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비 날다 푸른동산 1
스테파니 톨란 지음, 신상호 옮김 / 동산사 / 2005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참 독특한 이야기다. 사실, 이야기를 풀어가는 방식이나 서사 구조가 독특한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이 책이 독특하게 여겨지는 것은 저마다 각자 서로 다른 개성을 지녔으나 '자유로운 정신'이라는 공통점을 가지고 모여 있는 인물들 덕분이다.

이리 튀고 저리 튀는 사람들- 대부분 예술가 -이 모여 조화로운 공동체를 이루고 산다. 그러면서도 그들은 외부에서 새로이 다가오는 사람에 대해 폐쇄적으로 내치지도 않고, 또는 특별히 신경을 써 줌으로써 부담을 주지도 않는다. 누구나 자연스럽게 그 일원이 될 수 있게 하는 열린 마음을 지닌 공동체인 것이다. 그야말로 이상적인 대안 가족 공동체이다.

이야기를 이끌어 가면서, 시끌벅적 요란한 이 독특한 가족 공동체를 한 발짝 떨어져서 관찰하는 주인공 '이디'는, 다른 가족들과 달리 예술적인 기질을 전혀 타고나지 못했다.  계획적이고 치밀한 성격을 지녀서 '자유로운 정신'을 가진 다른 가족 구성원들을 이해하지 못하거나 질투어린 시선을 보내는 것이다. 이런 아이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것은, 나처럼 예술적인 것과 거리가 먼 평범한 독자들이 냉소적 반응을 보이지 않고 이야기로 빠져들게 하는 설득력을 지닌 것 같다. 이야기 후반부에는 이 치밀한 성격의 주인공이 다른 자유로운 가족들을 지휘하여 어려운 상황을 해결해 나기도 하니 말이다.

세상이 이들 가족 같았으면 좋겠다. 머리를 잘 굴리는 사람은 머리를 쓰고, 힘이 좋은 사람은 힘을 써서 열심히 일한다. 그리고 이들의 여가에 아름다운 노래와 멋진 그림을 감상할 수 있도록 하는 예술가가 삶을 더욱 풍요롭게 해 준다...

이야기가 예측 가능하게 진행되고 어려운 문제도 너무 쉽게 풀려 가는 것은 단점으로 느껴지기도 하지만,  세상에 이렇게 예쁘게 사는 사람들이 있으면 좋겠고, 그들이 하는 일은 이 이야기에서처럼 늘 잘 되었으면 싶겠다 하는 생각이 들어서, 어쨌든 독자를 행복하게 만드는 힘을 지닌 책이라는 결론을 내려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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