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가 좌회전했어요 이야기강 시리즈 6
고상훈 지음, 전다은 그림 / 북극곰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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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교사가 쓴 동화책이라서 더 관심이 가고 내용이 궁금했던 책, <버스가 좌회전 했어요>를 읽어보았다. 한 권의 책 안에 4편의 단편 동화가 실려있는 형식이라 한 호흡으로 하나의 이야기를 읽어내는 데에 부담이 없었다.


그 중 가장 첫 번째 이야기이기도 하고 책의 제목이기도 한 <버스가 좌회전 했어요>에 대한 서평을 남겨보려고 한다. 이 이야기는 반복되는 뻔한 일상, 예측 가능한 사람들, 익숙한 장소가 주는 매너리즘을 깨고 봄을 알리는 소식과 함께 현우에게 '사고'처럼 다가온 '사건'을 그린 동화이다. 학원에 늦으면 어쩌지 하고 걱정하던 마음은 온데간데 없고 '학원은 미뤄도 봄은 미룰 수 없다.'라는 마음으로 다른 승객들을 따라 새롭게 펼쳐진 봄 풍경 속으로 뛰어든 현우의 일탈이 대리만족을 느끼게 해주었다. 곧 다가올 봄에 나에게도 그런 사건이 생기길 기대하게 되기도 하고. 또, 벚꽃 구경을 하면서 봄 만큼이나 따뜻하고 사람 냄새 나는 다른 승객들의 사연을 알게 되면서 그동안 많은 시간을 한 버스 안에서 보내며 쌓아왔던 편견과 판단을 깨는 과정을 거치는 현우의 성장이 보기 좋았다. 초등학생이 읽어도 공감할만한 소재와 동화다운 개연성이 있어서 11살의 자녀도 재미있게 읽었다.


다른 세 편의 이야기도 아이들의 일상과 맞닿아 있는 에피소드들로 구성되어 있어서 아이들이 읽고 공감하기에도 좋고, 책을 덮은 후 온책읽기를 하며 자신의 이야기를 꺼낼 수 있게 해주는 마중물이 되어주기에도 좋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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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국이 정말 있을까? 자녀와 함께 읽는 성경그림책
김연우 지음, 권자경 그림 / 템북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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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국이라는 대상을 아이가 이해하는 수준으로 묘사한다는 게 어려운 일이고 한 가지 방법만 있는 것은 아니겠지만, 앞으로 천국에 대해 소개해주고 싶은 어린이에게 선물한다면 큰 고민 없이 이제는 이 책을 사서 선물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아이의 눈높이에서 아름다운 글을 써주신 글작가님과 몽글몽글 사랑스러운 그림체로 소녀의 고민과 토라짐, 깨달음의 과정을 그려내주신 그림작가님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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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콤 쌉싸름한 파리 산책 국민서관 그림동화 262
유키코 노리다케 지음, 김이슬 옮김 / 국민서관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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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 그림책이 또 한 권 나왔다!
좀 더 정확히 말하면, <달콤 쌉싸름한 파리 산책>은 맛있기만 한게 아니라 공감각적 표현이 묘미인 책이다.

'파리의 산책'이 달콤 쌉싸름할 수 있는 건 바로 파리를 배경으로 반쯤은 현실에 발을 걸치고 있으면서도 반쯤은 환상 속을 거니는듯한 풍경과 건물, 사람들의 모습을 감각적으로 묘사했기 때문이다. 항상 그렇듯, 작가님들은 이런 번뜩이는 아이디어를 어떻게 떠올리시는지 늘 궁금하고 놀랍다!

주인공인 베르나르 삼촌은 매일 아침 강아지 피비와 함께 크루아상을 사러 가는 게 일상이다. 그러던 어느 날 아침, 피비가 평소와는 다르게 혼자 사라져버렸다. 그 때문에 베르나르 삼촌은 평범한 일상, 익숙한 산책 경로를 벗어나 피비를 찾아 여기저기를 다니며 특별한 파리 산책을 시작한다.

오늘은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피비는 여기저기 발걸음 가는대로 신나게 돌아다니는 중이고, 베르나르 삼촌은 만나는 사람마다 피비를 본 적이 있는지 물어보기에 바쁘다. 나 역시 그림 전체를 보며 감각적인 일러스트를 감상하다가 피비를 찾아야 한다는 사실을 자각하고 목격자의 증언을 따라가며 피비를 찾아보았다. 찾았을 때의 그 반가움이란! 그리고 장면이 진행될수록 피비가 하고 있는 다양한 행동이나 모양새들이 익살스러워서 미소짓지 않을 수 없었다. 발레리나들 사이에서 춤 추고 있는 강아지라니! 얼마나 귀여운가..!!

사진에 다 담을 수는 없지만, 파리 곳곳을 배경으로 펼쳐진 쫓고 쫓기는 둘의 산책은 파리였기 때문에 그 감성지수가 높였던 것 같다. 많은 나라, 많은 도시 중 왜 파리인지는 속표지의 저자 소개를 보고 알았다. 프랑스 문화를 공부하다 파리 예술 전문 학교로 유학까지 다녀온 저자는 아마도 프랑스 파리를 사랑하고, 또한 다양한 디저트를 즐기는 분이 아닐까 추측해본다. 그림마다, 또 피비와 베르나르 삼촌의 여정마다 파리 곳곳에 대한 애정이 묻어나기 때문이다.

파리에 다녀와 본 사람은 여행의 추억을 떠올리게 하고, 파리에 가보지 못한 사람에게도 미디어나 책 등을 통해 만들어진 파리에 대한 이미지 등을 떠올리며 파리를 그리워하게 만드는 힘이 있는 그림책이다. 그와 동시에, 디저트의 맛과 향을 떠올리며 읽다보니 배불러지는, 아니 배고파지는 책이랄까. 그래도 오감이 즐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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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노볼을 흔들면 작은 곰자리 62
시빌 들라크루아 지음, 이세진 옮김 / 책읽는곰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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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나 겨울을 주제로 한 많은 그림책들이 있지만, 스노볼이 주제의 중심인 작품은 잘 보지 못했던 것 같다. <스노볼을 흔들면>은 겉표지부터가 매우 감각적이다. 빛 바랜 듯, 오래된 컬러 TV의 화질같은 느낌으로 표현되어 있어서 크리스마스를 전후로 하는 겨울날 의 감성을 살리고 있다.


스노볼은 하나의 작은 세상이다. 내 손 안에 담는 상상 속의 세상에서는 내가 원하는 만큼 마음껏 눈을 내리게 할 수 있고, 신이라도 된 듯이 전지적 시점에서 눈 내리는 풍경을 관망하는 것 같은 느낌도 들게 한다. 윌리스와 루시는 크리스마스 전날 화이트 크리스마스를 꿈꾸며 대모님으로부터 선물받은 스노볼을 머리 맡에 두고 잠을 청하는데, 도무지 잠이 오지 않아 스노볼을 흔드는 동시에 환상의 세계로 빠져든다. 그런 내용 전개가 책을 읽는 아이들에게는 대리만족을 느끼게 해주는 것 같다. 긴장감은 없지만 평화로웁고 아름다운 크리스마스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다면 추천! 스노볼을 그리거나 만드는 활동을 이어서 하고 싶다면 그 또한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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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하루가 궁금해 웅진 세계그림책 230
리처드 존스 그림, 공경희 옮김 / 웅진주니어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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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하루가 궁금해> 그림책은 제목부터 내 마음에 쏙 들었다. 그야말로 내 마음의 소리랄까. 워킹맘의 저녁은 언제나 분주하고 지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 아이들의 오늘 하루가 궁금했다. 올해로 11살이 된 첫째는 알아서 재잘재잘 엄마를 쫒아다니며 오늘 하루의 일을 이야기하지만, 6살이 된 둘째는 엄마와 놀고 싶은 마음은 한가득인 반면 어린이집에서 오늘 하루 어떻게 보냈는지 궁금해서 물어보는 엄마의 질문에는 "몰라요."하기 일쑤이다.


블럭 놀이, 만들기, 역할놀이, 로보트 변신 놀이, 레슬링(?) 등 둘째가 좋아하는 놀이는 많지만, 엄마가 그림책을 읽어주는 것도 좋아하기에 이 책은 놀고 싶은 아이의 욕구와 아이의 하루 이야기를 주제로 대화를 나누고 싶은 부모의 마음 사이에 훌륭한 연결 다리가 되어주었다.


그냥 보아도 사랑스러운, 정말 사랑스러워서 흔히 말하는 심쿵을 유발하는 고양이의 발걸음을 따라가며 고양이의 오늘 하루는 어땠는지, 어디에 갔었고 누구를 만났고 무엇을 보았는지, 두려웠던 일은 없었는지 등 고양이에게 질문을 던지며 아이와 함께 고양이의 하루를 엿보는 것 만으로도 즐거운 그림책 읽기 시간이었다. 그리고 사이사이에 아이를 향해서도 똑같은 질문을 던져보았다. 다른 때 같으면 건성으로 대답하고 다른 걸 하고 놀자고 화제를 전환했을텐데, 그림책을 읽는 중에 아이를 향해 던진 질문에는 제법 성의있는 대답을 해주었다. 엄마와의 그림책 읽기 활동의 연장선으로 생각하기 때문인 것 같았다.


반복해서 그림책을 읽으며 약간의 변주가 필요하다면, 그림 속 고양이 혹은 강아지들이 지금 무슨 대화를 하고 있을 것 같은지 상상해보거나, 동물들의 포즈를 따라해보거나, 소녀와 고양이의 대화 나누는 장면을 상황극처럼 연출해서 아이의 오늘 하루 이야기를 듣거나 거꾸로 엄마의 하루 이야기를 들려주어도 좋을 것 같다.


그 밖에도 그림책 자체의 매력 포인트가 더 있는데, 앞표지 안쪽의 면지와 뒷표지 안쪽의 면지 그림에 나오는 동물들의 실루엣에 담긴 이야기나, 앞쪽 면지에 들어간 책 제목에 달린 고양이의 작고 귀여운 방울 등이다. 그 밖에도 작가가 그림 속에 숨겨놓은 디테일을 더 찾아보거나 동물들의 사랑스러운 표정을 찬찬히 들여다보면서도 읽는다면 어른에게도 힐링이 되는 그림책 읽기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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