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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탓이 아니야, 책임에 대하여 모두가 친구 4
레이프 크리스티안손 지음, 딕 스텐베리 그림, 김상열 옮김 / 고래이야기 / 200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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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머리로 내 기준대로 판단하지 않아도 둥글둥글 살아갈 수 있었던 어린 시절이 지나고, 끊임없이 무언가에 대해 판단을 요구받는 '어른'이 된 다음에, 어느 선배가 내게 들려준, "'중도'란 없어. 어느 쪽에든 이용당할 뿐이야."라는 말에 충격을 받은 적이 있다. 내 일상에서 일어나는 일이든, 사회 전체의 문제든, 나와는 상관없다거나 나 혼자서 양심적으로 깨끗하게 살아가면 된다며 애써 외면하려 하지만 세상은 그렇게 굴러가지 않는다는 것이다.
워낙에 빨간색과 흰 라인드로잉의 조합을 좋아하는 취향이라 표지만 보고 집어든 짤막한 이 책이 십여년 전 대학 시절에 받은 충격을 새삼 일깨운다. 어린이를 주된 타겟으로 출간된 그림책이고, 특히 요즘 심각하다는 집단 따돌림 문제를 본격적으로 다루어 초등학생 아이들이 꼭 한 번 읽어봤으면 하는 맘도 있지만, 그보다도 어른들이 읽고 소시민적인 일상을 되돌아 봤으면 하는 생각이 앞선다. 거의 쓰지도 않는 알라딘 리뷰를 오랜만에 쓰면서 이렇게 비장하다니 조금 민망하지만, 이 괜찮은 책이 조용히 묻혀 버리지 않기를 바라며 리뷰를 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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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개똥이네 놀이터 창간호 - 12월
보리 편집부 지음 / 보리 / 200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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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세상이 온라인 중심으로 흘러가서 그런지 근래 새로 나오는 잡지란 잡지는 모두 나왔나 싶으면 폐간 소식이다. 이런 험난한 시국에 감히 '어린이를 위한' 잡지를 펴내다니! 그들의 용기에 박수를...

역시 보리스러운 맛이 나는 자연 생태 관련 기사들이 주된 분위기를 조성한다. 하지만 이희재씨의 만화나 권정생 선생님 동화에 넣은 그림자 그림 등이 있어 내용면에서나 시각적으로나 꽤 다채롭게 느껴진다.

시끌벅적 숨가쁘게 돌아가는 세상 속에서 보리의 책과 이 잡지는 낯설은 다른 세상 이야기로 느껴지기도 한다. 아이들은 어떻게 받아들일까? 부디 이 잡지가 아이들에게 부모님 또는 선생님이 던져주는 '읽어야만 하는 책'이란 짐으로 다가가지 않기를... 그러기 위해서 조금은 불량스러운 맛이 나는 이야깃거리도 등장했으면 좋겠다.

"옛날에는 아이들은 모두 개똥이였습니다. 개똥이가 가장 예쁜 이름이었대요. "개똥아! 개똥아!" 할머니도 할아버지도 아이들을 그렇게 불렀지요. 잡지 <개똥이네 놀이터>를 읽으면 우리 모두 개똥이가 되겠네요. 개똥이는 씩씩하고 정이 많은 아이니까요."

권정생 선생님의 축사 글이다. 씩씩하고 정 많은 개똥이들을 위한 잡지로 10주년, 50주년(오버인가?)을 맞이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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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비 날다 푸른동산 1
스테파니 톨란 지음, 신상호 옮김 / 동산사 / 200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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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참 독특한 이야기다. 사실, 이야기를 풀어가는 방식이나 서사 구조가 독특한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이 책이 독특하게 여겨지는 것은 저마다 각자 서로 다른 개성을 지녔으나 '자유로운 정신'이라는 공통점을 가지고 모여 있는 인물들 덕분이다.

이리 튀고 저리 튀는 사람들- 대부분 예술가 -이 모여 조화로운 공동체를 이루고 산다. 그러면서도 그들은 외부에서 새로이 다가오는 사람에 대해 폐쇄적으로 내치지도 않고, 또는 특별히 신경을 써 줌으로써 부담을 주지도 않는다. 누구나 자연스럽게 그 일원이 될 수 있게 하는 열린 마음을 지닌 공동체인 것이다. 그야말로 이상적인 대안 가족 공동체이다.

이야기를 이끌어 가면서, 시끌벅적 요란한 이 독특한 가족 공동체를 한 발짝 떨어져서 관찰하는 주인공 '이디'는, 다른 가족들과 달리 예술적인 기질을 전혀 타고나지 못했다.  계획적이고 치밀한 성격을 지녀서 '자유로운 정신'을 가진 다른 가족 구성원들을 이해하지 못하거나 질투어린 시선을 보내는 것이다. 이런 아이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것은, 나처럼 예술적인 것과 거리가 먼 평범한 독자들이 냉소적 반응을 보이지 않고 이야기로 빠져들게 하는 설득력을 지닌 것 같다. 이야기 후반부에는 이 치밀한 성격의 주인공이 다른 자유로운 가족들을 지휘하여 어려운 상황을 해결해 나기도 하니 말이다.

세상이 이들 가족 같았으면 좋겠다. 머리를 잘 굴리는 사람은 머리를 쓰고, 힘이 좋은 사람은 힘을 써서 열심히 일한다. 그리고 이들의 여가에 아름다운 노래와 멋진 그림을 감상할 수 있도록 하는 예술가가 삶을 더욱 풍요롭게 해 준다...

이야기가 예측 가능하게 진행되고 어려운 문제도 너무 쉽게 풀려 가는 것은 단점으로 느껴지기도 하지만,  세상에 이렇게 예쁘게 사는 사람들이 있으면 좋겠고, 그들이 하는 일은 이 이야기에서처럼 늘 잘 되었으면 싶겠다 하는 생각이 들어서, 어쨌든 독자를 행복하게 만드는 힘을 지닌 책이라는 결론을 내려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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곤충의 왕 딱정벌레 - 작은씨앗 생태시리즈 01
이상권 지음 / 작은씨앗 / 200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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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태 동화'라는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고 있는 동화작가 이상권 님의 곤충기이다.

이상권 님이 '작가의 말'에서 몇 장에 걸쳐 역설하듯이,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곤충기'하면 으레 파브르 곤충기를 떠올리기 마련인데, 파브르 곤충기에는 우리나라 곤충의 생태와 맞지 않는 부분이 많이 있다고 한다. 그럼에도 사람들이 파브르의 곤충기를 계속 찾는 것은, 딱딱한 곤충도감류의 책보다는 작가의 해석을 거친 말랑말랑한 곤충 이야기를 원하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이상권 곤충기' 시리즈는 파브르 곤충기에 대한 훌륭한 대안이 될 수 있으리라고 본다. 작가 이상권은 이미 알려져 있듯이 어린 시절 시골에서 뛰놀며 자란 경험을 소중하게 간직하고 있고, 이러한 경험을 자연에서 멀어진 아이들에게 동화를 통해 잘 전달해 왔다. 이번에는 동화가 아닌 수필 형식으로 독자와의 대화를 시도하는 것이다.

책을 열어 보면 먼저 작가가 직접 찍은 곤충 사진들이 나온다. 아파트에 산다는 작가가 이런 곤충을 어떻게 키우면서 사진을 찍었는지 궁금할 뿐이다. 본문으로 들어가면 어린 시절에 직접 겪은 곤충 관련 일화들, 어른들에게 들은 이야기, 성인이 되어 가족들과 함께 곤충을 키우며 알게 된 이야기 등 정말 생생하고(때로는 지나치게 적나라해서 비위가 상하지만...) 살아 숨쉬는 곤충기가 책 한가득 펼쳐진다.

출판사 이름이 생소한 것으로 보아 신생출판사 같은데, 그래서인지 책꼴의 측면에서는 아쉬운 점이 눈에 많이 띈다. 하지만 국내 작가가 에세이 스타일로 쓴 최초의 곤충기라는 점에서 초등학교 교사, 학부모 그리고 곤충을 좋아하는 어린이들에게 꼭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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