그려지고 있다. 이들은 외계인을 만나본 것일까? 이견으론 하늘에 빛나는 원반 형태가 성령을 상징하는 것뿐이라고 한다. 
 작품 속에 그려진 장치는 그려넣은 미술가 본인만이 알 수 있기에 매력적이고 재미있는 것이 아닐까? 하늘은 미술가에게 상상의 나래를 펼치는 배경이자 신의 존재를 보여주는 신비롭고도 위대한 공간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이는 현대에도 다르지 않다. 여전히 우주는 우리에게 무한한 가능성을 주고 신비로운 존재이다. 심지어 과거에 그려진 그림 속 하늘의 모습도 우리에게 궁금증을 던져준다는 것도 재미있다. 미술가들이 남긴 그림을 통해 우주의 모습을 상상하고 느껴볼 수 있는 뜻깊은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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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샵 & 일러스트레이터 89가지 디자인 테크닉
쿠스타 사토시.톤톤탄 지음, 고영자 외 옮김 / 영진.com(영진닷컴)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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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이나 영상을 멋지게 꾸미기 위해 포토샵은 필수 프로그램이다. 포토샵을 만져볼 줄 안다는 사람들은 보통 사진을 꾸미거나 보정할 때 주로 썼을 것이다. 이 책 '일러스트레이터를 위한 포토샵&일러스트레이터 89가지 디자인 테크닉'은 말 그대로 일러스트레이터를 위한 책이다. 사진을 보정하기보다 다양한 효과를 소개해 준다. 불에 타는 듯한 느낌을 주거나 그림처럼 보이는 효과, 퍼즐처럼 보이거나 휴대폰을 사실적으로 만들 수 있는 등 신기하고 새로운 기법을 많이 볼 수 있었다. 



 보통 프로그램을 다루는 책에선 전체 화면을 찍어 그대로 보여주던데 이 책은 필요한 메뉴와 부분만 집중해서 보여주는 점이 눈에 띄었다. 화면 전체를 보면 따라가기 쉽기야 하겠지만 사진이 너무 많이 차지하는 탓에 아깝다고 생각되었는데 이 책은 사진이 작게, 또 촘촘히 배치되어 있어 더 세세히 설명해주는 것 같다. 설명과 그림을 같이 비교해 보기 편해서 이해하기도 쉬웠다. 

 특히 이 책의 멋진 점은 우리가 흔히 하던 사진을 자르고 늘리는 것보단 다양한 효과로 꾸미는 데 중점을 뒀다는 점이다. 펜으로 그림을 그리는 느낌, 벽에 글을 쓴 느낌, 다양한 효과를 줄 수 있어 마치 실제로 그렇게 그려진 듯한 착각을 준다. 질감, 빛, 색감 등에 따라 사진의 느낌이 달라지는 걸 보는 것도 하나의 즐거움이다. 

 또 제일 유용했던 건 일러스트를 만들어볼 수 있다는 것이다. 물감이나 색연필 없이도 그 효과를 낼 수 있다는 게 어찌나 신기하던지! 거기다 손재주가 없다고 걱정할 필요없이 손쉽게 지우고 물감 효과를 낼 수 있고 또 복사도 가능해서 실제 손으로 그리는 것보다 편하고 더 퀄리티 좋은 작품이 만들어진다. 거기다 색연필로 그린 듯한 일러스트, 오려서 만든 일러스트, 사실적인 일러스트 등 도구와 표현 방법에 따라 완전히 새로운 느낌이 나니 활용방법은 무궁무진하다.
 가끔 다른 사람들의 작품을 보며 '어떻게 이런 작품을 만들었지?' 궁금한 때가 많았을 것이다. 그에 관한 모든 비밀이 이 책에 담겨있다. 심심한 사진에 효과를 주고 싶다면, 좀 더 극적으로 표현하거나 디자인을 뽐내고 싶다면 이 책이 도움이 많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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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원
존 마스 지음, 강동혁 옮김 / 다산책방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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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살면서 누구나 한 번쯤 사람 간 불화를 일으킨 적이 있을 것이다. 사소한 오해로 인해, 또는 거짓말이 커져서, 삶의 방식이 달라서, 성격이 안 맞아서 등 이유도 가양각색이다. 세상 사람들은 모두 다르기에 우리가 새로운 사람을 만날 때마다 언젠간 갈등이 생길 것이라는 위험을 안고갈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차라리 나와 잘 맞는 사람들만 골라 사귈 수 있다면 피곤한 감정 싸움같은 건 사라지지 않을까?

 이 책 '더 원'은 이런 작은 생각에 기원하여 만들어진 소설이다. 미래에는 자신과 완벽히 맞는 짝을 찾아주는 시스템이 등장한다. 세상에 어떤 사람들이 있든 간에 매칭해주는 파트너가 자신과 가장 잘 맞고 가장 아름다운 미래가 펼쳐질 것이다. 사람들도 거의 모든 사람들이 일상처럼 이용한다. 하지만 이런 시스템이 사회에 자리잡힌 것과 상관없이 주인공들에게는 마냥 좋은 일만 벌어지진 않는다. 

 이 줄거리에서 넷플릭스의 '블랙미러' 속 '시스템의 연인'을 떠올리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유전자를 통해 제일 완벽한 짝을 매칭해준다는 점에서 꽤 비슷한 소재를 가지고 있다. '더 원'이 다양한 주인공을 대상으로 하기에 넷플릭스보다 재미있는 이야기가 더 많을 것이다. 주인공들은 어떤 사건에 맞닥뜨리고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 



  이 책에선 '매치' 시스템을 이용하는 맨디, 크리스토퍼, 재이드, 닉 그리고 엘리 5명의 주인공이 등장한다. 각각의 이야기를 번갈아가며 보여주기 때문에 별개의 이야기라고 생각하기보다 다른 곳에서 동시에 벌어지는 느낌이 들어 더 생동감이 느껴졌다. 각자 상황이 특색있기에 읽는 내내 헷갈리지도 않았다. 오히려 절묘하게 끊어진 주인공들의 이야기들이 튀어나와서 책장을 멈출 줄을 몰랐다. 소재도 충분히 독특한데 다채로운 상황에 처한 주인공들도 톡톡 튀어 즐겁게 본 소설이었다. 
 특히 DNA 매치를 통해 만나진 않았지만 열렬히 사랑하는 커플이 DNA 매치를 이용하게 되며 벌어지는 닉의 상황, DNA 매치를 통해 살인을 저지르고 다니는 와중 다음 매치 상대로 경찰을 만난 크리스토퍼의 이야기가 재일 흥미로웠다.

 처음 DNA 매치에 대해 생각했을 땐, 만약 실제로 이 기술이 있다면 내 이상형에 딱 맞는 멋지고 완벽한 사람을 보내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너무 낙관적인 생각이었다. 이 시스템은 이상형을 만들어주는 것이 아니라 있는 사람들 속에서 가장 잘 맞는다고 생각하는 상대방을 대신 찾아내주는 것이니까. 
 하지만 DNA 매치가 과연 완벽한 것일까? 우리는 살면서 교육과 경험을 쌓는다. DNA뿐만 아니라 다른 요인이 나에게 더 잘 적용하지 않을까? DNA 매치로 오래 가는 사람들은 이를 맹신하곤 다른 사람을 만날 용기를 잃은 것이 아닐까? 오히려 DNA 매치가 사람을 사귈 기회를 더 축소시키킬 것 같다. 

 이 책에서 일어난 문제 모두 DNA 매치가 내 완벽한 미래를 그려줄 것이라 착각하는 데서 일어나는 갈등이 더 많으니까. 차라리 DNA 매치없이 상대방과 거리를 가늠하고 서로 맞춰가는 소소한 즐거움과 실수가 있는 지금이 훨씬 가치있는 만남이라고 생각된다. 내 운명의 짝이 궁금하긴 하겠지만, 그 결과에 승복하고 미래를 맡기고 싶진 않다.
 지금 우리가 맺고 있는 관계들이 얼마나 소중하고 의미 있는지 느껴볼 수 있었다. 소재도 캐릭터도 새롭고 진행도 숨 쉴 틈없이 흥미로우니 SF소설에 관심 있다면 이 책도 한 번 읽어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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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주 음양오행을 디자인하다
최제현.김동은 지음 / 지식과감성#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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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에 들어섰지만 우리나라에선 아직 사주에 관심을 가지고 믿는 사람들이 많다. 이사나 결혼식 등 큰 행사가 있을 때 좋은 날은 언제인지, 인연을 맺을 때 궁합은 어떤지, 반 재미로 보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아직까지 일상에서 사주는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나도 종종 사주를 보러다니는 편인데 그 때마다 사주는 나쁜 사주, 좋은 사주로 나뉘어 있는 것이 아니라 사주 안에 좋고 나쁨을 똑같이 가지고 있는 것이라고 말하는 것이다. 과연 우리 인생이 일정한 균형을 가지고 있는 것일까? 사주에 대해 좀 더 알아보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사주는 일반인이 접하기엔 너무 오래된 학문이고 옛말도 많아 진입하기 어렵다. 하지만 '사주 음양오행을 디자인하다' 책은 이번에 신간으로 나온 책이기도 하고 어려운 한자와 단어를 설명하기보단 각 음양오행에 따라 설명해주기 때문에 보기 편했다. 사주는 순전히 사주팔자라는 글자 8개만 보는 줄 알았는데 음양오행과도 연관이 있다니 흥미롭기도 했다. 그렇다면 사주와 음양오행은 어떤 관계가 있는 것인가? 


 앞서 말했듯이 사주는 안 좋은 사주, 좋은 사주로 나눠져 있는 것이 아니라 그 둘 사이에 균형을 이룬다. 또 서로 보완하는 관계로 순환되고 자신의 본질에 맞게 살아야 한다는 점에서 음양오행도 똑같다. 음의 반대되는 양의 존재가 있듯이, 만물의 모든 것에는 각 짝이 있고 동시에 반대되는 성질이 존재한다. 개인적으로 혼자 동떨어져 있거나 치우치는 삶은 없고 모두가 우주의 이치 아래에 있다 생각하니 마음이 편해지고 안심이 된다. 

 또 '사주 음양오행을 디자인하다'에서는 목, 화, 토, 금, 수 각각의 성질과 특징을 비교설명해주면서 나는 어디에 속하는지, 어떤 성향을 가지고 어떤 것을 주의해야 하는지 살펴볼 수 있다. 같은 '목'이라도 음양의 기운에 따라 다를 수 있고 사주팔자의 다른 글자와 어떻게 얽히는지에 따라 또 다르다고 하니 사주는 알면 알수록 어려운 학문이다. 이 책에선 각각 어떤 차이가 있는지 거의 모든 경우를 소개해주고 있어 주위 사람들과 비교해가며 보는 것도 하나의 재미이겠다. 
 여태 나랑 같은 글자를 갖고 있으면 성향이나 사주가 비슷하게 흘러간다고 생각해 사주의 폭이 넓지 않구나 생각했는데 이 책을 통해 그 생각이 깨졌다. 사주는 시대의 흐름에 맞게 계속해서 해석을 바꿔 풀어야 한다는 말도 생각난다. 사주야말로 끊임없이 연구하고 공부해야 하는 학문이 아닐까.

 마자막 장에선 한의학과 오행에 대한 설명도 적혀있으니 자신이 참고해보는 것도 좋다. 사주 글자 하나하나 파헤치는 재미없는 책보다 사주의 종류를 나열해주며 설명해주는 것이 더 이해하기 쉽고 재미있었다. 사주에 관심있지만 접근하기 어려웠던 사람들은 한 번 읽어보는 것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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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년이 1
서이레 지음, 나몬 그림 / 문학동네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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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에 극을 소재로 한다는 게 새롭습니다
거기다 당시 시대상 차별이나 신분 차이도 다루고 있어 현대에 있는 저도 매번 깨달음을 얻어갑니다 무엇보다도 거침없이 앞으로 나가는 사랑스러운 주인공 멋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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